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보다 사람에 가까운, 우리 보스의 아침 의식

꾹꾹이 대신 키스 박치기로 사랑을 말하는 아이

by 한정호

아침 알람보다 먼저 나를 깨우는 존재가 있다. 휴대폰도 아니고, 햇살도 아니다. 바로 우리 보스다.

고양이라면 으레 한다는 ‘꾹꾹이’를 나는 아직 한 번도 보스에게 받아본 적이 없다. 혹시 너무 어릴 때 엄마를 잃어서 그 방법을 배우지 못한 건 아닐까, 혼자 상상해 본 적도 있다. 대신 보스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아침이면, 내가 부스럭거리고 일어난다 싶으면 어디선가 아무 예고 없이 배 위로 뛰어오른다. 그리고는 내 얼굴 쪽으로 엉덩이를 들이밀고 꼬리를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흔든다. 그 꼬리가 내 얼굴을 툭, 툭 치면 '일어날 시간이다'라는 신호라는 걸 안다.

자세를 한 번 바꾸더니 이번엔 몸을 비틀며 쓰다듬어 달라고 한다. 손을 멈추면 다시 박치기. 이마를 들이밀며 ‘여기야’ 하고 위치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키스 타임. 사람처럼 얼굴을 가까이 대고 코를 맞대고 입 주변을 핥으려는 시도까지 한다.


꾹꾹이는 못하지만, 박치기와 키스로 충분히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 생각해 보면 고양이답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기 방식이 분명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고양이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그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보스는 고양이지만 사람처럼 사랑하고, 사람처럼 확인받고 싶어하고, 사람처럼 아침을 함께 시작한다. 그 작은 입술이 내 입가에 닿는 순간, 나는 잠에서 완전히 깨어난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걸 가장 먼저 알려주는 존재. 우리 집의 진짜 알람. 보스다.


� 오늘 아침 보스의 ‘박치기 모닝콜’을 영상으로 남겼습니다.

꾹꾹이는 못하지만, 자기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의 아침 의식. 정말 므흣하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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