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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May 23. 2024

베트남의 종교

가장 종교적인 사회주의 나라 : 베트남

 베트남의 공식명칭은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다. 즉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다. 종교의 자유는 있지만 집회의 자유는 없으며 포교 또한 허락하지 않는다. 중국과도 같은 사회주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 생활의 어느 곳에서든 종교적인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택시나 승용차에 오르면 자동차 전면에 부처님이나 관세음 보살 또는 성모 마리아 등의 조각상들이 모셔져 있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자동차와 기사 자신과 승객의 안전과 복을 기원하는 것이다.

승용차 앞에 설치된 달마대사 인형
택시 전면에 놓인 예수 인형상

 대부분의 현지 식당 한 구석에는 성주신을 모시거나 고객이 더 많이 오게 해 준다는 신을 모시는 제단이 모셔져 있고, 고급 레스토랑이나 심지어는 호텔 프론트에서도 이런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가정에서는 조상의 제위나 사진을 모셔 놓고 가정의 행복을 기원한다. 사회주의 국가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신과 조상에 대한 공경과 기원을 바라는, 어찌보면 가장 마음 여린 사람들이 베트남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지 식당에 설치된 제단
현지 가라오케 출입구에 설치된 제단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조상과 신들에 대한 공경과 기원을 하면서 자신들의 부와 행복을 기원하는 것은 그들에게 당연한 것이다. 시내 한 복판의 금 싸라기 땅에 새로이 거대한 사찰이 세워지고 샹드리에의 조명을 받는 관세음 보살이 세워지고, 호화로운 묘지를 조성하고 조상을 모시는 것이 곧 그들에게 행운과 복을 가져다 준다는 소박한 믿음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서 가장 종교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샹드리에 조명을 받고 서있는 관세음보살

 베트남 사람들의 종교적인 모습은 현실 속에 배어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매장을 같이 쓰고 있는 MUMUSO의 사장은 갓 결혼한 30대 초반의 젊은이인데 매 달 15일이 되면 매장 앞에 제물을 갖다 놓고 향을 피우는 의식을 행한다. 자기가 오지 못하는 날이면 매니저를 시켜서라도 반드시 그 의식을 잊고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부모님이나 가족들의 묘를 성대하고 예쁘게 만들려는 경향이 뚜렷해져 베트남에선 공동묘지 사업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에, 공동묘지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조사와 컨설팅을 진행한 일이 있었다. 현재도 많은 사립 공동묘지가 운영되고 있는데 묘지의 분양이 시작되면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매진이 되어버린다고도 한다. 묘지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리 땅을 매입하여 개인이 직접 꾸미기도 하고, 기존에 만들어진 묘지를 구입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가족묘의 분양 前과 後 전경

공동묘지내 분양전 가족묘 전경
분양후 부부묘를 안치한 내부 모습

 이렇듯 가족의 묘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묘지에 있어서는 공권력도 함부로 철거, 이장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고 한다. 실례로 베트남의 여의도라 불리는 뚜티엠 지역을 개발하고자 기존 주택의 철거 명령과 함께 토지 정리를 하는데 사적으로 조성된 묘지와 사찰이 몇 개 있었는데 철거반이 들어가 모든 주택들을 철거하면서도 묘지와 사찰은 건들지도 못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한다. 철거 지시를 받은 직원들 모두가 묘지를 파는 것을 무서워하고 거부하여 결국 철거를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베트남의 경제성장에 따른 변화중 하나는 사찰과 성당의 신축이라 할 수 있겠다. 실제 호치민 시내에도 새롭게 사찰이 생겨 나고 있고 외곽에는 대형사찰들이 계속 건설되고 있었다. 백화점 프로젝트 부지개발을 담당했던 나로서는 시내 한 복판에 새롭게 사찰이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종교 집회에 대한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저렇게 크고 화려한 사찰이 새로 만들어 지도록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치민시 2군 고급 아파트단지 옆에 신축된 사찰

 2023년 한국 기독교 목회자 협의회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36.6% 무종교라고 밝힌 사람이 63.4%라고 밝힌 바 있다. 

 베트남에는 유불선 및 귀신신앙을 함께 숭배하는 혼합주의적 신앙생활을 하는 불교신자가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3 차지한다고 한다(이중 정식 불교신자는 그 중 30%로 보는 의견도 있슴). 다음으로 천주교가 신도수 약 6맥만명이고, 개신교는 약 1백만명의 신도들이 있다고 한다. 또한 민족 종교인 까우다이교 신도가 약 2.3백만명, 화하오교가 1.4백만명 정도 이다.


 베트남 사람들의 삶 속에는 우리 보다 더 종교적인 모습과 행동이 많음을 쉽사리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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