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9 일요일, 일곱 번째 인터뷰
올해의 버킷리스트였던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아주 오랜만에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주도 여행의 여운이 남아서 그런지 몰라도 나도 모르게 백패커의 컨셉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가게 되었다. "혼자옵서예~", 제주도의 사투리까지 쓰진 못했지만,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될 소연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 소개해 드릴 소연님은 지난번 인터뷰자와 마찬가지로 다이어트 어플인 다노에서 인터뷰를 신청해주신 분이다. '실패'의 키워드로 요청했던 인터뷰, 어떻게 인터뷰를 신청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실패라는 글 보고 일단 신청했고요! 인터뷰하기 되게 치열할 것 같았는데 이렇게 하게 되었네요! 전 여대라서 그런지 몰라도 주변에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아요! 저도 그랬지만 다이어트를 하다가 요요를 경험하고, 잘 유지하다가도 실패하는 친구들을 많이 봐왔어요! 지금도 다이어트를 하고 있고 평생 가져갈 숙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냥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얘기할게 많겠다 싶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이후 그녀의 다이어트 스토리에 귀를 기울였고, 중간중간 기가 막힌 비유들과 공감 가는 이야기에 가슴 벅찬 순간들까지. 2시간 30분 동안 함께했던 그녀의 스토리와 그녀의 다이어트 인사이트를 전하고자 한다. '보통 여자의 다이어트'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이어트 시즌'이라는 말도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하나의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경우가 많다. 보통 속살을 드러내야 하는 여름을 앞두고 연례행사를 치르지만 그녀의 시기는 조금 다르다. 긴 옷을 입어야 하는 가을이 시작될 때 그녀의 연례행사가 시작된다. 속살? No! 긴 옷, 사실 그녀의 진짜 살.ㅠ 긴 옷을 입었을 때 진짜 살이 답답함과 불편함을 전해주었다. 남달랐다. 그녀...
첫 순간이 남달랐던 그녀,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그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성장기 하루에 5끼씩 먹었던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컸다. 171cm. 중고등학교 시절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야식을 즐기기 전까지 그녀는 171cm 50키로대의 체중을 유지했다. (참고로 그녀는 살이 안 찌는 체질인 줄 알았다고 함)
'먹는 만큼 찐다', '움직이지 않는 만큼 찐다'는 말은 사실인가?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 10kg 이상이 불어났다. 그렇게 찌고 나서 움직임도 없다 보니 그렇게 그녀의 체질이 되어버렸다. 이후 단기적으로 빼기도 하면서 해마다 2~3개월 정도씩 다이어트를 진행했다.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 그녀, 맛있는 거 먹을 땐 그냥 먹고, 뺄 땐 조금 빼자는 마음이었다! 체중을 감량한 적도 있지만, 워낙 과체중으로 불어났던 그녀인지라 체중을 감량해도 몸이 이뻐 보이고 그러진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70kg이 넘는 체중으로 대학교를 입학하게 되었고 이후 여대 생활과 학교 앞의 맛있는 것들로 인해 체중이 80대로 넘어갔다. (대학교 입학해서 수영으로 7kg을 감량하기도 했지만, 다시 7kg이 찌고 이후 4kg이 더 불어난 것) 이제서야 심각함을 깨달은 그녀. 이제 연례행사처럼 진행했던 다이어트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순간이 오지 않았나 싶다.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이다. 이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근데 생각보다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운동할 시간을 내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한 가지 원칙을 정했다. 저녁 6시 이후로는 먹지 않겠다. 하지만 3끼는 꼬박 챙겨 먹겠다. 그렇게 3개월(4월쯤~7월쯤) 정도 꾸준히 지켜나갔다. 한 달 1kg 정도씩 해서 4kg이 감량되었다. 추가로 4kg이 증가하기 전 체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약간의 가벼움을 느꼈다. 운동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땐 그 방법이 그녀에겐 최선의 방법이었다.
방학이다. 이제 본 게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녀는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한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본 게임은 처음 일주일-열심히 진행한 7주-유지기로 구성되어 있다.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 그녀의 체중은 대략 78~79kg이다. 총 몇 kg을 감량했는지, 체중과 별개로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PART 1: 일주일
"이젠 운동을 해보자! 그렇지만 난 잘 질리는 스타일이니깐 헬스, 에어로빅, 수영 이런 것들 해봐야 분명 오래 안 할 거야! 내가 오래 걷는 건 자신 있으니깐 걷는 걸 추가하고 식사량을 조금 줄여보자!"
