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거리는 기차소리와 함께 눈을 뜬다. 도착까지 1시간이 남았다. 승무원이 빵을 가져다준다. 아침으로 빵을 먹고 양치질과 세수하고 내릴 준비를 한다.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로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 여행의 시작 혹은 끝을 맞이하는 곳이다.
우리는 내리자마자 예약해뒀던 렌터카를 찾기 위해 시내로 이동한다. 앞으로 거의 2주간 우리의 발이 되어줄 친구이다.
차를 찾고 엘 에스코리알로 향한다. 엘 에스코리알은 펠리페 2세가 프랑스와의 승전 기념으로 1563년에 착공하여 1584년 완공하였다. 엘 에스코리알은 여름 별궁, 사원, 수도원, 도서관, 미술관을 포함한 건축물이며, 역대 스페인 국왕들의 유해를 안치한 판테온이 있다.
아직 2월이라 그런가 아직은 겨울이 머물고 있는 정원이다.
고즈넉한 풍경 사이로 잠깐의 산책을 즐긴다.
거대한 성을 배경으로 걷고 있으니 중세의 귀족이 된 기분이다.
산책을 마무리하고 세고비아로 향한다.
세고비아에는 알카사르와 함께 매우 보존이 잘되어있는 수도교가 있다. 도시로 들어가는 순간 거대한 수도교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오니 버거킹이 있다. 버거킹으로 가는 길. 그 짧은 순간에도 눈은 수도교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버거킹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는다.
수도교에 가까이 다가간다. 한 번에 다 보지 못할 만큼 수도교는 거대했다. 과거 로마시대에 어떻게 저런 구조물을 지을 수 있었는지, 아직도 유지가 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부디 앞으로도 잘 관리되어 후손들에게까지 남겨지길 바란다.
눈앞에 Cochinillo 전문점이 보인다. 세고비아는 아기 통돼지구이인 Cochinillo가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식당 중 하나란다. 우린 마드리드에서 예약해둔 식당이 있어 사진으로만 담아본다.
수도교에서 조금 걷다 보면 세고비아 카테드랄 성당이 나온다.
세고비아 성당 앞에는 커다란 우물이 있는 광장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성당을 바라본다.
대성당 중의 귀부인이란 이름답게 내부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조각상으로 가득하다.
날씨가 좋았다면 성당이 더 아름다웠을 텐데…
주차장을 향해 가며 다시 한번 우중충한 날씨를 탓해본다.
마드리드로 돌아가기 위해 차를 타고 나가다 보면 세고비아의 알카사르가 나온다. 세고비아 알카사르는 에스파냐(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도 불린다. 그 별명에 걸맞게 디즈니의 백설공주에 나오는 성이 이 성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흐린 날씨지만 성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성이 가진 황색이 주변의 숲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 너머의 그 성은 아름다움과 안전함 모두를 갖춘 멋진 곳이었으리라.
마드리드를 가기 위해 산을 넘는 도중 가득하던 구름이 결국 눈을 흩뿌리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보는 눈이 반갑다. 눈과 안개를 지나 한참을 가니 저 멀리 불빛이 보인다. 마드리드가 눈앞이다.
마드리드가 가까워지니 숙소를 예약한다.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써보는데 남은 방이 없다?
혹시 몰라 눈앞에 보이는 호텔을 오가는데 여전히 방이 없다.
어머니가 마침 찾아두었던 한인민박에 연락을 해보니 다행히 4자리가 남아있다.
체크인하고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다 보니 오늘의 숙소난에 대해 이해가 됐다.
오늘은 2월 14일이었고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경기(엘 클라시코)가 있던 날이었다.
밸런타인데이와 엘 클라시코라니… 방이 없을 만하다.
다음에 올 때는 미리 알아보고 엘 클라시코까지 예약해야겠다.
스페인을 다시 찾을 이유를 하나 더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