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사실보다 먼저 원하는 것
내 브런치 글 목록에는「JTBC 사장이 중국인이라고요?」라는 제목의 글 하나가 있다. 이 글은 내가 쓴 글 중에서 많이 읽힌 글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순위에 올라온다. 하루가 지나고, 한 주가 지나도, 다시 올라온다. 마치 누군가 계속해서 그 질문을 검색하고 있는 것처럼.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좋아요는 고작 10개다. 조회수와 반응 사이에, 설명되지 않는 간격이 있다. 나는 그 글을 어떤 확신을 전달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떠돌아다니는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하고, 구조를 설명하고, 오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정리하기 위해 썼다. 말하자면, 확인하기 위해 쓴 글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확인을 위해 들어오지 않는다. 이미 마음속에 답을 가지고 들어온다. 그리고 그 답이 맞는지 확인하려 한다. 글을 읽기 전부터,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다. 그래서 글의 방향이 그 기대와 다르면, 그 순간 글은 쓸모를 잃는다. 아마도 어떤 사람들은 글을 읽다가, 중간에서 나갔을 것이다. 아마도 어떤 사람들은, 욕을 한 번 하고 나갔을 것이다. 아마도 어떤 사람들은, 실망했을 것이다. 그 글이 자신이 기대했던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생각에 당도했다. 사람들은 사실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싶은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것. 검색은 질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확인에 가깝다. 그리고 확인은 발견이 아니라, 강화다.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 그래서 그 글은 계속 읽힌다. 사실이 무엇이든, 그 질문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한 감정이 남았다. 많이 읽힌 글이지만,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글. 사람들은 다녀갔지만, 머무르지 않은 글. 그 글은 어떤 의미에서는, 정보가 아니라 사람들의 기대가 지나간 자리에 더 가깝다. 나는 그 글을 보면서, 글의 힘이 아니라 질문의 힘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질문이 얼마나 쉽게 만들어지고,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사실보다 오래 살아남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질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