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싸바이디 라오스

배낭여행객의 성지. 라오스 방비엥

by George Chung

오늘은 어제 예약해둔 액티비티를 하려 한다. 가기 전에 봤던 책에는 정글 짚라인을 소개하고 있었다. 1박 2일 동안 정글을 돌아다니며 짚라인도 타고 나무 위 숙소에서 잠도 자고 음식도 먹는 것이었다. 해보고 싶었는데 그건 시간이 부족해 아쉽게도 포기했다. 오늘 밤에 루앙프라방으로 이동하려고 하니 빠듯하다.

숙소에서 나와 아침밥으로 쌀국수를 먹는다.

1000원쯤 했는데 푸짐하게 얹어진 닭고기와 진한 육수가 일품이다. 살짝 풍기는 고수의 향이 그 맛을 더욱 돋운다.

개 한 마리가 바닥에 누워있다.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아직 투어까지 시간이 남아 여행 중에 쓸 모자 하나를 구매한다. 햇볕이 강렬한 게 모자 없이는 화상을 입을 것 같다. 잠시 시내를 돌아다니다 투어 시작시간이 다가와 집합지로 향한다. 약속 장소에는 사람들이 모여있어 나도 그 무리에 슬며시 껴본다.

트럭을 타고 한참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숲에 난 비포장길을 달려간다. 멀미가 느껴질 즈음 강 옆 수풀 사이의 공터에 차를 주차한다. 내려보니 카약이 있다. 이미 한 무리의 사람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도 카약 타는 법, 주의점 등을 교육받는다. 우린 2인 1조로 카약을 타고 강을 타고 간다. 처음 타보는 건데 상당히 재밌다.

한참을 떠내려 가다가 첫 번째 선착장에 내린다. 이곳에서 우리는 탐낭 동굴 튜빙을 한다. 튜브를 타고 수중 동굴의 흐름에 따라 떠내려간다. 튜빙은 상당히 재밌었다. 동굴 구석구석 튜브를 타고 가다 보면 다양한 모습을 접할 수 있다. 깊은 곳, 얕은 곳, 어두운 곳, 밝은 곳. 시원한 물에 따라 이리저리 흘러가다 보면 고민이 사라져 간다. 한참을 물에 있다 보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여행사에서 점심을 제공해준다. 튜빙 후 근처 간이식당으로 이동하니 한참 식사 준비 중이다. 오늘 점심은 볶음밥과 꼬지 구이가 나온다.

잘 익은 꼬지 구이와 볶음밥, 빵이 참 잘 어울린다. 물놀이까지 해서인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하다.

배부르게 먹고 주변을 돌아본다. 아까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동물이 많다. 특히 닭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닭고기 먹는데 닭이라니…

강아지 한 마리가 배가 고픈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식사 후 잠시간의 휴식시간을 갖고 다시 카약을 타러 간다. 오가는 길은 여름의 논답게 푸릇푸릇하다. 목가적인 길을 걷고 있으니 한국의 시골이 떠오른다.

수로에는 물고기도 많다. 생각보다 물이 깨끗한가 보다.

다시 카약을 타고 하류로 내려가는 길. 급류에서 카약이 뒤집혔다. 허우적대다 보니 급류를 다 통과했다. 물 좀 먹고 같이 타 있던 사람 안경이 사라지긴 했지만 나름 스릴이 넘친다. 잔잔한 물에서 덥고 심심했던 차에 수영 한번 제대로 했다. 이래서 래프팅 할 때 보트를 뒤집나 보다.

조금 내려가다 보니 간이 휴게소가 보인다. 안에는 다양한 음료와 간단한 먹거리를 팔고 있다. 이럴 땐 역시 맥주지.

같이 타고 오던 사람들과 맥주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잠깐 풋살을 한다. 인원은 적지만 치열함은 월드컵 결승전을 방불케 한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현지인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음이 중요하다.

다시 돌아온 방비엥. 이번에는 블루라군으로 향한다. 투어를 같이 갔던 사람들과 툭툭 하나를 빌려 타고 갔다가 시간 맞춰 데리러 와달라고 예약을 해둔다.

블루라군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한참 다이빙 중이다. 나도 뒤에 줄을 선다. 다들 낮은 가지에서 뛰던데 또 언제 오겠나 싶어 제일 위로 갔다. 생각보다 높다. 그래도 올라온 게 있으니 눈 딱 감고 뛰어내린다.

발바닥이 아프다.

다이빙 후 잠시 수영을 하다 보니 지치기 시작한다. 다이빙대에서 다리 건너편으로 넘어가면 물빛도 바뀔 뿐 아니라 쉬기 좋은 평상도 있다. 평상에 잠시 앉아서 쉬면서 같이 온 일행과 이야기를 나눈다.

평상 뒤로 제단과 산속의 사원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시간이 늦어 수영을 좀 더 즐기기로 한다.

내가 간 여름은 우기라 물이 많은 때이다. 그래서 남송 강과 블루라군 등에도 물이 많다. 더 깨끗한 물에서 즐겁게 놀 수 있다. 또한 비수기라 여러모로 저렴하다. 단점은 비가 언제 올지 모른다는 점과 습기가 높다는 점, 산사태가 종종 터져 교통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반면에 건기는 비가 적어 관광하기에는 쾌적하다. 단점으로는 수위도 낮고 우기에 비해 수질이 나쁘다는 점이다. 액티비티를 위해서라면 우기를 추천한다. 어차피 물에서 노는데 비 좀 맞으면 어떤가!

방비엥 시내로 돌아가는 길 저 멀리 해가진다. 오늘도 비가 오려나 노을이 붉다. 밤에 산을 넘어 루앙프라방으로 가야 하는데 걱정이다. 산사태도 많이 난다던데.

투어 끝나고 헤어진 일행과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해서 식당으로 향한다. 나포함 3명이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외국인들이 같이 놀자고 한다. 역시 배낭여행객들의 성지답다. 흔쾌히 허락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한참 밥 먹고 이야기하다가 바나나 클럽을 간다. 방비엥에서 바나나 클럽은 밤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서로 교류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난 그들이 클럽에 들어가는 것을 배웅해주고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곧 루앙프라방으로 떠나는 야간 버스가 오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려고 길을 나서는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버스는 예약제가 아니라 빈자리가 있으면 타는 것이다. 대부분 앞에서 가득 채우고 방비엥으로 온다. 버스 한 대를 보내고 기다리고 있으니 몇몇이 참기 힘들었는지 승합차로 이동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침대차가 아니라 불편할 텐데...

난 다행히 다음 차에 한자리가 비어있어 누워 갈 수 있었다. 오늘 많이 피곤했는지 눕자마자 잠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3장. 싸바이디 라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