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HOLA SPAIN
오렌지가 가득한 도시. 코르도바
by George Chung Jan 30. 2021
에어비엔비로 예약한 숙소는 그들이 말하는 4인실이라기에는 상상 이상으로 훌륭하다. 방이 4개에 주방, 거실 게다가 화장실이 2개다. 건물 내 주차장이 없다는 단점이 사소해진다. 워낙 옛 건물이라 그런 듯하다. 어머니와 동생을 내려다 주고 아버지랑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상쾌한 밤공기를 가르며 숙소로 돌아왔다.
시험 치고 면접까지 치르면서 너무 쉼 없이 달려온 탓인가 으슬으슬하다. 날씨 탓만은 아닌 모양이다. 결국 몸살에 걸려버렸다. 일단은 잠을 좀 자야겠다. 하몽과 와인도 거절하고 눈을 감는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직도 약간 몸살기가 남아있다. 오늘은 최대한 무리하지 않기로 한다.
집을 나서 메스키타 사원(코르도바 대모스크; 메스키타는 모스크의 스페인어이다.)으로 향한다.
스페인은 창문에 꽃을 걸어두는 곳이 많다. 덕분에 스페인의 골목은 향기롭고 아름다운 데가 많았다. 집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그들의 노력 덕에 스페인의 골목은 걷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넘친다.
조금 걷다 보니 저 멀리 메스키타의 종탑이 보인다.
메스키타는 바그다드의 사원에 뒤지기 싫어했던 아브드 알라흐만 1세의 염원이 담긴 곳이다. 내부는 웅장하며 반복된 문양이 가득하다. 독특한 곳이다.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공간이다.
메스키타 정문을 들어가면 오렌지 정원이 펼쳐진다. 이 정원은 자동으로 급수도 된단다. 와우.
다시 한번 스페인 사람들의 오렌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문양과 글씨가 가득 적힌 철문을 지나 메스키타 내부로 들어간다. 수많은 기둥이 나를 반긴다.
순간적으로 육체의 고통 따위 잊게 만들 정도로 숨 막히는 아름다움이다. 묘하게 얼룩말이 생각난다.
그 후로 메스키타만 생각하면 얼룩말이 연상된다.
페르난도가 코르도바를 점령했을 때 메스키타의 일부를 허물었다. 이후 카를로스 5세 때 사원 중앙에 르네상스 양식의 예배당을 무리하게 지어버리는 바람에 이슬람과 가톨릭이 공존하는 묘한 장소를 만들어내었다.
내부의 묘한 공존은 조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종교의 배타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세상 모든 종교가 서로를 인정하고 화합하는 세상이 오기를 빌어본다.
메스키타에서 본 조화의 아름다움이 모든 종교에도 함께하기를…
코르도바 로마교로 향한다.
이 지역의 오렌지 사랑은 특별한듯하다. 가로수조차 오렌지 나무다. 사랑을 받고 커서인가 오렌지가 상당히 달다. 가격도 사랑스럽다. 만원도 안 하는 가격으로 박스째 즐길 수 있다. 만약 2월에 간다면 꼭 오렌지를 먹어보자. 우리는 차 트렁크에 오렌지 2박스씩 넣어놓고 다녔는데 순식간에 트렁크가 가벼워졌다.
짜 먹고, 갈아먹고, 그냥 먹고, 하몽이랑 먹고.
단, 가로수에 열린 오렌지는 먹지 말자. 관상용이라 먹을 수 없는 오렌지니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하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했던가. 2000년의 역사를 넘어 여전히 튼튼하고 멋지게 로마의 위상을 보여준다. 아래로 흘러가는 강처럼 도도히 지나가는 역사를 목격했을 그 다리에 경의를 표한다.
스페인의 도시에 왔으니 알카사르를 빼먹을 수 없다. 알카사르는 스페인어로 성이다.
코르도바의 알카사르는 그리 크지 않지만 도시를 조망할 수 있어 가볼만한 곳이다.
이번 코르도바는 몸상태가 안 좋아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이제 세비야로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