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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11. 2024

풀잎위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진다

먼 길 나와있는 나그네. 작은 것이 아름다움을 생각하며 살자

 요즘 부쩍 걱정이 늘어난 것 같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액땜 하나보다' '바이오 리듬 상 기운이 떨어지는 시기인 것 같다'라면서 자위를 하고, 또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실제로 좋은 기원이 상승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기분이 이번에 평소보다 길게 가는 것 같아, 보릿고개가 너무 길다는 말을 쉬이 내뱉곤 한다. 


 물론 한국에서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도 많아졌고, 컨설팅 사업을 재개하라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행차 매장을 개선하고 고객을 맞을 준비를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분주한데 몸과 지갑 사정이 그만큼 나를 짓누른다. 

 고객 한 분이 오셔서 중국회사가 큰 공사를 시작한 것 같다며, 효성 프로젝트 공사도 시작하니 사장님도 힘드신 것이 조금 나아지실 거라며, 일부러 알려 드리려 들렸다고 하신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사함에 미소가 생겨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유튜브를 보다가 일본의 사무라이 시대를 평정한 세 사람의 리더십을 비교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 첫머리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명언이 실려 있었는데 지친 내 마음에 바로 다가옴을 느낀다. 

 

  인생은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먼 길을 가는 나그네 같다. 

  그러니 서두르지 마라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으니 불만을 가질 이유도 없다 

  인내는 무사장구(無事長久)의 기본이고 분노는 적이다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지고, 달도 차면 기울기 마련이니

  이기는 것만 알고 지는 것을 모른다면 몸에 화가 미친다 

  자신을 책할지라도 남을 책망하지 마라

  부족함이 지나침보다 낫다

                                                                         도큐가와 이에야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은 참 하고 싶은데로 잘 살아온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가끔 무거운 짐을 지었다고 생각하게 되고 지쳐하는 것도 어찌 보면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쉬라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에야스는 '풀잎 위에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진다는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참 이쁜 글이고 생각이다.   

 

 대학을 다닐 때 교훈처럼 들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걱정도 조금 작게 생각하고 근심도 작게 보이고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나아가야겠다.  

 얼마 전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했다며, 페이스톡이 와서 부모님과 누님 가족들, 우리 가족들의 얼굴을 보여 준다. 보러 가고 싶다. 아버님은 얼굴은 정정하신데도,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리신다면서, '혼자 있어 힘들겠다. 건강 잘 챙겨라' 하시면서 목이 메신다. 나도 목이 멘다. 피는 정말 진한 것 같다. 둘이 같이 그렇게 목이 메는 걸 보면.

 

먼 길 나와 있는 나그네 같다. 그래도 모두들 잘 살고 계시니, 불만 없이 이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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