그녀는 3끼는 꼭 챙겨 먹되 식사량을 조금 줄였다. 밥 그릇을 작은 그릇으로 바꿔서 밥 양을 줄이고 밀가루를 안 먹어 봤다. 그리고 매일 아파트 단지 6~7바퀴! 총 7km 정도를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그렇게 꾸준히 1주일을 했다. 몸이 가벼워지고 허리 아픈 게 조금 사라지긴 했다. 근데 체중 변화가 없었다... 빡침! 그녀 좌절을 맛보았다ㅠ
#PART 2: 정신 차려라! 배부른 소리할래?
"그만 둘까?" 이런 생각이 들던 찰나에 내 곁엔 좋은 친구와 좋은 동생들이 있었다!
♥마른 체형의 좋은 동생들: 고작 1주일 해놓고 빠질 걸 기대했나? 정신 차려 누나!
웬만하면 상처를 안 받는 그녀, 그 말이 상처가 될 줄이야...
♥독설 작렬 좋은 친구: 1주일 했는데 많이 빠지길 기대하는 것도 배가 부른 거고!! 한 달만 해보고 안되면 먹고 싶은 거 먹어라!!!
보통 친구들은 내가 살 뺀다고 하면 이런 반응을 보인다. "뭘 빼~ 보기 좋은데"
아무리 친해도 외모에 대해선 언급하는 것은 민감하기 때문에 이런 말들을 한다고 한다. 속마음은 모른다...
아무튼, 독설을 잘하는 친구와 마른 동생들 덕택에 한 달의 데드라인을 정하고 다시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PART 3: 한 달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친구와 동생의 충고를 듣고 1주일을 똑같이 진행했다! 그리고 주말에 등산을 추가했다. 30일 동안 아파트 단지를 걸을 생각하니 벌써 질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2주가 지나니 체중이 2kg 감소하고 몸의 변화도 조금씩 더 보이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변화들을 계속적으로 인지하고 진행하다 보니 시간은 한 달이 훌쩍 넘어 8주가 지났다. 그녀는 8주간 총 9kg을 감량했다. 그보다 더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그 변화와 그녀가 8주간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아래 살짝 끄적여 본다.
▶Action 1: 식이조절
8주 동안 진행했던 식이조절은 특별한 것이 없다. 3끼는 무조건 챙겨 먹었고 밥 양을 줄였다. 그리고 밀가루를 안 먹어 봤다. 점심엔 시리얼에 블루베리를 섞어서 먹었다. 현미밥을 먹은 것도 아니고 딱히 단탄지를 따져서 챙겨 먹지도 않았다. 서로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인데 소연 씨가 처음 했던 방법은 다이어트를 위해 계속 새로운 방법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안 좋은 것들을 제거하는 방법이었다.
▶Action 2: 운동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시기엔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지 않았다. 걸었다. 매일 일정 거리를 걸었다(7km 정도). 그리고 지루함을 떨치기 위해 주말에 등산을 추가했다. 2주차부터 등산을 1회씩 추가했고, 식사 후엔 틈새 운동을 진행했다. 아는 운동이 없으니 그냥 스쿼트와 복근 운동을 틈새 운동으로 진행했다. 솔직히 말하면 틈새 운동 한 번 진행할 때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변화 1:내 몸의 변화
첫 번째 변화는 체중감량과 동시에 찾아온 몸의 변화다.
-소시지같이 토실토실했던 손과 발이 달라졌다. 손과 발에 있는 살도 빠진 것이다.
-피부 변화, 턱 주변에 자주 나타났던 트러블이 사라지고 피부가 좋아졌다. 소연님을 처음 본 순간 피부를 보고 건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옷 사이즈 변화, 같은 옷을 착용해보면서 꾸준히 체크했다. 나의 사이즈와 착용감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4주차부터 군살이 줄어들고 다리가 슬림해지기 시작했다.
▶변화 2: 식습관의 변화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식습관의 변화이다. 식이를 하는 동안 매일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중간중간 과식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먹는 습관을 바꾸다 보니 그 습관은 조금씩 그녀의 것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익숙해지는 과정이었는데 4주차가 지나니 밀가루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예전에는 공감할 수 없었던 친구의 말에 공감이 갔다.
