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인터넷에서 재밌는 글을 하나 읽었다. 욕이라고는 1도 모르던 순수한 친구가 회사에 들어간 지 한 달만에
"팀장놈 요로결석으로 목걸이를 만들어버릴까 보다!"
라는 기가 막히는 욕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어떤 조합으로든 욕이 탄생할 수 있는 한글을 만들어주신 세종대왕님이 다시금 경이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웃기기도 하고, 저 정도로 분이 안 풀릴 만큼 열 받게 하는 팀장과 일하는 당사자는 오죽하겠는가 싶은 생각도 하며 출근을 했다.
출근과 동시에 메신저로 대화창 캡처가 올라왔다. 고객사 담당자와의 대화인 듯했다. 업무를 전혀 모르는 제삼자인 내가 봐도 이건 상대의 멘탈을 흔들기로 작정한 듯 보이는 대화였다. 메신저라는 통로가 없었다면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어디에 토로했을까 싶다.
고등학교 때부터 봐왔던 친구고, 알아주는 대학에 지금 회사도 번지르르한 곳에 다니는데도 밥벌이의 고단함은 별반 차이가 없나 보다. 욕도 잘 안 했던 친구인데 이젠 입만 열면 듣도 보도 못한 욕을 만들어내는 욕 분야의 진정한 크리에이터다.
어디 감히 너한테 이딴 식으로 말하는 거냐고 친구를 다독였다. 한참을 메신저로 육두문자가 오갔다. 그럼에도 어쩌겠는가. 남의 주머니에서 돈 벌어먹는 일이 다 그렇고 그런 숙명이거늘.
어쨌든 신나게 욕을 퍼부은 뒤로 종일 친구는 다시 일을 하는 듯했고, 퇴근 무렵에 다시 메시지가 왔다.
"야. 팀장이 수고했데."
그래도 가끔 파티션에 가려 존재감 없는 직원에게 상사의 무심한 듯 던지는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가 한줄기 희망이 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