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야생. 그곳의 이름은 아프리카
미지의 도시. 마운
by George Chung Jan 31. 2021
APPS(아시아태평양 약대생 심포지엄)가 끝나고 한 주 동안 푹 쉬었다. 집에서 누워서 뒹굴거리다가 가끔 친구도 보고 지내다 보니 벌써 공항에서 짐을 보내고 있다. 체크인을 하면서 '마운'이란 도시로 떠난다 하니까 항공사 직원이 마운이 어디냐고 물어본다. 아 나 진짜 오지로 가긴 하는구나!
이제부터 한 주 동안 있을 마운이란 도시에 대해 조금 알아보도록 하자. 마운은 보츠와나의 조그마한 도시이다. 아니 도시보다는 마을에 가까울 것 같다. 마운을 간단히 표현하면 아프리카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큰 삼각주인 오카방고 델타의 관문도시이다. 오카방고 델타는 아프리카의 보석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늪지와 초원이 넓게 펼쳐진 이곳은 동물들의 천국이다. 풍부한 수자원과 식자원 덕분에 일 년 내내 동물이 돌아다니고 있다. 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온다. 보츠와나에서도 이 보석 같은 땅의 가치를 알고 있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개인은 허가를 받지 않는 이상 델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내부에도 개발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사실 이번 아프리카 여행을 잡을 때 마다가스카르랑 보츠와나 둘 중 고민했었다. 어차피 행사 참여하기 위해 짐바브웨 하라레로 가야 하니 가까운 보츠와나로 선택했다.
동남부 아프리카를 가기 위해서는 우선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국제공항으로 이동한다. 요하네스버그까지는 홍콩에서 환승해서 가는 방법이나 방콕에서 환승하는 방법 2개가 있었다. 나는 홍콩에서 환승을 했다. 아프리카행 비행기는 연착이 매우 잦다. 그러니 꼭 환승에는 시간 여유를 두고 가자.
확실히 아프리카로의 여행객이 별로 없다고 느껴졌다. 홍콩까지는 비행기에 사람이 가득했는데 홍콩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가는 비행기는 텅텅 비었다. 아직은 유럽 쪽에서 많이 오는 관광지구나 싶다. 만 하루를 날아 도착한 요하네스버그는 지구 반대편임을 실감하게 한다. 그렇게 덥던 서울과는 달리 요하네스버그는 실내임에도 입김이 나온다. 살이 에일듯한 추위에 비행기에 있을 내 짐들이 그립다. 반팔에 바람막이로는 확실히 춥다. 패딩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밖은 영하의 온도이다. 남극에 가까운 도시답다. 남아프리카 관광을 하고 온 친구들 말로는 펭귄도 많다고 한다.
마운행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두 명의 동양인이 보인다. 놀랍게도 한국인이다. 두 분 다 출장차 왔다고 한다. 이른 아침이라 같이 커피와 빵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 사이 내 앞 비행기를 타고 온 친구 한 명은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서 먼저 일어난다. 다음 주에 보자!
모두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떠나간다. 홀로 남은 대합실에서 이제 곧 만날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에 들뜨는 마음을 추스르며 탑승구를 바라본다. 1시간 뒤 마운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프로펠러 비행기는 진짜 오랜만에 본다.
마운에 도착하니 한적한 도시에 오래간만에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마운 공항은 활주로가 하나일 만큼 작은 공항이다. 관광도시 치고는 규모가 작다. 조그마한 대합실에 사람들로 가득해지고 대합실 밖에는 관광객을 부르는 가이드들과 택시기사들로 시끌벅적하다. 도시를 통틀어 하루에 몇 없을 시끄러운 순간이다. 비행 편이 많지 않아 한번 운행할 때 사람이 몰린다. 북적이는 인파를 헤치고 입구로 나간다. 그 많은 사람 중에 동양인은 나뿐이다. 공항 직원이 모를만한 도시다.
우선 체크인을 위해 택시를 탄다.
마운에는 호텔은 거의 없고 대부분 캠핑장이다. 그래도 걱정할 게 없다. 캠핑장에는 큰 텐트를 기본으로 빌려주고 공용 사워실과 화장실이 있어 생활에는 불편함이 없다.
캠핑장 리셉션에 들어가니 주인분이 친절하게 맞아준다. 내 텐트를 배정받고 내일부터 갈 모코로 투어 예약을 확인한다. 총 2박 3일이었고 델타 안에서 쓸 텐트까지 확인하고 나니 피곤함이 몰려온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잠시 숨을 돌린다.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해 시계를 보니 저녁시간이다. 어쩐지 배가 고프다.
노을이 참 아름답다. 캠핑장의 강변에서 맥주 한잔 하기로 한다.
야생답게 악어도 있다. 다행히 사람 사는 곳까지는 안 내려온다고 한다. 그래서 캠핑장에서는 못 봤지만 델타 안에서는 심심치 않게 보인다.
리셉션에서 주변 식당을 물어보니 도심까지는 나가야 한단다. 나가기도 귀찮고 멀기도 해서 캠핑장에서 파는 음식을 시켰다. 생각 이상으로 훌륭하다. 가격은 좀 비싼데 우리나라 가격으로 치면 그리 비싼 거도 아니었고 맛도 있었다. 양도 푸짐해서 매우 든든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캠핑장 직원이 모닥불을 피우기 시작한다.
모닥불 주변으로 관광객들이 모인다. 다들 한 손에는 맥주를 들고 있다. 마시멜로우와 감자, 고구마가 아쉽다.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여행의 묘미겠지. 모르는 사람과의 교류는 항상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어서 즐겁다.
하늘에 별이 가득하다. 은하수도 보인다. 얼마 만에 보는 많은 별인가.
이때 본 별 이후로 이렇게 많은 별을 본 것은 남미가 유일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도시에 살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