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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주형 May 13. 2021

배달원의 유서 - 51화 -

2021년 05월 12일 23:40

  배달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하루 10분 이상 정도는 교통사고 영상을 찾아본다. 이미지 트레이닝과 많은 변수를 두기 위해서다. 영상을 1년 이상 정도 찾아보게 되면 도로 파악 능력이 매우 우수해진다. 느끼는 것이 있다면 매일 찾아봐도 새로운 변수의 사고가 일어난다는 거다. 사고는 어이없게 일어나서 목숨까지 앗아간다. 사고 영상을 1년 이상 찾아본 운전자가 대한민국 운전자의 50% 정도만 되더라도 사고율은 상당히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황색 불에 꼬리를 무는 차량과 곧 초록 불이 된다고 황색 불에 예측 선 출발하는 차량이 부딪힐 확률은 매우 높고 뭐가 그리 급한지 보고도 못 본 척 끼어드는 차량과 끼어드는 것을 상상도 못 한 운전자 또한 부딪힌다. 앞서 다루었듯 운전은 미숙 운전과 초보운전으로 나뉜다. 미숙 운전은 말 그대로 우리가 알고 있는 초보운전이다. 다시 내가 정의를 내리자면 미숙 운전은 운전 경력이 짧고 미숙한 사람을 뜻해야 하고 초보운전은 칼 치기를 하거나 양보를 하지 않거나 난폭운전을 하는 모든 사람을 포괄하여 뜻해야 한다. 10년이든 30년이든 운전을 오래 했다고 해서 미숙하지 않을 뿐이지 위 보기처럼 악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초보운전이 맞다. 이기적인 성향의 소유자는 자신을 인정하고 이타적으로 변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그것이 안 된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천 번 만 번 이롭다. 나는 항상 도로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결정적으로 자동차 난폭운전이 이륜차 난폭운전보다 월등히 많다는 거다. 이해되지 않는다면 신호를 기다릴 때 주위를 둘러 자동차가 많은지 이륜차가 많은지 그 비율이 몇 대 몇 비율인지 계산해보라. 자동차의 수가 월등히 많음으로 금방 이해가 될 거다. 또한 앞 범퍼에 번호판이 달렸는지 달리지 않았는지의 차이일 뿐이다. 왜냐하면 어떤 운전자든 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택시기사와 배달원이 거의 위법을 하는데 택시로 인해 목숨을 잃을 상황이 셀 수 없이 많았기 때문에 말을 아끼겠다. 나 또한 자동차와 이륜차 두 가지 모두를 매일 운전하지만 이륜차 운전자라면 상향 라이트는 제발 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머플러는 아무리 사람들이 싫어하고 미워한다고 하더라도 안전과 밀접한 영향이 있음으로 구조변경을 통해 소리가 조금 커도 된다고 생각하는 주의지만 상향 라이트는 진짜 상대방이 너무 괴롭다. 시야를 흐리게 할뿐더러 시력을 감퇴시킨다. 농촌 어귀 아무런 불빛이 없는 비포장도로를 맞닥뜨렸을 때 사용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며칠 전에 배달 앱에서 우리 가게 별점 총점이 아주 잠깐 동안 5.0 만점에 올랐었다. 별점 1개짜리가 두 개 있었는데 6개월이 지나면서 하나가 지워진 거다. 별점 1개짜리의 대미지가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요즘 SNS에서 화재거리가 없는지 인플루언서들이 악성 리뷰의 사례를 많이 다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반성하고 이타적 사고를 가지려는 사람보다 되레 악용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배달 앱을 운영해보면 세상에 아니 가까운 곳에 정신적으로나 심기가 불편한 사람이 엄청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만약 국회의원이 된다면 대한민국 내에 리뷰는 남겨두되 별점은 없애버리고 싶다. 아마도 배달 장사를 하는 상인들 중에 리뷰의 악습으로 인해 수명이 단축된 사장님이 많을 거다. 정확히 말하자면 배달 앱의 잘못이다. 소비자에게 칼을 주고 상인에게 방패만을 준 셈인데 손님이 단 리뷰에 아무렇게나 댓글을 달 수 없을뿐더러 손님이 지워주거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신고하지 않은 이상 지울 수가 없다. 막무가내로 별점 1개짜리를 무자비하게 남겨대는 손님이 생각보다 많다. 그것에서 희열을 느끼나 싶을 정도다. 나는 배달 앱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처음 주문받을 때 그 고객의 리뷰 평균 별점 정도만 알려줬으면 좋겠다. 들어온 주문을 취소하면 암묵적 페널티가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런 인간의 주문은 취소가 이득이다.

  

  업무 시간 중에 조용한 시간을 틈타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중간에 배달이 몇 건 들어와서 띄엄띄엄 이어 썼다. 요즘에는 집으로 퇴근하면 그냥 간단한 영화 한 편 보고 바로 잠들고 싶다. 하루 한두 시간만큼이라도 현실 도피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어머니도 많이 피곤하실 테니 얼른 마무리하고 퇴근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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