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만나기 전 100m

왜 우리는 이 감정을 ‘이성’에게만 허락해 왔을까?

by 한정호

우연히 이 노래 영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녀를 만나기 전 100m 전…'

이미 수없이 들었던 노래이고, 가사도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날은 조금 달랐다. 노래를 듣는 동안, 한 가지 질문이 마음속에 남았다.

'왜 우리는 이 감정을 ‘이성’에게만 느낀다고 생각해 왔을까?'


그 100m는 물리적인 거리가 아니다. 시간이다. 기다림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정리하는 순간이다. 옷깃을 한 번 만지고, 머리를 손으로 넘기고, 괜히 심장이 빨리 뛰는 그 시간.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마음은 그 사람 앞에 먼저 도착해 있다. 몸은 아직 100m 떨어져 있지만, 감정은 이미 그 사람 앞에 서 있는 상태.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그 감정을 꼭 ‘이성’에게만 느껴왔던 것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보러 가는 길에서도 그랬고, 몇 달 만에 부모님을 뵈러 가던 길에서도 그랬고, 내 아이들의 학교 앞에서 기다리던 순간에도 그랬다. 그 때도 똑같았다. 괜히 발걸음이 빨라지고, 괜히 마음이 먼저 가 있었고, 한 번 더 숨을 고르기도 했었다.


그 감정의 본질은 꼭 ‘사랑’이 아니라, ‘기다려온 사람을 만나는 순간’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일 때, 늘 ‘그녀’라고 불렀다. 노래도, 영화도, 이야기들도 대부분 그렇게 말해 왔다.

'그녀를 만나기 전 100m'

아마도 그것이 가장 극적으로 표현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성에게 느끼는 감정은 가장 선명하고, 가장 쉽게 설명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그 100m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것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 한,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한,

그 사람을 향해 걸어가는 마지막 100m는 언제나 특별하다는 것을.

어쩌면 인생은 그런 100m들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만나기 전의 100m, 어떤 장소에 도착하기 전의 100m, 그리고 어떤 시절로 돌아가기 전의 마지막 100m. 노래는 ‘그녀’를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안에서 지금 ‘보스’를 떠올린다. 떠나 올 때 그렇게 거부하고, 돌아오면 현관 앞에서 자다가 깬 눈으로 나를 쳐다보곤 몸을 비비는 그 이쁜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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