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경주. 신라의 추억

경주에서의 산책

by George Chung

때는 2015년. 이제 막 소모임을 만든 나는 적당한 여행지를 물색한다.

첫 엠티는 거제도였다. 그때는 딱히 구경한 것 없지 친해지기 바빴다. 그래서 이번은 무언가 볼거리를 찾고 있었다. 그 결론은 경주였다! 진주에서 경주는 버스편도 있어 당일로 다녀오기에도 괜찮다.

간만에 찾은 경주는 여전히 포근하다.

경주에 왔으니 밥을 먹어야하지 않겠나. 우리는 대릉원 근처 쌈밥집을 향한다.

초등학교 당시부터 자주 찾던 밥집이 있다.

어렸을적 기억에는 이 주변은 전부 쌈밥집이었고 뒷편으로 주택가였다. 유홍준교수님이 문화재청장을 역임할 당시 경주를 관리할 필요를 느끼신 모양이다. 그 덕분에 이렇게 바뀌게 되었다.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지금은 대부분의 집을 국가에서 매입한 뒤 발굴과 관리를 통해 지금의 깔끔한 경주가 완성되었다.

식사 후 본격적으로 경주 투어를 시작한다. 먼저 갈 곳은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이다. 대릉원은 많은 수의 거대한 고분들이 있는 곳이다. 천마총 외에도 미추왕릉, 황남대총 등 23기의 고분이 있다. 이곳에서 나온 대부분의 유물은 현재 경주박물관에 있다. 옛날에는 작은 언덕이라 생각하고 뛰어놀았떤 곳이었는데 알고보니 문화재로 가득한 보물상자였던 것이다.

대릉원의 숲길을 지나가면 대릉원 주차장이 나온다. 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황리단길이 나온다. 황리단으로 가기보다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한다. 주차장에서 싷을 건너가면 월성지구가 나온다. 월성지구는 과거 신라의 왕궁터가 있었던 곳이다.

이곳도 참 잘 꾸며둔것 같다.

우선 첨성대를 보고 석빙고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향해 가고 있는데 신라의 전통복장을 한 일련의 사람들이 행진을 한다.

계림길을 따라 얕은 언덕을 오르면 경주의 성터가 나온다. 그 중 처음 간 곳은 조선 후기에 지어진 석빙고이다. 석빙고 내부는 시원하다. 자전거를 타느라 더웠는데 땀이 식는다. 기분이 좋다.

석빙고 앞은 발굴중이다. 반월성터이다. 발굴이 끝나면 꼭 다시 와봐야겠다.

석빙고 근처의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월지가 나온다. 과거 안압지로 불리던 곳으로 왕궁의 별궁인 동궁과 연못인 월지가 있다.

월지는 경주의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신라가 융성했을 당시 배를 타고 놀았음이 이해될 만큼 넓은 호수가 안압지다. 안압지 안의 바위조차도 물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물 덕에 고여있지 않아 물 비린내가 없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안압지를 보면 당시 신라인들의 기술력을 알 수 있다.

월지에서 나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잠시 쉬기로 한다.

특히 이곳에는 성덕대왕 신종(흔히 말하는 에밀레종)이 있다. 녹음소리로나마 그 음색을 줄거본다. 성덕대왕신종은 비록 오래되어 스스로 음을 내기 힘든 상황이지만 외형은 여전히 수려하다. 세밀한 조각과 아름다운 곡선이 돋보인다.

여름이라 박불관 주변으로 장미, 수국등 여름 꽃이 만발을 해있다. 참으로 멋진 풍경이다.

박물관에는 천마총 등 경주에서 발굴된 수많은 유적이 있다. 오랜 역사만큼 그 유적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 중 압권은 역시 금관이다. 과거에는 왕이 머리에 썼었다고 생각했었지만 최근 발굴을 통해 묘에 시신을 안치할 때 얼굴을 가리는 용도임이 밝혀졌다. 사실 저 무거운 관을 쓰고 정사를 보았다면 목에 담이 사라질 겨를이 없었으리라.


우리는 물을 마시며 시원한 박물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더니 어느정도 체력이 돌아온다. 이제 황룡사지로 향한다.

가는 갈에 기차건널목을 지난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과거 황룡사지 구층목탑이 있던 장소에 도착했다.

고려시대까지는 유지되었었지만 이후 몽골의 침입과 함께 소실된 안타까운 곳이다. 현대에는 국립경주박물관의 구층목탑 음각형상과 더 케이 호텔의 구층목탑 모형으로나마 그 크기를 짐작해본다. 황룡사지의 풀밭에서 쉬면서 풍경을 즐긴다. 버스시간도 3시간정도 남아있다. 다시 월성지구로 향한다.

첨성대 주변으로 꽃밭이 참으로 멋지다. 가을에는 핑크뮬리가 가득피는 멋진 곳이다. 이곳에는 작약꽃, 양귀비 등등 참으로 멋진 꽃들이 많다. 보고있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꽃밭을 만들기 위해 밭을 갈았나보다. 빈 공터가 아름다워지는중이다.


저녁식사를 하기 전 계림으로 향한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참으로 조용하고 멋진 공간이다.

이곳은 김알지의 탄생성화가 있는 곳이다. 숲으로 우거진 이곳은 걷는것만으로도 신비함이 느껴진다.

오늘 저녁식사는 순두부찌개이다. 보문호의 맛집까지 가기에는 너무 멀어 월성지구에서 식사를 한다. 꽤나 맛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황남빵 본점에서 동기들에게 선물할 황남빵 한박스를 산 뒤 진주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3장. 싸바이디 라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