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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orge Chung Jan 31. 2021

5장. Shall we begin? 크로아티아

스플리트로의 여정

크로아티아의 3일째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가장 먼저 어제 못 샀던 장미 크림을 사러 간다. 장미 크림을 사기 위해 구시가지의 프란체스코 수도원으로 향한다. 말라 브라체 약국 안에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도 모를 약사발과 다양한 플라스크들이 보인다. 한눈에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장미 크림은 가이드북에 실릴 정도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약국 밖까지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각자 원하는 수량만큼 사들고 나온다. 닫혀있는 뚜껑을 뚫고 짙은 장미향이 올라온다. 

이제 스플리트로 출발하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스플리트는 로마시대 유적으로 유명한 따뜻한 휴양 도시이다. 역시 왕좌의 게임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버스를 타고 이동할 경우 보스니아 국경을 두 번 넘어야 한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의 전쟁 탓이다. 버스에 앉아있으면 직원이 버스에 타서 입국심사를 한다. 편하다. 

고속도로를 따라 한참을 가다 보면 해안도시 스플리트가 저 멀리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어제 에어비엔비로 예약해뒀다. 버스에서 내려 우버를 타고 숙소로 이동한다. 숙소가 리바 거리와 수산시장 근처라 관광지를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짐을 풀고 잠시 쉬고 나니 이미 해가졌다. 장을 보러 근처 마트로 가는 길에 길고양이들이 많이 앉아있는 공터가 있다. 사람을 겁내지 않는 게 사람의 손길에 익숙한가 보다.         

저녁을 가볍게 챙겨 먹고 가벼운 산책을 떠난다.  

리바 거리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밤에 시작된다. 리바 거리는 노천카페와 식당이 가득하다. 사람들과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항상 가득한 기분 좋은 거리이다. 바다 쪽으로 투어사들의 부스가 줄지어서 있다. 어떤 투어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리바 거리는 밤이지만 활기가 넘친다. 노천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맥주가 마시고 싶다. 맥주 한잔하러 나와야겠다.           

숙소에서 리바 거리로 가는 골목길. 중간에 수산시장도 있다. 시장은 아침 일찍 열다 보니 지금은 조용할 뿐이다.

스플리트 항구 앞에서 바라본 리바 거리. 요트가 많다. 투어 중에 요트를 타고 주변 섬을 돌아보는 일정도 있다.  

리바 거리를 지나 구시가지로 향한다. 구시가지에는 로마 유적이 가득하다. 좁고 복잡한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길을 잃기 쉽다.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니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좁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갑자기 풍경이 바뀌고 향기가 바뀐다. 오감이 즐겁다. 맛나 보이는 음식과 그 향기, 예쁜 꽃들, 수많은 사람들. 기대감 가득 안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

정처 없이 걷다 보니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이 나온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손길이 닿은 곳이다. 이곳 주변으로 사원, 능묘 등 다양한 유적이 있다. 기둥 사이로 달이 수줍은 모습을 드러낸다. 내일은 낮에 와봐야겠다.

근처 지하궁전에는 기념품점이 많으니 한번 가 보도록 하자.   

광장에는 공연이 한창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있다. 이곳 주변에는 넥타이 가게가 많다. 넥타이의 발상지인 덕분에 스플리트의 가장 유명한 기념품이라고 한다. 넥타이의 유래는 프랑스어인 크라바트에서 알아볼 수 있다. 크라바트는 크로아뜨(크로아티아 사람)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크로아티아의 용병들이 들어오면서 그들이 목에 매고 있던 천에 매료된 루이 14세가 따라 했다고 한다. 그 후 전 세계적으로 넥타이를 매게 된 것이다. 이곳의 넥타이 가격대는 꽤 센 편이다.           

유적을 벗어나니 성벽을 끼고 야시장이 열려있다. 역시 관광지에서 시장은 항상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내일 아침에 근처에 아침 시장도 있다 하니 도전해봐야겠다.    

유적 정문에 있는 공원 분수. 유럽에서 밤에 공원을 가는 건 위험한 일이다. 수많은 부랑자들과 마약중독자들이 모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플리트의 공원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어 좋았다. 밤바람이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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