"친구: 나 많이 먹고 나면 그 배부른 기분이 짜증 나!!!!!
그녀: 왜? 배부른 기분이 짜증 나? 먹고 나면 기분이 좋지. 배도 부르고 잠도 잘 오는데!"
이런 반응을 보였던 그녀, 이전엔 포만감을 즐겼다면 지금은 몸의 가벼움을 즐기고 있다. 몸이 가볍다는 느낌이 지속될 때 잘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고 한다.
▶변화 3:주변의 시선 그리고 약간의 배신감
7월 21일 이후 8주가 지나니 개강 시점이 되었다. 친구들이 놀랐다. 선배들도 놀랐고 후배들도 놀랐다. 심지어 교수님까지 놀랐다. 도대체 방학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살이 많이 빠지고 예뻐졌느냐는 것이다. 스스로 변화를 느끼고 있었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희열을 가져다주었다. 동시에 약간의 배신감도 느꼈다.
"소연님 왈: 아니, 내가 얼마나 쪘었길래 이 난리들인가? 그 전에 나한테 말은 안 했지만 내가 어느 정도 체격이 있고 뚱뚱하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말은 안 했구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근데 그거 상관없이 기분이 너무 좋았답니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말들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동기부여의 요소가 되기도 했다.
▶변화 4: 마인드 변화
-욕심: 여러 방면으로 욕심이 사라졌다. 음식에 대한 욕심, 빠른 결과를 원하는 욕심이 사라졌다. 다이어트가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 중엔 욕심이 자라 잡고 있다. 음식에 대한 욕심은 당연하거니와 빠른 결과를 원하는 욕심 때문에!
"소연님 왈: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들어요! 1주일 동안 만약 운동도 제대로 안 하고 식이도 적당히만 하고 조절하지 않았는데 원하는 결과를 바라는 거 자체가 제가 욕심인 것 같았어요! 하다가 힘들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고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텐데 내가 원하는 만큼 행동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그 성취감이 되게 뿌듯하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원하는 만큼 해야 결과와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 입바른 소리. 하지만 소연님은 이 문장을 글로써 이해하는 게 아니라 경험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싸이클: 모든 것들이 싸이클이라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내가 1주 단위로 실행하는 것도 하나의 사이클,
과식을 가끔 하는 것도 싸이클,
실패했다는 마음이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것도 싸이클,
다이어트를 하면서 실행하고 찾아오는 모든 것들이 싸이클,
"소연님 왈: 솔직히 폭식할 때도 있었고, 과식할 때도 있었어요! 이후엔 후회하고 짜증 나고! 나중에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가 되는 거예요ㅠ 사실 지금도 스트레스는 받죠! 그러니깐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내가 이런 생각을 계속한다는 게! 그리곤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어차피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밥 먹고 자고 이런 게 반복되는 거니깐 이런 모든 것들이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자!"
앞에서 언급한 것 대부분이 싸이클이긴 하다. 좋은 싸이클도 있고 나쁜 싸이클도 있다. 다행히 소연님은 좋은 싸이클은 지켜나가려고 하되 나쁜 싸이클에 대해선 빈도수를 줄여나가거나 방어하려고 하고 있다. 하나의 예시로 이전에 과식할 때에는 "아 됐어! 살찌든 말든 더 먹을래! 먹고 잘래" 이런 말을 했다면, 지금은 먹고 나서 후회는 안 하고 먹은 만큼 운동을 해준다. 이 속의 중요한 키포인트는 '운동'도 포함되어 있다. 먹은 것에 대한 하나의 보호장치로 생각된다.
#PART 4: 유지기
주변의 시선에 자극을 받은 그녀,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 증폭되었다. 되게 기분이 좋았다.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기분, 물만 마셔도 행복한 기분이었다. 이전보다 끼니가 조금 줄었는데 그게 화근이었던가. 학교 계단을 내려오던 그녀 힘이 없어 발목을 다쳤다. 깁스를 해야 한다는 말에 가슴이 무너졌다. 열심히 하려고 했던 마음이었는데 이런 날벼락이... 예민하다. 울기도 했다. 마치 모든 안 좋은 시나리오가 나한테만 발생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깁스 후 한 달이 지났다. 한 달 동안 운동은 못 하니깐 식습관이라도 지키려고 노력했다. 이전만 하진 못했다. 예민함에 지배를 당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멈출 순 없다. 포기할 순 없다. 하체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상체 운동이라도 하자! 그렇게 한 달은 상체 운동을 진행했다. 약간의 안도감이 생겼다. 그렇게 한 달이 더 지나고 깁스를 풀었다.
