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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프레쉬 Mar 04. 2021

고객이 아닌 설계자이자 플레이어인 레퍼런서 멤버들

기록의 의미와 힘을 믿기에

창고살롱 시즌 1을 마무리하며


새내기 창업가로 숨 가쁘게 넉 달을 지냈다. 언제나처럼 시간은 광속으로 흘러 창고살롱 첫 멤버십, 시즌 1을 마무리하며 창고살롱 키워드로 각인된 #기록을 나도 꼭 실천해보고 싶었다.


작년 10월, 책 <롤모델보다 레퍼런스>를 출간함과 동시에 퇴사를 하고, 창고살롱 시즌 1 서비스 기획을 시작했다. 내 인생 두 번째 퇴사는 그렇게 단 며칠간의 휴가도 없이, 곧바로 창업으로 이어졌다.

창고살롱 프리시즌을 함께했던 동료, 살롱지기 현진 님이 이미 몇 달 전 나보다 먼저 퇴사를 해서 기다리고 있기도 했고  2020년이 가기 전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던 창고살롱 프리시즌에 함께 해 주었던 멤버분들에게 약속했던 시즌 1을 선보이고 싶은 욕심에 마음이 급해서이기도 했다.

  

사업자를 내고, 제일 먼저 정성을 들인 건 ‘브랜딩'이었다. 전직 브랜드 마케터로서의 역량과 감각을 다시 한 번 잘 발휘해보고 싶은 마음에 설렘이 깃들었다. 무엇보다 회사 인간, 업무 담당자로서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담은 내 생각과 아이디어를 구체화 한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 짜릿하고 재미있었다.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동료를 만나 ‘우리'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마음이 동력이 됐다. 깐느 수상 경력 같은 화려한 스펙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 그룹도, 밀리언 단위를 한참 웃도는 현실감 없는 매체 예산도 전무했지만 우리 메시지는 창고살롱 시즌 1을 함께한 레퍼런서 멤버 한 분 한 분에게 모두 진심으로 가 닿았다.


@창고살롱, 살롱지기 혜영

창고살롱 브랜드 스토리는 아래 참고

https://www.notion.so/52e6dce3c67f4a2bb579939a73046022


더 많고 다양한 여성들, 일과 삶을 잘 가꾸어 가며 자신만의 새로운 커리어 여정을 그려가는 다채로운 레퍼런스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창고살롱을 정의했다. 이력서에 서술되는 스펙이나 경력 말고, 각자의 고유한 저마다의 스토리가 서로에게 레퍼런스가 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 ‘나의 서사가 (서로에게) 레퍼런스가 되는 곳'이라는 태그라인(tagline)에 공감해서 시즌 1 멤버로 가입하게 되었다는 창고살롱 레퍼런서의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 창고살롱에 멤버로 조인한 분들을 한 분 한 분 '레퍼런서'로 명명하고 귀 기울여 잘 듣고, 공감하다 보니 각자의 스토리가 가진 고유성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결하게 된 경험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귀한 배움이 되었다.


창고살롱의 주요 프로그램은 다음의 네 가지로 구성했다.  

스토리 살롱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깊이 있는 대화를 이끌어 내는 데에 영감과 아이디어를 주는 책과 영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구조화된 대화의 장   


레퍼런서(Reference+er) 살롱

뻔한 성공 방정식이나 정답 같은 롤모델 서사가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일과 삶의 여정을 만들어 가고 있는 다양한 레퍼런서들의 단단한 진심을 나누는 세션


살롱IN살롱  

취향과 스킬 업을 위한 선택지, 글쓰기, 노션, 그림책, 운동 중 선택  


스페셜 살롱  

시즌별 특정 주제 기획 세션으로 멤버가 아니더라도 창고살롱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


시즌 오픈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계획에 없던 ‘북 번개’, ‘미니 세미나’, ‘시작을 시작하는 스토리' 등의 소모임 살롱을 모두 포함하면, 3개월 시즌 1 멤버십 기간 동안 총 32번 살롱을 열었다. 모두 온택트로 밤에 각자의 장소에서 자유롭게~! 때로는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피곤함에 지쳐서, 어떨 땐 취침 시간이 늦어지는 아이 때문에 살롱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콘텐츠나 뉴스레터로 캐치업하며 슬랙 채널과 오픈채팅방 소통으로 위로를 주고받기도 했다.


