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로비의 첫 느낌처럼 침대도 환상적이다.
편안한 침대에서의 기상은 하루의 시작을 상쾌하게 맞이할 수 있게 해 준다. 오늘 하루는 매우 활기찰 것 같다.
아직은 이른 새벽. 저 멀리 불그스름한 구름이 떠다닌다. 자동적으로 카메라에 손이 간다.
호텔을 나와 공터로 걸어가니 온 세상이 타오르는 듯하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하늘 덕분이겠지 라는 생각이 스쳐간다.
조식이 참 달게 느껴진다.
오늘 일정은 톨레도 시내를 구경한 뒤 라만차의 풍차를 보고 코르도바로 이동할 예정이다.
톨레도는 작은 도시로 걸어 다녀도 금방 둘러볼 수 있다. 오르막길과 골목으로 이루어진 이 작은 도시는 곳곳에 매력이 흘러넘친다. 우리는 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걸어 다니기로 한다.
호텔에서 나오는 길. 좋은 아침을 선사해준 파라도르 앞에서 한 장! 어제는 해가 지고 오다 보니 외관을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다. 갈색의 벽과 지붕이 푸르른 하늘과 잘 어울린다.
나무 길을 한참 지나가자 파라도르 출구가 나온다.
파라도르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길은 톨레도 전체를 보기 좋은 전망대가 많다. 굳이 파라도르에서 묵지 않더라도 야경이나 도시를 조망을 하기 위해 올라가 보는 것도 좋다.
도시의 입구를 들어가면 조그만 지도를 동판에 새겨놨다.
동판에 새겨진 지도는 대략적인 풍경을 예상해볼 수 있게 한다. 구글 지도나 봐야지.
돌아다니다 보니 돈키호테 동상도 있다. 잠시 후에 만나러 갈게요.
골목골목을 지나며 고풍스럽기도 하고 아기자기하기도 한 건물들을 지나 한참을 올라가면 톨레도 대성당이 나온다.
성당 앞에는 한 남자가 멋들어지게 첼로를 켜고 있다. 음색이 너무 좋아 멍하니 서서 20분은 지켜봤던 것 같다. 팁을 주고 파사드로 돌아오니 부모님이 어디 갔다 왔냐 신다. 동영상을 보여드렸다.
나에게는 버킷리스트가 하나 있다. 바이올린을 켜며 유럽여행을 하는 것이다. 언제쯤 이룰 수 있을까.
멀리서 들려오는 첼로 소리를 들으며 성당의 파사드를 바라본다.
정교한 조각으로 가득한 파사드는 그 자체로 예술품이다. 입구를 들어가니 내부는 화려함에 눈을 둘 곳을 모르겠다.
톨레도 대성당은 현재 에스파냐 가톨릭의 총본산이다. 본당 우측의 보물실에 있는 성체 현시대는 전체가 금과 은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황금의 성서도 있다.
천장의 채광창 내부도 화려한 조각이 가득하다. 특히 천사상들이 많은데 마치 천국에서 내려다보는듯하다. 심지어 주광인 탓에 성스러움마저 느껴졌다. 저 창을 통과하면 천국에 닿을 수 있을까?
천국에 닿기를 원하는 설계자의 바람이 세월을 지나 타국의 여행자인 나에게까지 전달된다.
내부의 아름다운 장식들은 당시 스페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한편으로 화려함 이면의 모습을 떠올리며 씁쓸함이 스쳐간다.
성당 내 회랑을 거닐다 보면 뒷문을 통해 나올 수 있다.
대성당에서 나온 뒤 산토 도매 성당으로 걸어간다.
성당으로 향하는 길에 시장을 지나가게 된다. 길 중간에 십자가가 서있다. 마치 어디서든 예수님이 지켜보며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라는걸 표현한 듯하다.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꽤나 괜찮은 가방을 건졌다.
이제 톨레도를 떠날 시간이다.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도 샀으니 라만차 지역으로 가려한다.
라만차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곳이다. 로시난테를 타고 산초와 모험을 떠나던 그곳으로 출발한다.
라만차 지역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아랑훼즈란 곳을 지난다. 그렇다.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의 그 아랑훼즈다! 실제로 로드리고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협주곡을 들으며 도시를 돌아본다.
여름궁전은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다. 공원이라 하지만 사실 숲에 가깝다. 싱그러운 바람으로 가득한 공원이다. 만약 지나게 된다면 한 번 들어가 보자.
아랑훼즈를 나와 조금만 가다 보면 초원이 펼쳐진다.
저 멀리 풍차가 보인다! 돈키호테가 사투를 벌이고 있을 것만 같다.
풍차가 예쁜 콘 수에그라로 이동한다.
콘 수에그라에는 칼데리코언덕의 능선을 따라 풍차들이 늘어서 있다. 돈키호테의 말처럼 거인이 줄을 서있는 듯하다. 그 끝에는 콘 수에그라 성이 있다. 성에서는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묘하게 쓸쓸한 풍경이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캄포 데 크립타나로 향한다. 돈키호테가 뛰어다니던 그 도시이다. 언덕 위의 풍차로 가자! 아래를 내려보니 시원한 초원이 나를 반긴다. 모든 고민과 번민이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사라져 간다. 멀리 떨어지는 해에게 인사를 건넨다.
굿바이 라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