깁스를 풀고 나니 바쁜 시즌이었다. 해야 할 것도 많았기 때문에 유지 기를 가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식이 조절을 하면서 운동 횟수를 줄였다. 1주일에 2~3회 운동했고 그 속에 등산은 포함되어 있었다. 10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유지기를 가지게 되었다. 식이 조절을 위해 노력했고 틈새 운동도 해주었다. 체중은 총 2kg 정도 증가했다. 무엇보다 이전보다 몸의 탄력과 라인들은 조금 사라졌다. 이전 같았으면 유지를 못 했을 텐데 신기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번 인터뷰 때도 나왔던 이야기이다. 보통 점진적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려고 할 때는 '제거'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단탄지를 잘 챙겨 먹는다든지,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한다든지, 이런 방법들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안 좋았던 나의 습관을 제거하는 것이다. 소연님의 경우 밥 양을 조금 줄였고, 밀가루를 먹지 않아보기로 했다. 처음 3개월 동안은 그렇게 진행했다. 추가로 자기와의 원칙(6시 이후에 먹지 않기, 단 3끼는 꼬박 챙겨 먹기)은 지켜나가려고 했다. 운동은 시간 내기가 힘들어서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게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한다. 그 시기엔 몰랐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알 수 있었던 중요한 포인트였다. '제거'
'제거=완전히 없애버림'이 아니라
'제거=평소 안 좋았던 습관을 줄여가는 것'
'최소한의 추가=몸의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추가하는 것(평소보다 많이 걷기, 계단 이용하기, 틈새 운동 등)+물 마시기 정도
'제거와 최소한의 추가가 다이어트를 처음 시작할 때와 바쁜 시기에 다이어트를 실행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쁜 시기에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식습관에서 '제거'를 실험해본다면 약간의 체중감소, 몸의 가벼움, 약간의 사이즈 감소를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맛있는 음식 앞에서 과식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 맛있는 걸 지금 아니면 또 언제 먹겠어라는 마음이었다. 근데 갑자기 가벼움을 느껴보고 유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약간의 포만감만 느끼는 식사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고 지금 실험을 하고 있다. 가끔 과식을 하지만, 2주 정도 지나니 조금 적응이 되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심하게 배부른 기분이 짜증 나는 것이다.
인터뷰 도중 기가 막힌 비유를 들었다. 등산하는 과정이 다이어트의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어요!_by 소연님
본경기 1주차에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변화가 없었다. 체중은 당연히 줄어들지도 않고! 앞서 언급한 좋은 동생들과 좋은 친구 덕에 다시 마음을 다지고 시작했고 2주차에 등산을 추가했다. 등산초짜 소연님, 부모님과 북한산을 정복하러 갔다.
"소연님 왈: 당찬 마음으로 30분을 열심히 올라갔어요. 힘들었어요. 반면에 부모님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었어요!. 다시 30분 올라가다가 쉬고 싶고 그런 거예요! 갑자기 그게 싫어지는 거예요! 고작 30분 올라 가놓고 포기하고 싶고 그러니깐! 그리고 다시 부모님 따라 올라가니깐 헥헥~ 거리는거 있잖아요! 또 올라가는 사람들 제쳐서 올가는 기분이 묘하게 좋더라구요! 아~ 내가 저 사람들도 힘든데 같이 나도 힘듦을 견뎌내고 열심히 올라가고 있구나! 그러고 나서 약간 목표치에 도달하니깐, 아~ 이 맛에 등산하는 거구나! 다음에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근데 그게 신기한 게 다이어트할 때의 제 과정이었던 거예요!"
인터뷰가 끝나고 등산을 한 번 생각해봤다. 내가 오르고 싶은 산 정상이 있다. 그리고 그 정상을 올라가는 길은 오르막도 있고 평지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쉬는 곳도 있다. 정상에 올라가는 과정은 이 모든 것들을 지나친다
소연님에겐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열심히 실행하다가도 힘들기도 하고 과식을 하기도 하고, 쉼 데이처럼 치팅데이를 주기도 하고! 이 모든 게 과정일 수 있다는 것을!
