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라나다에서 출발하여 해안가를 따라 바르셀로나로 갈 예정이다. 자동차에서 하루 종일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으니 9시간이 걸린단다. 그래서 중간중간 거치는 도시에서 식사도 하고 관광도 하면서 가기로 한다.
산 사이로 나있는 고속도로를 한참을 달리니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다. 처음 도착한 도시의 이름은 알리칸테.
근처에 핑크 호수가 있는걸 미리 알았으면 가봤을 텐데 아쉽다.
알리칸테는 스페인의 휴양지로 할게 많은 도시는 아니다. 우리는 도심의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해안가를 산책하며 잠을 깨운다.
구름이 우중충한 게 스페인 같지가 않다. 산맥을 넘어올 때 비가 오던데 계속 이런 날씨일까 걱정이다.
아침밥도 먹고 산책도 했으니 다시 길을 떠난다. 점심은 발렌시아에서 먹기로 한다.
제일 먼저 비르헨 광장으로 향한다. 여전히 구름이 껴있다.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지는 게 얼른 실내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배가 고파진다. 시간을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시장을 가기 위해 주변 공용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시장으로 걸어가는 길이다. 한 가게 앞에 선인장이 있다. 귀여워서 한 장.
중앙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건물로 되어있다. 큰 문을 통해 들어가니 광장이 나타난다. 커다란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덕분인지 등 없이도 환하다. 안에는 수많은 식재료들이 널려있다. 가장 먼저 시장을 왔으니 오렌지를 구입한다. 돌아다니다 보면 스페인 답게 하몽과 쵸리소가 많다. 대부분 시식을 할 수 있다. 맛을 보다가 결국 우리도 하몽 하나 구입한다. 한입만 먹어도 살 수밖에 없는 맛이다.
시장을 나오니 구름이 걷히고 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장 근처에서 빠에야를 먹었다. 가게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매우 만족하고 왔다.
빠에야는 팬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볶은 후 물을 넣어 끓이다가 쌀을 넣어 익힌 일종의 볶음밥이다. 특징으로는 사프란이 들어가 노란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스페인의 식당에서 빠에야를 시키면 한국에서 시킨 것과는 다르게 엄청 큰 팬에 잘 요리된 채로 나온다. 종종 오징어 먹물을 사용해 검은 빠에야도 있는데 먹물 특유의 비릿함이 일품이다. 꼭 먹어보도록 하자.
신선한 재료, 양, 맛 어느 하나 아쉬운 게 없다. 남을 경우 종업원에게 한마디만 하자.
¿Me da para llevar, por favor?(메 다 빠라 예바르, 뽀르 파보르?)
기꺼이 남은 음식을 포장해 줄 것이다.
밥을 먹고 나오니 구름이 많이 걷힌 덕분에 파란 하늘이 보인다.
해안가로 이동하는 길에 엄청 멋진 건축물이 보인다. 과학 박물관인데 고래의 뼈를 형상화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스페인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한 작품으로 낮에도 멋지지반 밤에는 더 멋질 것 같다. 만약 근처를 지난다면 꼭 가보자.
발렌시아의 모래사장도 한번 밟아본다. 고운 모래가 발을 간지럽힌다. 날이 쌀랑해서인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이번 목적지는 타라고나로 바르셀로나 바로 밑에 있는 로마 유적지가 많은 관광지이다.
발렌시아에서 타라고나로 향하는 사이 저 멀리 노을이 진다. 귀여운 손톱 달도 고개를 내민다.
타라고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다. 오는 동안은 맑았는데 이곳에는 비가 내렸나 보다. 바닥도 젖어있고 사람들도 우산을 들고 다닌다.
지중해 발코니라 불리는 타라고나는 바닷바람이 시원하다.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관광을 시작한다. 텅스텐 등이 살짝 젖은 바닥을 반짝이게 만들어준다. 은은히 빛나는 로마 유적은 조금 일찍 못 왔음에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지중해 발코니 근처에는 로마 원형경기장이 있다. 비 오는 로마 유적에서 로망에 젖어본다.
비 온 람블라 노바 거리는 낭만이 가득하다. 열어있는 음식점은 없지만 여기저기 기념품점이 열려있어 들어가 구경을 해본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바르셀로나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