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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Feb 15. 2020

'자유로운 회사'는 좋은 회사일까?

자유를 활용하는 방법

잡플래닛과 중앙일보에서는 공정한 기업 선정을 위해 승진 기회 및 가능성, 급여 및 복지, 사내 문화, 일과 삶의 균형, 경영진의 능력, 기업의 장단점, 경영진에 바라는 점 등 정성 평가 영역을 모두 반영해 지수화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Best Companies to Work. 일명, '일하기 좋은 회사'를 선정하고 있다. 이러한 '일하기 좋은 회사 지수, BCW'가 놓은 회사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뭐가 있을까?


자유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자유'라는 단어가 BCW 선정 회사들의 특징에서 빠지지 않는다. '자유로운 분위기, 휴가와 퇴근이 자유로움, 전반적으로 자유도가 높음, 자유로운 업무 수행, 자유로운 근무환경' 등. 

'자유로운 회사'는 '일하기 좋은 회사'의 필요충분조건으로 보이기 쉽다. 좋은 회사들 속에 '자유'의 빈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유로운 회사 = 좋은 회사' 인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질문인 듯하다.

자유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염원하는 동시에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서운 위협이 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자유에 대한 타고난 갈망 외에 복종에 대한 본능적인 원망도 존재하지 않을까?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오늘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도자에게 복종하는 데 그렇게 강력한 매력을 느끼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중략- 복종에는 숨겨진 만족감이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그 본질은 무엇인가? -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P.22-23
회사에서의 자유

회사라는 기업에서의 '자유'는 양날의 검이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군가는 '업무 수행의 자유가 없다'라고 얘기하며 또 어떤 이는 '상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라고 얘기한다. 직원들에게 직무와 수행 방식을 명확하게 하달하는 회사가 좋은 것인가 혹은 목표만 주어주고 알아서 하도록 하는 회사가 좋은 것인가? 이때, 마치 엄마의 레시피처럼 "'적당히' 큰 목표는 알려주되 '적당히' 간섭하면 좋겠다."라고 한다면, 정말이지 당신이 그 직책이 되어 그 '적당히'를 한번 실현해보라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로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자유라는 대의명분을 지지하는 사람은 특히 자유의 부정적인 측면, 즉 자유가 인간에게 주는 부담을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중략-이런 전통적인 규제가 더 많이 제거될수록 더 많은 자유를 얻었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인간이 자유의 낡은 적으로부터는 해방되었지만 성질이 다른 새로운 적이 등장했다는 것을 우리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P.114-115
'자유'의 여러 가지 모습

<자유로부터의 도피>의 저자 에리히 프롬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태인이자 사회심리학자 이면서 정신분석학자, 인문주의 철학자이다. 나치즘의 이상심리에 대한 분석에 중점을 두고 현대사회에 있어서의 '자유'문제를 다루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자유로부터 도피'하려는 사람들의 심리, 국민 사회주의 또는 국가사회주의를 대표하는 '나치즘'이 어떻게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사회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이런 측면의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자유로운 회사'를 외치고 싶지만, 자칫 자유를 잘못 활용하다가는 엄청난 비효율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고 '자유'를 없애버리면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다. 이렇게 '자유'의 여러 가지 모습을 이해하고 개개인에게 '자유'가 다른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맥락에 맞게 적용하여 경영하는 기술이야말로 진정한 '경영의 신'이 되는 기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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