추가로 이런 말도 남겼다. 하다가 실패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할 텐데 내가 원하는 만큼 했을 때 그 성취감이 되게 뿌듯하다고. 하지도 않고 결과를 바라는 건 내가 욕심쟁이라고.
여러 다이어터를 인터뷰해 본 결과 캐치할 수 있었던 공통점이다. 몸무게가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다. 근데 몸무게에 집착하지 않는다. 몸무게에 모든 중점을 두지 않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실행에 대한 결과들을 기대한다. 몸무게, 허리둘레, 실제 몸의 변화 등과 같이 다이어트 성과지표들에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무게에 가장 중점을 많이 두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요동치는 몸무게에, 변화가 미미한 몸무게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안 빠졌네", "별로 먹지도 않았는데 몸무게가 증가했네" 뭐 이런 식이다.
만약 몸무게에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 무게 중심을 다른 쪽으로 돌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다이어트 성과지표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개가 있는데 몇 가지 끄적여 본다(그녀들의 생각과 필자의 생각)
#다이어트 성과지표
1. 결과지표
▶체중
▶허리둘레
▶눈으로 보이는 사이즈 변화
▶운동 후 변화한 탄탄함과 라인들
▶몸의 가벼움
2. 행동지표
▶식습관의 변화
▶1주 음주 횟수
▶1주 운동 횟수
▶하루 물 섭취량
3. 감정지표
▶먹는 것에 대해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자존감
▶자신감(할 수 있다는)
이 정도로 끄적여 봤는데 너무나도 많다. 본인이 어떤 것들을 지표로 삼을지는 선택사항이고 무의식적으로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전에 인터뷰했던 많은 분들을 포함해 소연님은 이와 같은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들을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체크하고 있었다. 소연님은 몸무게 보다는 샤워 후 전신 사진을 찍었고, 같은 옷을 매일 같이 입어보면서 사이즈 변화를 확인했고, 운동을 하면서 탄탄함과 라인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아지고 소화할 수 있는 운동이 많아지는 것 또한 하나의 지표가 되었다. 무엇보다 멘탈이 많이 좋아졌다. 멘탈 갑은 아니지만 멘탈 갑과 멘탈을 사이에서 썸을 타는 중이다. 대화를 나누면서 멘탈 갑과 조금 더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몸무게는 신경 쓰이는 부분 중에 하나라고 했다. 인정!
유지기도 누적이 될수록 몸의 상태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체중, 몸의 탄력, 라인, 가벼움과 무거움. 2월까지 유지기를 마치고 올해 3월 재점화에 들어갔다. 몸의 변화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다시 스퍼트를 올리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습관이었다. 이 때까지 잘 만들어 왔고 유지하고 있었던 좋은 습관들이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외적 동기부여도 있었다. 개강을 하고 학교를 갔는데 친구들이 또 살이 빠졌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사실 유지했고 살이 조금 쪘는데... 그냥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도 보여주자는 생각도 동시에 드는 시기였다. 그렇게 3월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마음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
#이미 익숙해진 방법들, 변화가 필요해
시작은 이전에 했던 방법과 똑같이 진행했다.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방법에 몸이 적응해버렸다. 더 좋은 결과를 위해선 변화가 필요했다. 3월부터 지금까지 소연님은 어떤 변화와 어떤 결과들을 가져가고 있을까?
▶운동 변화: 헬스장에 가다
탄력 있게 빼보고 싶었다. 헬스장에 가보기로 했다. 근데 가봐야 아는 운동도 없고 러닝머신만 하고 스트레칭 하고 몇 가지 기구들 순회만 하고 올게 뻔했다. PT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주일에 2회 정도 PT를 하고 나머지 날들에는 배운 운동을 바탕으로 혼자 훈련했다. 몸에 라인도 선명해지고 탄력도 생겼다. 체중은 많이 감량된 건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몸의 변화가 뚜렷했다. 같은 몸무게 다른 몸매의 핵심이 '운동'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수학의 정석, 하나의 챕터를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것처럼 운동의 단계와 강도도 올라가고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운동들이 많아졌다. 이젠 홈트레이닝도 가능해졌다. 몸의 변화와 함께 운동에 대한 흥미를 경험하고 있는 시기인데 이 부분(운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에 대해선 아래에 따로 정리하고자 한다.
