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야생. 그곳의 이름은 아프리카

아프리카에서의 마지막 여정. 빅토리아 폭포

by George Chung

빅토리아 폭포에는 참으로 많은 액티비티가 있다. 헬리콥터, 번지점프, 스윙, 짚라인, 크루즈, 악마의 수영장 등등. 아프리카 여행에서 금액면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이 액티비티들이다. 시내에는 수많은 업체가 있고 흥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그중 나의 선택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재밌다는 잠베지강 래프팅이다. 재미만큼 힘들다고는 하지만 또 언제 해보겠는가. 오늘 하루 종일 힘쓸 일이 많을 테니 아침을 든든히 먹고 인솔자를 기다린다. 어제 예약해둔 대로 아침에 우리를 데리러 사람들이 왔다. 그렇게 차를 타고 탑승지로 이동한다.
우리는 모두 4개 조로 나눠서 배를 탔다. 일행을 다 쪼개서 고무보트에 태운다. 사전 교육 후 본격적으로 래프팅을 시작한다. 세계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이 래프팅은 스릴이 엄청나다.(근데 물이 깨끗한 건 아니라 친구는 두드러기가 났다고 하니 주의하도록 하자.) 속도도 속도지만 물살이 상당히 격렬하다. 저런 격류를 지나갈 수 있나 의심이 드는 순간 이미 보트는 파도를 타고 있다. 우리 배는 다행히 남자가 많아 무거운 탓인지 전복된 적은 없지만 다른 배는 몇 번이고 전복되어서 건져주기 바빴다.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배를 타고 내려가는데 지루할 시간이 없다. 액티비티를 좋아한다면 꼭 해보는 걸 추천한다. 아쉽게도 이때는 액션캠이 없어서 촬영한 게 없다. 이 여행을 계기로 다음 여행부터는 꼭 액션캠을 챙긴다. 아침부터 래프팅을 하고 나니 매우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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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에서 내리니 등산을 시작한다. 절벽을 기어가다시피 올라간다. 물에 젖은 구명조끼와 노의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다. 십여분 올라간 끝에 평지가 나타난다. 드디어 마무리 지점에 도착한 것이다. 뒤를 돌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평지 한편에 조그마한 움막과 우리가 타고 갈 차가 보인다. 움막 앞에서 직접 고기를 굽고 있다. 이곳에서 식사를 제공하는데 그렇게 꿀맛 일수가 없다. 닭다리 몇 개와 빵, 샐러드 등을 제공해줬는데 몇 그릇을 비웠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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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막에서 바라본 풍경. 저 밑에 보이는 강에서 래프팅을 했다. 밥을 다 먹고 나니 우리를 숙소로 데려다준다. 선크림을 안 바른 허벅지 부근이 화끈화끈하다. 꼭 선크림을 바르도록 하자.

그냥 숙소에 들어가 쉬려니 아쉬워 번지점프를 구경하기 위해 이동한다. 목적지는 빅토리아 폭포 다리. 이 다리 한중간에는 번지점프를 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다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 한중간이라 다리를 오가기 위해서는 출입국 신고를 해야 한다. 약식으로 간단히 여권 확인만 하기도 한다.

저 디리 사이에 튀어나온 곳에서 번지점프를 한다.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은 절경이다. 건기인 데다 오랜 가뭄 때문인지 아쉽게도 물줄기가 많지는 않았다. 우기에는 저 절벽 전체에서 물이 쏟아진다고 한다. 그때는 물이 너무 많이 튀어 시야가 가릴정도라고 한다. 그 탓에 오히려 폭포가 잘 안 보인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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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부터 걸어서 짐바브웨 경계로 걸어가는 길. 한그루의 큰 나무가 눈길을 끈다. 이 길 위에는 화물차들이 참 많이 서있었다.

입국장이다. 가끔 짐 검사도 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짐이랄 게 없어서 무사히 통과.

오늘은 래프팅도 하고 많이 걸어 다녀서 피곤하다. 그래도 하루가 아쉬운 만큼 플리마켓에서 쇼핑만 하고 숙소로 이동해서 쉬기로 한다. 플리마켓에는 직접 만든 전통 공예품들이 많다. 마음에 드는걸 고르고 흥정을 시작한다. 그가 우리가 가지고 있던 떨어진 신발을 가리키며 버릴 거냐고 물어본다. 그렇다 하니 그 신발과 다른 물건을 더해서 자신들의 공예품과 물물교환을 하자고 한다. 수건과 양말 몇 개를 더 꺼내자 흔쾌히 받아들인다. 어차피 버리려 했는데 뜻밖의 이득이라 그러자 했다.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숙소로 이동한다.

다음날 아침. 오늘은 다시 하라레로 돌아가는 날이라 서둘러 움직인다. 나처럼 비행기를 타고 하라레로 돌아가기로 한 사람들은 아직 시간이 많아 여유롭지만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 팀의 경우 점심때 출발이라 바쁘기만 하다. 어제 번지점프를 못해 이른 아침 어제와는 다른 번지점프 장소로 이동한다. 어제 갔던 곳과는 다른 곳이다. 조금 기다림이 덜하다 하여 이곳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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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풍경은 끝내준다. 어제 조그마한 보트 하나와 노에 의지해 이곳을 지나갔다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이런 멋진 풍경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근데 절벽 아래에 악어가 배를 까고 누워있다. 진짜 악어가 살긴 하는구나.

