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좁혀온다.
미세한 수축이겠지만, 공기가 들어서는 길목이 서서히 닫혀감을 정확히 감각한다. 깨달음은 늘 이렇게 오는 듯 하다. 갑자기가 아니라 서서히. 아가미에 물이 차오르는 걸 감각하듯이.
질식 속에 지난 날의 도피가 팽창한다. 팽창감이 조인다. 누적됨을 지우고 싶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깨달음은 밉다. 아스팔트로 매끄럽게 덮고 싶은 마음과 비포장도로의 울퉁불퉁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부딪힌다.
거부감이 들어찰 때 가와바타의 인물들이 유독 떠오른다. 욕망과 체념 사이 현실과 환상의 범주에서 미동도 없이 서 있는 것들을.-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갔을 때 그들이 눈의 나라에 도착했겠지만 정말 눈의 나라인지 깨어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확신할 수 없음 자체가 존재의 방식일까. 마찬가지로 나도 그런 것 같다. 자라고 있는 건지 무너지고 있는 건지, 환상 속에 머물고 있는 건지 각성하고 있는 건지. 선택하지 않음이 나를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한다.
호흡이 멈추지 않는 한 밤은 계속해서 깊어질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