@창고살롱 뉴스레터 1호

창고살롱 시즌 1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발행한 뉴스레터 1호에서 살롱지기 현진 님과의 1:1 대화 때 내가 한 말의 기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진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몰랐는데, 레퍼런서 멤버분들 덕분에 더없이 풍성한 레퍼토리와 일상에서 알기 어려웠던 각자의 고유한 스토리를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창고살롱 시즌 1의 마지막 살롱, 마무리 밋업 줌(zoom) 세션을 열었다. 레퍼런서 멤버가 서로를 호명하며  감사를 전하고 서로에게 레퍼런스가 되어 준 순간을 나누며 내내 훈훈하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 무대였다.


#코로나블루의위로 #질문 #회고 #솔직함 #안정감 #산후및육아우울극복 #건강함 #균형 #정서적연대 #두려움없는조직 #괜찮구나 #사업아이템무궁무진 #새로운시도 #나다움 #다양한스토리
#멋진레퍼런서


내가 누군가에게 조건 없이 받았던 지지와 환대, Nobody였던 나의 펼쳐지지 않은 가능성에 기회를 주었던 진저티프로젝트에서의 그 경험이 너무 귀해서 용기 낼 수 있었던 일, W Plant 창업.


심플하게 명함 한 장으로 잘 설명되는 커리어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지속 가능하게 일 하는 다양한 레퍼런서를 더 많이 만나고, 서로의 스토리를 통해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커뮤니티, 창고살롱.




시즌 1 창고살롱 커뮤니티 멤버십 서비스를 마무리하며 기존 스타트업 브랜드의 성공 방정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창고살롱만의 전략(이라 쓰고 ‘진심'이라 읽는다)을 네 가지로 정리해 본다.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나누고, 살롱지기들의 ‘솔직한’ 모습(매끈한 완벽함보다 서툴고 미숙하지만 진심인 마음)을 오픈함  

서비스의 완성도가 조금 아쉽고, 때로 실수가 있더라도 컴플레인은커녕, 오히려 ‘수고했다’, ‘괜찮다’며 격려해주는 고객들이 낯설고 또 한없이 감사했다.


거의 매 세션마다 다소 긴 줄글의 피드백을 요청드리지만 대화하는 마음으로 타입 폼을 설계함  

채팅창이나 슬랙 채널 공개 질문에 댓글 반응보다 1:1 느낌의 서베이 응답 내용은 그 퀄리티가 감동 그 자체였고 (시즌 1 서비스 경험에 대한 평균 서베이 평균 응답 시간은 46분!)


스토리 살롱 2시간을 위한 살롱지기의 기획, 대화의 시간은 상상을 초월함(끝장 토론)  

여러 레퍼런서 멤버들의 다양한 의견에 공감하고 또 반응할 수 있는 충분한 맥락 이해와 인사이트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다.  


완벽한 기획보다 여지가 엿보이는 안전하고 느슨한 테두리   

레퍼런서 멤버분들과 함께 만들어 완성 해가는 서비스.
완벽하게 잘 구성, 기획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즐기기 위한 고객의 입장이 아닌,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하는 설계자이자 플레이어인 레퍼런서 멤버들과 함께 한 시간이 무척 행복했다.



시즌 2 기획은 다능인이자 툴(tool) 덕후 레퍼런서 인성 님의 살롱지기 합류로 한 달 전부터 더욱 촘촘하게 기획 중이다. 지속 가능하게 일 하고 싶은 살롱지기들의 건강한(?) 자각과, 좀 더 완성도를 높여보겠다는 완벽주의 욕망 사이에 갈등하다 시즌 2 서비스 론칭 일정을 2주 미루기로 결정했다.

(창고살롱 뉴스레터 7호 살롱지기 인성의 intro 글 참고)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9VCT3VPe3Jv5cTqg2raYFajzomuCbA==


어떤 칼라와 향기를 지닌 레퍼런서 멤버분들을 만날지 벌써부터 무척 기대가 된다. 우리의 두 번째 시즌은 어떤 스토리로 가득 채워져 갈까?


by 창고살롱지기 혜영 (W Plant 공동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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