이제 아프리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빅토리아 폭포로 이동한다. 입구에는 이곳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표지판이 짐바브웨 지도 모양이다. 생각보다 매표소가 잘 꾸며져 있다. 사진 한 장 남겨야지.

표를 사서 들어가니 아련하게 물소리가 들린다. 더 안쪽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저 멀리 폭포가 보인다. 건기인데도 수량이 상당하다. 멀리서도 들리는 굉음에 내 마음도 떨린다. 다가갈수록 소리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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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 때는 지금보다 수량이 더 많아진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혹시 몰라 우비를 쓰고 걸어 다니는데 몇몇 구간 빼고는 물이 튀지 않았다. 나이아가라를 처음 봤을 때도 놀라웠는데 규모는 그 2배는 되어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긴 폭포답게 낙차는 어마어마하다. 자연의 위대함은 언제나 감동과 공포를 함께 안겨준다.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면 누구든 그러할 것이다. 명성에 걸맞게 압도적 풍격이다. 인간의 나약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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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가는 팀을 배웅하고 간단히 점심을 먹는다.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길에서 쪼그려 앉아 먹고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안쓰럽게 바라본다. 시선이 부담스럽다. 남은 사과는 옷으로 스윽 닦은 뒤 빈 도시락과 함께 가방에 넣는다. 이젠 잠비아로 넘어간다. 빅토리아 폭포 다리를 건너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잠비아 국경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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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처음으로 걸어서 국경을 넘는 순간이다. 국경을 나눈 문 앞에는 무장군인 한 명이 지나다니는 사람을 지켜본다. 신기한 느낌이다. 우리는 항상 국경을 넘기 위해 비행기를 타야 했는데 이곳은 걸어서 넘기도 하고. 우리나라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국경 앞 입국 사무소에서 간단한 서류 작업을 거친다. 생각보다 빨리 끝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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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통과하면 바로 앞에 잠비아 방면 빅토리아 폭포 매표소가 있다. 매표소를 통과하면 기념품샵이 늘어서 있다. 나도 이곳까지 보고 가면 비행기 시간이 빠듯할듯하니 기념품은 나중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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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지나가다 보니 어렴풋이 폭포가 보인다. 건기라 이곳은 특히 수량이 적다. 폭포의 전반적인 모습을 보기에는 짐바브웨 방면이 좋은듯하다.

잠비아 쪽에는 원숭이들이 많다. 짐도 많이 털린다고 하니 주의하자. 원숭이가 길을 막고 있다. 귀여운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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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벤치에 앉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저 멀리 왼쪽 편에 보이는 곳이 아까 짐바브웨 쪽에서 걸었던 곳이다. 폭포 자체의 멋도 있지만 공원으로써의 모습이 더 마음에 든다. 폭포를 배경으로 하는 산책길은 언젠가 다시 걷고 싶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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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다! 이곳은 항상 무지개가 떠있다고 한다. 운 좋은 날은 쌍무지개가 보이기도 한단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폭포는 사라지고 숲길로 연결된다.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순간인 것이다. 아쉬운 마음이 몰려온다.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 기념품점으로 간다. 마음에 드는 게 딱히 안 보인다. 팔찌라도 사야겠다. 몇 개를 고르니 주인이 물물교환을 제안한다. 문득 아까 남은 사과가 떠올랐다. 사과를 보여주니 그 사과와 행사 중에 받은 팔찌를 가리킨다. 추가로 수건을 준 뒤 나무로 만든 꽤 멋진 팔찌와 목걸이를 건졌다. 흡족하게 짐바브웨 국경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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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로 돌아와 택시를 타고 빅토리아 폭포 공항으로 이동한다. 작은 공항이지만 사람이 많다. 우리 일행들도 다들 비슷한 시간대였는지 익숙한 얼굴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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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레 공항까지 순식간에 도착한다. 저 멀리 해가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한다. 그리고 잠시 쉬기 위해 로비로 나가니 친구들이 저녁을 먹으러 나가자고 한다. 그렇게 동서양 할 것 없이 단체로 식사를 하러 시내로 이동한다. 멕시코 음식점이 있기에 타코에 맥주를 시킨다. 아프리카에서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흘러간다.

정들었던 친구들과 아프리카와 작별할 시간이다. 짧지만 강렬했던 3주간의 시간이었다. 인종차별 같은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큼 환상적인 풍경과 좋은 사람과의 만남이 있었다. 역시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언제나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듯이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닌 그런 굴곡이야말로 여행을 특별하게 한다. 그렇게 온몸으로 여행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나쁜 일이 있더라도 언젠간 좋은 일로 가득한 날이 올 거라 믿고 살아갈 힘이 되어줄 좋은 경험이었다.

이래서 여행을 포기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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