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싸바이디 라오스

사원의 도시. 루앙프라방

by George Chung

차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눈을 떴다. 아직은 이른 새벽. 비구름 사이로 빛이 비친다. 주변이 점점 밝아진다. 어제 승합차로 먼저 떠났던 일행도 비슷하게 도착했나 보다. 인사를 하고 목적지를 물어본다. 몇몇은 방향이 같아 같이 택시를 타기로 한다.


체크인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짐만 맡겨둔다. 친절한 주인아주머니가 어차피 체크인할 거니까 아침식사를 제공해주신다. 이리도 감사할 데가. 과일이 듬북 담긴 시리얼이다. 상큼하면서 달달한 맛이 피로를 풀어준다.

아침을 먹고 나니 얼리 체크인을 하게 해 준다. 방에 들어가 짐을 두고 잠시 앉았는데 기억이 없다. 아무리 침대칸이라도 흔들거리는 버스라 많아 피곤했나 보다.


그렇게 한두 시간이 지났을까? 루앙프라방을 온 가장 큰 목적인 꽝시 폭포로 향하기로 한다. 카운터에서 물어보니 왕복 셔틀을 예약해준다. 잠시 기다리니 셔틀버스가 도착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을 달려 꽝시 폭포 입구에 도착한다. 입구로 가는 길은 음식점으로 가득한 것이 우리나라 등산로 입구를 보는 듯하다. 냄새나 비주얼도 그럴듯하다. 매표소 주변 음식점들이 내 발목을 잡는다. 관광이 끝나면 꼭 밥 먹고 가야지.

왼쪽이 매표소이고 정면이 들어가는 정문이다. 오른편으로 음식점이 줄지어 서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숲이 시작된다. 차에서 내렸을 때는 그리도 덥더니 숲 속은 시원하다. 바람이 참 상쾌하다.

입구 쪽에 곰 사육장이 있다. 곰들이 더운지 늘어져있다.


조금 더 들어가면 바닥과 길 옆으로 조그마한 물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멀리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청량감을 더해준다. 숲길을 지나가다 보면 중간중간 꽤나 큰 물웅덩이가 나온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에메랄드 빛 호수를 즐기고 있다.

꽝시 폭포에 갈 때는 꼭 수영복을 챙겨가자. 보다시피 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들어가 수영을 하고 있다.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게 간이 탈의실도 있다. 대신 문을 열 때는 주의하자. 누군가 화장실로 착각해 큰일을 보고 갔을 수 있다. (경험담이다...)

꽝시 폭포로 가는 산길 중간중간 조그마한 폭포가 많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산길에 즐거움을 주는 풍경이다. 꽝시 폭포를 건너뛰고 여행하는 사람도 있고 방비엥이 좋아 루앙프라방을 안 가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곳 하나만을 보고 루앙프라방을 가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을듯하다.


입구에서 샀던 말린 고구마. 맛있다. 수영복을 안 챙겨 와서 폭포 소리를 음악 삼아 책을 보기로 했다. 잠시간의 휴식이 꿀만 같다.

시계를 보니 벌써 버스시간이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다가왔는지 배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 아까 눈여겨보았던 식당으로 들어간다.


관광지라 조금 비싸게 받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저렴하다. 일단 바비큐 통구이를 시키고 맛을 본다. 아쉽게도 냄새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너무 오래 구운 느낌이다. 말린 고구마가 덜 질길 정도다. 역시 이런 곳에서는 먹는 게 아니었나 싶다. 쌀국수나 먹을 걸 그랬다.

배를 채우고 셔틀을 타러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 생과일주스를 파는 사람이 있다. 홀린 듯이 다가가 용과에 민트가 들어간 음료를 시킨다.

내 실수다. 민트를 줄기째로 넣어서 갈아줄 때 알아봐야 했다. 향이 너무 강해 셔틀 타고 돌아가는 길 내내 멀미 기운을 억누르느라 고생했다. 아직 숙소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숙소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까지 도착하자 내려달라고 했다. 좀 걷기로 한다.

숙소에 도착했다. 아직도 멀미 기운이 남아있는 것 같다. 잠시 눈을 붙여야겠다.


눈뜨고 나니 벌써 해가 많이 넘어갔다. 확실히 잠이 보약이다. 멀미 기운도 사라지고 활력도 돌아왔다. 아직 볼게 많으니 힘내서 숙소를 나온다.

라오스에 왔으니 사원 투어를 하기로 한다. 루앙프라방에는 수많은 사원이 있고 각각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도시 자체가 크지 않아 걸어서 돌아보기 충분하다.

사원을 둘러보고 푸시산으로 올라간다. 노을을 보기 위함이다.

푸시산으로 가는 길 어린 승려가 길가에 앉아있다. 한참을 이야기한 것 같다.

내일이 축제라던가, 라오스에서는 어릴 때 몇 년 이상을 절에서 보낸다던가, 정말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독일 청년도 재밌어 보였는지 이야기에 낀다. 그렇게 다시 한참을 이야기하다 보니 하늘이 노란빛을 띠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산을 올라가는 내내 구름이 신경 쓰였다. 아니나 다를까 해가 구름에 가린다.

어쩌겠는가. 여행하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지. 아쉬우니 다시 여행을 떠나는 것 아니겠는가

하산길. 아이들이 녹슨 대포에서 놀고 있다. 흘러가는 역사 속에서 현재에 살아가고 미래를 책임지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밝은 아이들의 얼굴에서 그들의 앞날은 아픈 역사를 이겨내고 찬란한 미래가 가득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산 후 배가 고파 야시장으로 향한다. 야시장에 1달러 뷔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원하는 대로 담고 1달러란다. 바로 밥 먹기는 아까우니 시장을 둘러본다. 뱀술도 있고 전통 기념품도 있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봤던 바가지는 덜한듯하다. 한참을 둘러보고 나니 음식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 선택은 당연히 과일주스. 코코넛 빵도 유명하길래 하나 샀다.


코코넛 빵은 진짜 맛있었다. 마치 붕어빵처럼 만들어서 바삭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드러운 빵속에 들어있는 달달한 내용물이 입안에 퍼지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건 꼭 먹어봐야 한다. 빵을 먹으면서 음식점이 몰려있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1달러 뷔페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전통음식이 늘어서 있다. 누구든 선택 장애에 빠질 게 분명하다. 음식을 고르는 중에 주인아주머니의 손이 분주한 것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향기로운 생선이다.


강에서 직접 잡아 구운 물고기란다. 정말 맛있다. 심지어 양도 많다. 민물고기 구이는 익숙하지 않았는데 바다 생선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생선은 추가금액을 받았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시장에서 다른 건 몰라도 생선구이와 코코넛 빵은 꼭 먹어보자. 숙소로 돌아가는 길. 맥주 하나를 사서 들어간다. 한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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