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관광은 가우디의 일생이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가우디 투어를 추천한다.
제일 먼저 간 곳은 구엘공원이다. 구엘 공원은 그의 친구이자 가장 큰 후원자인 구엘을 위해 지어진 곳이다. 지금은 시민을 위해 개방되어있다. 구엘 공원 곳곳은 자연을 모방한 아르누보 양식과 모자이크 타일로 가득하다. 건축물인데도 자연 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구엘공원을 제일 먼저 찾은 이유는 숙소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2일 전에 체크인할 때 집 뒤쪽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있길래 어디로 가는 건지 집주인에게 물어보니 구엘공원 후문으로 가는데란다. 이런 행운이. 그래서 걸어서 구엘공원부터 방문하게 된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구엘공원 후문으로 연결된 길이 나온다. 그렇게 몇 분 걸어가니 구엘공원이 보인다. 아직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이 많다.
구엘공원은 원래 주택단지로 조성하려 했었으나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결국 공원으로만 남게 되었다.
기둥들은 조그마한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동굴 혹은 나무로 만들어진 터널을 지나가는 기분이다.
조금 더 걷다 보면 광장이 나온다. 윗 광장은 모래가 깔려있고 모자이크로 장식된 벤치가 있다. 벤치에 앉아서 밖을 보면 바르셀로나의 전경을 볼 수 있다.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하다.
모자이크로 장식된 벤치. 많은 사람이 앉아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구엘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르셀로나. 왼쪽의 장난감 같은 집이 관리인이 살던 곳이었다고 한다.
광장의 아래는 수많은 기둥으로 가득한 또 다른 광장이 나온다. 천장에 다양한 모자이크 장식을 볼 수 있다. 기둥 사이를 거니다 보면 비속을 걷고 있는 난쟁이가 된 기분이다. 이 기둥은 광장 위의 빗물이 지나가는 집수관이 들어있다. 이후 아래에 있는 물탱크로 모아져 도마뱀의 조각상을 통해 나오게 된다.
기둥을 나와서 정문 쪽으로 이동하면 물을 뱉어내는 도마뱀이 보인다. 구엘공원의 마스코트답게 수많은 사람이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타이밍 좋게 사람들이 사라져서 한 장. 도마뱀은 주변 조각상들과 함께 연금술을 상징한다고 한다. 분수대의 상층부에는 그리스 아폴론 신전에 있던 옴팔로스(세계의 중심으로 여겼던 돌)가 놓여 있고 다음 계단에는 연금술사의 불도마뱀이 있어 물이 흐르며 생명의 변화가 잉태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한다.
구엘공원 정문에서 볼 수 있는 전경이다.
구엘공원에서 나와 구엘 별장으로 이동한다.
가는 길에 페드랄베스 공원을 지나갔다.
분수도 예쁘고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다.
구엘 별장의 정문. 용 한 마리가 포효하고 있다. 정문의 용은 잠의 요정인 헤스페리데스라는 세명의 처녀들과 동굴 뱀 라돈에게 황금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헤라클레스로부터 지키도록 했다는 신화를 재현했다고 한다. 내부는 트렌카디스라고 하는 깨진 타일 조각을 이용한 모자이크 방법을 사용한다. 소소한 느낌이 느껴지는 별장이었다.
오늘 점심도 빠에야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추로스를 먹는다.
스페인까지 왔는데 하나 정도는 먹어야지.
입구부터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안에는 커피와 추로스를 같이 먹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추로스를 주문해 본다.
오래된 식당인 만큼 맛과 향이 훌륭하다. 특별히 첨가한 것도 없는데 막 만들어서 그런가 바삭하며 달달하다. 우리는 추가로 초콜릿을 찍어 먹으려 했는데 시키는 걸 잊어버렸다. 그냥 연유랑 먹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조합이다.
추로스를 포장하는 동안 동생이랑 어머니는 Zara에서 쇼핑 중이다. 역시 Zara의 본국이라 더 다양하다며 열심히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다.
쇼핑 후 잠시 집에 들러 짐을 두고 다시 길을 나선다.
가족 성당으로 이동하는 길에 캄프 누가 있기에 들러본다.
오늘은 아쉽게도 경기가 없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다. 꼭 엘 끌라시꼬를 보러 다시 와야겠다. 분위기만 느끼고 가족 성당으로 이동한다.