▶식이 변화: 단탄지 한번 알아보자
트레이너 선생님께 요청해봤다. 식단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트레이너 선생님이 알려주는 식단은 정말 타이트하다고 했다. 양도 되게 많이 줄이고! 근데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했다. 식단을 급격하게 변화를 주면 빠지긴 빠지나 거기에 또 적응해버리면 또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꾸준히 진행하기 힘다는 말에 단탄지에 어떤 종류의 음식들이 들어가는지 가이드라인만 받고 내가 할 수 있는 식단과 방법으로 조정하고 시도하기로 했다. 3끼는 먹되 단탄지 골고루 섭취하기! 이제 단탄지를 알아가는 학습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경험 축적
그녀에게 경험 축적이라고 하면 마인드의 변화이다. 앞서 언급했던 사이클의 이야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거라 볼 수 있다. 슬럼프도 반복되고, 음식 앞에 무너지는 것도 반복되고, 후회도 반복되고! 이 모든 사이클들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대처하는 능력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음식 앞에 무너지는 사이클에 대해선 운동이 추가되었다. 걷거나, 메인 운동을 하거나, 틈새 운동을 하거나! 먹은 후 움직임이 추가된 것이다. 유지기 이전에는 모든 것들이 사이클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재점화하고 있는 지금은 대처하는 능력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있다. 핵심은 운동이다. 심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다이어터들의 공통점은 과식 후 2~3일이면 원상태로 복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바로 운동이다.
여기까지 소연님의 스토리이다. 그녀가 구체적으로 어떤 식단을 진행했고 어떤 운동을 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사실 인터뷰에서도 물어보지 않았다. 여기까지 설명했던 내용들이 아주 평범한 스토리로 들릴 수도 있다. 맞다. 하지만 소연님의 스토리는 지극히 보통 여자가 건강한 다이어트를 해나가면서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모든 보통 여자들이 똑같이 경험하진 않겠지만,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이미 이런 경험들을 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경험을 하기 전일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과정을 함께 밟아가는 시기일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많은 실패를 경험한 어느 보통 여자가 이런 경험을 멀지 않아하길 바라는 것이다.
헬스, 근력 운동! 이런 얘기 꺼내는 순간부터 "재미없어~"라고 단정 짓는 분들이 많다. 아니면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라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다. 공감한다. 필자도 그랬고 소연님도 그랬다. 그렇지만 벽을 두진 않았다. 해야 할 필요성은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운동에 비해서 흥미 요소를 바로 찾기는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냥 겉보기에는 전혀 재미있어 보이진 않는다. 그냥 힘들어만 보인다. 저렇게 힘들기가 싫다. (맞다 사실 힘들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력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근력 운동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소연님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사람마다 느끼는 흥미 포인트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흥미를 느끼는 부분들이 있다. 소연님이 흥미를 느꼈던 포인트들을 위주로 정리하고 이런 흥미를 나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운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
▶내가 할 수 있는 운동 종류가 많아졌다.
아주 보통의 경우 헬스장에 처음 가게 되면 러닝머신에 상주하고 이 기계 저 기계 순회를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남자들은 다른 남자들 하는 거 보고 대충 따라 하거나 운동 영상들보고 잘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여자들은 근력운동 종류도 잘 모르고 따라 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PT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근데 요즘엔 잘 찾아보면 여자들이 따라 할 수 있는 운동 영상들이 많다. 다노에만 상주해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소연님의 경우 PT를 했지만, 운동을 하나씩 하나씩 배우다 보니 헬스장에 가서 할 수 있는 운동들이 많아진 것이다. 헬스장에 가야 하는 Why는 알지만, What과 How를 몰라서 가기 싫어지는 경우들이 있다. 돈을 내서 PT를 하건 혼자 찾아서 배우건 내가 할 수 있는 운동 종류들이 많아진다는 건 흥미적인 요소로 다가갈 수 있다.
▶부위별로 운동한다는 것? 상상도 못했지만,
첫 번째 내용과 관련된 얘기이다. 여러 운동을 배우고 해보니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요일마다 부위별로 운동프로그램을 짜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엔 부위별로 나눠서 운동하는 게 공감 가지 않았지만 내가 하고 있다니 되게 신기하다. 신기함이 하나의 흥미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첫 번째 조건이 선행되어야 하긴 하지만!
