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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15. 2024

베트남 알리바바의 수단, 오토바이

소매치기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따로 있어요

 '베트남' 하면 떠오르는 단어 1순위는 아마 오토바이일 것이다. 2021년 기준, 호찌민市의 오토바이 등록 대수는 760만 대가 넘는다. 베트남의 발전과 역동성을 상징하는 오토바이가 도리어 범죄의 수단이자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루는 인도에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쪽에서 오토바이가 달려오더니 내 손에 있던 핸드폰을 낚아채기 위해 팔을 뻗었으나 다행히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멍하니 그 오토바이를 쳐다보는데, 그 사람은 ‘아깝다. 넌 운 좋은 줄 알아라’라고 말하듯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웃으며 가는 것이었다. ‘차도 옆에서는 모바일 사용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전에 들었기 때문에 인도에서 전화를 한 것인데, 인도에서 그것도 역주행을 하며 소매치기를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베트남에선 되도록이면 핸드폰 사용을 자제하여야 하며, 전화를 할 때는 손을 X자 형으로 꺾어 사용해야 오토바이 소매치기범이 핸드폰을 낚아채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끔찍하고 무서운 사례도 있다. 많은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는 도로 위에서 한 한국 아주머니가 오토바이의 뒤에 타고 있었다. 어깨에 핸드백을 매고 있었는데 한 소매치기범이 아주머니의 핸드백을 잡아당겼다. 아주머니는 바닥에 떨어졌는데, 그 핸드백을 뺏기지 않으려고 손으로 핸드백 줄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같으면 웬만한 소매치기범도 핸드백을 놓아주고 도망을 갔을 텐데... 그 자는 아주머니가 핸드백 줄을 놓을 때까지 끌고 갔다고 한다. 결과 아주머니의 얼굴은 도로 바닥에 완전히 긁혀 엉망이 되어버렸고 소매치기 범은 잡지도 못했다고 한다. 절대 내 물건 아까워서 내 몸을 버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되도록이면 오토바이는 타지 않으면 좋겠고, 오토바이를 타더라도 핸드백과 같은 소지품은 앞 드라이버와 당신의 배 가운데에 놓고 타는 것이 그나마 안전할 것이다. 


 특히 오토바이 소매치기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있다. 구정 설 연휴 전과 베트남 해방절 연휴(4월 30일~ 5월 2일) 그리고 연말연시이다. 연휴에는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많고, 씀씀이가 커져 돈이 많이 필요한 때이다. 그 돈을 만들기 위해 소매치기 범들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공단 주변에선 연휴 전 밤에는 길거리에 나와 몸을 파는 아가씨들도 많다고 한다. 고향으로 내려가려면 돈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오게 되는 선량한 경우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 자기 몸과 소지품에 대해 더욱 조심하고 주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위 사진에는 ‘젬마’라는 블로거가 올린 오토바이 알리바바에 대비하는 방법을 실었으니 참고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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