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정의 마지막
집 안으로 따사로운 햇볕이 부서져 들어온다. 서귀포의 농가들 사이에 있는 조그마한 민박집이다. 리모델링을 최근에 했는지 내부는 깔끔하다. 다들 출발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다. 숙소에서 조식을 제공해준다기에 식당으로 향한다.
제주도 답게 귤나무가 많이 보인다. 식당으로 쓰이는 집 마당에도 귤나무가 가득하다. 고양이 한 마리가 햇볕이 주는 따스함을 가득 만끽하고 있다.
일행은 하루 더 묵을 예정이라 내 짐만 차에 싣고 출발 준비를 한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성이시돌목장이다.
여전히 풍요로운 곳이다. 뛰어노는 말과 소들을 뒤로하고 카페로 이동한다.
밀크티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땅콩의 고소함이 혀끝으로 느껴진다.
카페 앞 테쉬폰으로 향한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강아지 2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귀여운 한 쌍이다. 파란 하늘만큼이나 푸르른 초원은 가슴을 뻥 뚫어준다. 너른 풍경을 간식 삼아 차를 마시자 머리도 같이 시원해졌다.
이제 다음 목적지로 떠날 시간이다.
두 번째 목적지인 사려니 숲길에 도착했다.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숨은 비경 31중에 뽑힐 정도로 멋진 곳이다. 울창한 자연림 사이로 난 15km에 달하는 숲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나무들과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하고 사려니 숲길에 간 덕분에 기다림 없이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완만한 숲길을 걸으며 산책을 시작한다. 치유와 명상의 숲이라는 명성답게 마음속이 안정이 된다. 겨울에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서울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여행지는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이다. 안에는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제주 전통 생활상부터 화산 석탑, 다양한 동물 등. 이곳은 수국과 매화 등으로도 매우 유명하다.
입구부터 매화향이 가득 날려온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고 들어가자 눈 앞에 지기 싫어하는 동백꽃들이 가득 펴있다. 붉은빛을 띠는 이 꽃은 눈 속에서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 이미 눈은 다 녹았지만 여전히 강렬하게 시선을 빼앗는다.
휴애리 곳곳에는 수많은 꽃들과 소품들로 가득하다. 사진 찍기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들어가니 매화축제답게 수많은 매화가 가득하다. 매화향이 가득한 이 공간은 마치 신선이 사는 곳 같다. 개인적으로 매화보다는 벚꽃이 더 좋지만 이곳에서는 잠시 매화 손을 들어주고 싶어 진다.
사람들이 한 곳을 향해 몰려간다. 그곳에는 동물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오리와 돼지가 미끄럼틀을 타고 열심히 지나간다! 귀여운 풍경이면서 뭔가 안쓰럽기도 하다. 그 주변으로 토끼와 염소 등에게 먹이를 주는 많은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동물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면서 아이들에게 동물은 가둬서 키워야 한다는 선입견을 갖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조금은 든다.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서귀포로 돌아오니 벌써 집에 갈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 한가득이다. 그들과 작별인사를 한 뒤 공항으로 향한다. 다시 내일부터는 실습의 시작이다. 다음을 기약하며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