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처리 대상, 오늘은 살아 있기를 바라는 존재

가까이 두기 싫지만, 죽게 두고 싶지도 않았던 존재

by 한정호

한동안 매장 안에 쥐가 돌아다녔다. 신경이 곤두섰다. 직원들에게 쥐약을 놓으라고 했다. 그런데 어제 저녁,생쥐 한 마리가 비틀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을 목격했다. 나는 직원에게 빨리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주방장으로부터 이미 몇 마리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문제가 정리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청소를 마치고 야외 대형 쓰레기통에 휴지를 버리려다 조그만 무언가가 꼼지락거리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어제 저녁에 본 그 녀석이다. 아직 살아 있다. 직원이 죽이지는 않고, 쓰레받이에 담아 그 통에 버린 듯하다. 그냥 두면 올라오지도 못한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쓰레기 봉투에 맞거나 쌓여서 눌려 죽을 것이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꺼내서 풀어줄까?'

'그런데 또 우리 매장으로 들어오면?'

'그래도 살아 있는 것을, 지금 당장 아무 해도 끼치지 못하는 상태의 것을 죽을 걸 알면서 모른 척해야 하나?'


짧은 시간의 고민이었다. 나는 집게를 들고 왔다. 조심스럽게 녀석의 허리를 집었다. 힘도 거의 없는지, “찍… 찍…” 두어 번 소리를 내더니 조용해졌다. 우리 매장과 떨어진 화단으로 가서 조심히 내려놓았다.

'이제는 자기의 운명으로 살아가겠지...'


얼마가 지났을까? 무심코 다시 그쪽으로 발걸음이 향했다. 그 자리를 살펴보았다. 그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다. 아마 살아서 움직였을 것이다. 적어도 쓰레기통 속에서 쓸쓸히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매장에 다시 들어오지만 않는다면, 그저 자유롭게 살 수 있을 텐데.


기분이 묘하다.

분명 어제까지는 ‘처리해야 할 문제’였는데, 오늘은 ‘살아 있기를 바라는 존재’가 되었다. 쥐 한 마리 때문에 내 마음의 기준이 이렇게 흔들릴 줄은 몰랐다.

살려둔 것이 옳았는지, 다시 돌아오면 후회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오늘 아침 나는 모른 척하지는 않았다.


명함 앞.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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