아직도 한참 건설 중인 성가족 대성당의 모습이다.
성가족 성당은 아직도 지어지고 있으며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가우디 사후 그의 제자가 이어서 지어오고 있으며 오랜 기간 지어지다 보니 파사드마다 건축양식이나 느낌이 다르다. 우리는 제일 먼저 가우디가 만들고 있던 탄생의 파사드로 시작하여 내부 구경 후 수난의 파사드로 나왔다.
탄생의 파사드. 가우디가 만들었던 곳이다. 황망히 가는 바람에 다른 파사드들은 완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제자들이 가우디의 유지를 이어나가고 있다.
오랫동안 건설 중이라 파사드마다 느낌도 다르고 때 묻은 정도도 다르다.
다른 성당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조각상과 스테인드글라스(성화가 그려진)는 없다. 하지만 내부는 환상적이었다. 빛이 주는 포근함과 정교한 규칙성에 의한 안정감은 다른 성당에서 볼 수 없는 감동과 편안함을 준다. 가족과 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가우디가 왜 가족 성당이라 이름을 지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포근한 주황빛이 우리를 감싸준다. 편안한 느낌을 받으며 성당에서의 시간을 보낸다.
천장의 모습. 마치 천국을 보는 듯하다.
제단의 모습. 다른 성당은 보통 예수가 벽에 걸려있는데 이곳은 공중에 떠있다. 또 천장의 빛과 살짝 위를 보고 있는 예수상은 그의 마지막 장면을 형상화한 듯하다.
높은 천장과 그곳에서 내려오는 조명은 신비감과 경건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실내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첨탑에 다다른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귀엽다. 당시 사람들이 가족 성당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만하다. 그때 사람들이 보기에는 장난감을 붙여놓고 낙서해 둔 느낌이었겠지...
아직도 사람들이 공사 중이다. 얼른 완공되었으면 좋겠다.
성당의 조감도.
철문은 성서의 문장이 적혀있다.
Gracies. 항상 감사함을 갖고 살아가자란 의미인지 이 부분만 금칠이다.
수난의 파사드. 몬세라트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곳에는 가우디가 숨어있다! 한번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가족 성당을 보고 주차를 해둔 자동차로 돌아온다. 뭔가 허전하다. 차에 두고 내렸던 가방이 없다?
자동차 전체를 뒤져봤는데도 안 보인다. 사설 건물형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도 없다.
CCTV를 확인해보고자 관리인한테 간다. 아까는 잘만하던 영어를 못한단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다.
마침 지나가던 경찰이 보이길래 도움을 청해 본다. 영어를 못한단다.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다. 일단 주변 경찰서로 이동해서 분실 신고서를 작성한다.(신고서가 있어야 추후 한국에 와서 보험처리가 가능하다)
돌아와서의 일이지만 보험을 청구했는데 여행사에서 보험 날짜를 잘못 잡았단다. 하필 보험 만기가 어제였단다. 꼭 다시 한번 만기일을 확인하자. 결국 망원렌즈 하나 카메라 배터리 몇 개 블루투스 스피커 분실해 버렸다.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다. 외국에서는 자동차에 짐을 두더라도 안심하지 말자. 좋기만 하던 바르셀로나에 안 좋은 감정이 생겼다.
그래도 관광은 마무리해야 하니 몬주익 성으로 향한다.
몬주익으로 향하는 길에 따사 아마트예르, 까사 밀라를 지나간다.(내일 다시 갈 곳이다. 가우디의 건축물, 까사는 집이란 뜻으로 밀라의 집, 아마트예르의 집이란 뜻이다.)
몬주익 성 앞의 분수대는 마법의 분수로 불릴 만큼 아름답다. 게다가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바다도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은 다양한 문화시설이 마련된 복합단지라고 한다.
마침 간 날 뭔가 촬영을 하고 있었다. 영화 같았는데 잘 모르겠다.
몬주익의 노을은 아름다웠다. 아직 가방이 머릿속을 맴돈다.
숙소로 향하는 길. 엄청 크고 화려한 건물이 있다. 경기장인가 싶어 찾아보니 투우장이다. 스페인 하면 투우지. 이번 여행에서는 투우는 못 봤지만 혹시 볼 사람들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긴 하루가 갔다. 오늘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하기로 했다. 내일은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날이니 와인 한잔에 하몽과 오렌지를 곁들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