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프라하.
오늘은 오전에 기념품이랑 와인을 사면서 시간을 보냈더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프라하를 왔으니 비셰흐라드를 가야지. 개인적으로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성채도 멋지지만 성채에 올라가면 구시가지뿐만 아니라 프라하성과 그 외의 지역도 모두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밤이면 야경이 매우 아름다워 평생 잊기 힘든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친숙한 곳이 아닌지 몇 번을 갔지만 한국인 관광객을 본 적이 없다. 만약 프라하를 간다면 비셰흐라드에 가보도록 하자. 구시가지와 멀지 않아 버스를 타거나 걸어가도 충분히 갈만한 거리이다. 이곳에는 스메타나, 드보르작, 무하 등 프라하를 사랑했던 예술가들의 묘소도 있다. 비셰흐라드는 프라하의 발상지로도 불리는 곳으로 보헤미아 왕가의 선조인 리브셰 왕녀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비셰흐라드는 변함없이 아름답다. 맥주 한잔 사 올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비셰흐라드에서 돌아다니다가 성채에 난 길을 따라 내려오면 불타바 강으로 연결된다. 블타바 강을 구경하다보니 벌써 노을 때가 다가오고 있다.
노을을 즐기며 천천히 산책을 한다.
숙소로 가는 길에 노을이 만들어내는 유럽의 풍경이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떠나는 나에게 아쉬움을 표하는듯하다. 어제 카를교에서 동상을 문질렀으니 또다시 프라하에 오지 않을까 하는 믿음을 가져본다.
숙소의 등조차 예뻐 보인다. 아쉬움이 밀려온다. 이번 여행은 한 달 반의 긴 여정이었다. 아프리카에서 시작해서 동유럽까지. 걸은 거리만 500킬로미터 이상이었고 자동차로 이동한 거리는 그 이상 비행기로는 지구 한 바퀴를 돌 정도였다. 무수히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고 추억을 쌓았다. 세상이 넓음을 다시 한번 느끼고 현재의 나를 만들어준 환경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전체 인생에 있어서는 순식간이지만 내 삶에 끼친 영향력으로 따지면 수위에 들것이다. 여행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다. 또한 앞으로의 인생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된 사색의 시간이기도 했다. 다시 한번 나를 만들어준 환경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