▶단계를 밟아가는 흥미
단계를 밟아간다는 의미는 새로운 운동을 하나씩 배운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이전보다 나은 나를 의미하는 게 더 크다. 예를 들어 예전에 스쿼트 30개를 소화했다면 지금은 스쿼트 50개 소화하는 것이다. 또 아령 1KG으로 운동을 했다면 지금은 익숙해져서 2KG을 하는 것이다. 이는 근력운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타를 배우는 상황이면 코드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과 같은 것이다.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다.
▶가장 큰 흥미: 내 몸이 변하고 있다.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근력운동을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운동을 싫어했던 사람 모두 공통적으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이다. 이는 꾸준함과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이기도하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흥미 요소이다. 행동에 대한 아주 객관적인 보상이기도 하다. 운동하는 모든 사람이 느끼고 있는 흥미! 내 몸이 변하고 있다!
▶내 몸을 알아가는 느낌
좋은 쪽이든 안 좋은 쪽이든 내 몸을 알아갈 수 있다. 내가 어디가 아팠었는지 어디 부위가 약했는지, 내 체력은 얼마나 되는지, 근력운동하면 나는 특히 어디 부위가 근육 형성이 잘되고 어떤 부위가 잘 안되는지, 살은 어디가 잘 빠지는지 등 내 몸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갈 수 있다.
▶연장선: 내가 홈트레이닝을?
운동을 배워서 할 수 있는 운동 종류가 많아져서 가능한 게 생겼다. 홈트레이닝이 가능하다. 적당한 공간과 최소한의 운동기구만 있으면 홈트레이닝도 가능하다. 헬스장이 쉬거나 헬스장에 가기 싫은 날이면 홈트레이닝이 가능하다. 홈트레이닝? 상상도 못 했는데 내가 할 수 있다니! 상상도 못 했던 아주 사소한 일이 가능해졌다. 그것 또한 흥미였다.
근력 운동을 싫어해도 좋다. 근력운동을 해본 적이 없어도 좋다. 벽은 두지 말자! 언젠가는 근력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 시기에 앞서 언급한 6가지 흥미 요소 중 하나 정도는 나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만 하고 있자!
인터뷰 동안 두 번 정도 이런 얘기를 했다.
"저는 옛날의 저도 사랑해요! 옛날에 맛있는 거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었던 저도 사랑해요! 그때의 통통했던 저도 사랑하고 지금의 저도 사랑해요! 그걸 계기로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운동도 좋아하게 되었고 운동하는 방법들도 알게 되었고 친구들에게 알려줄 수도 있었어요. 멘탈도 이전보다 많이 강해졌고요! 그런 계기가 되어서 예전의 저도 사랑해요!"
소연님의 이야기를 듣고 필자가 예전에 하고 다녔던 말이 기억난다. 필자는 허리디스크 질병에 걸렸었고 시술을 하기도 했었다. 그것을 계기로 근력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허리가 괜찮아 지고 나서는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허리, 어린 나이에 잘 다쳤다. 빨리 다쳐서 건강관리를 일찍 시작하게 된 것이다. 분명 그때 다치지 않았으면 더 나이 들어서 다쳤을 것이다. 허리디스크는 내가 건강 관리를 시작하게 된 터닝 포인트이다."
진짜 여기까지! 기나긴 소연님의 스토리가 끝이 났다. 작성한 글 중에 가장 긴 글이 아닐까 싶은데 그만큼 전해주고 싶었던 이야기 많았나 보다. 대부분의 인터뷰자들은 다이어트를 평생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운동도 삶의 일부로 가지고 가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모두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 스트레스도 받을 것이고, 후회도 할 것이고, 열심히도 할 것이고, 좋은 결과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보다 나은 나를 위해 경험해야 하는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그냥 글을 쓰고 있는 이 자리에서 공감하고 응원한다.
마지막까지 인터뷰 내용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짧게 작성하고 싶지만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이렇게 길게 쓸 수밖에 없네요! 나중에 필요하지 않은 내용은 제거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나의 재활 과정, 그녀들의 다이어트. 우리들의 연결고리@ 그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다이어트를 해나가는 이야기를 파헤쳐본다. 그리고 다이어트에 있어 운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전한다.
Workout Motivator 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