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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16. 2024

만만한 걸까? 평등한 걸까?

베트남의 수평적 문화 Vs 한국의 수직적 문화

 가끔 매장에서 젊은 직원들이 내게 하는 행동을 보면 ‘저게 기어오르는 것일까? 아니면 원래 베트남 사람들이 저렇게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라고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경우가 많다. “Hello Mr.Han”이라고 인사를 하면서 나를 툭 치고 가기도 하고, 어리광도 아닌 것이 뭔가 한국인에게는 썩 기분 좋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데 뭐라고 탁이 표현하기도 어려운 그런 행동들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르바이트생이 회식자리에서 내 앞에서 먼저 담배를 꺼내 주저 없이 피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넌 집에서도 이러냐! 내가 네 친구로 보이냐!'라며.


 몇 번을 불러도 못 들은 척하다가 화가 나, 왜 불러도 대답도 없고 오지도 않냐고 하면 난 자기를 부르는지도 몰랐는데 왜 성질을 부리냐는 듯한 묘한 표정을 지을 때면 그냥 기가 막힌다. 직원에게 무슨 일을 시키면 '그 일은 내 일이 아닌데 왜 나한테 시키냐?'는 표정으로 나를 흘깃 쳐다볼 때면 저절로 화가 오르기 시작한다. 말없이 쳐다보는 모습과 비딱한 행동이랄까?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렇다고 혼을 내기도 애매한 그런 행동 들에 나만 속으로 부글부글 끓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도 점장과 매니저 그리고 직원들끼리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 나한테만 그러는 것 같지 않아 ‘사회주의 국가에서 배운 교육에 의해 평등하다는 생각으로 하는 행동인가?’라는 의문이 들곤 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삼촌과 조카 사이 같기도 하고, 형과 동생 사이 같기도 한 모습에 내가 어떻게 행동을 하여야 할지 주저하게 되는 경우들이 생기곤 한다.

 

 한국인들은, 특히 한국 남성들은 군대 문화 경험이 있어서 상하관계가 너무 뚜렷하고 명령과 복종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기사들을 본 기억이 있다. ‘내가 지금 저 친구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런 이유 때문일까?’라는 질문을 가져 본다. 내가 사장으로, 나이가 아버지 급인 사람으로 내가 하는 말에는 바로 집중해야 하고, 바로 나의 명령에 어떤 의견 제시도 불가하고 복종해야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보곤 한다. 

  

 물론 내가 그들의 생각과 행동방식을 알았다 해서, 내 기분이 좋아지거나 그들의 행동이 옳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들이 ‘그렇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저런 어린것들이 나를 우습게 봐!’라는 생각 등으로 속상해하거나, 괜히 혼자 무시당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오해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 한 명 한 명이 평등하고 권리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야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우리 베트남 친구들도 모두 한 명 한 명이 평등한 만큼 책임감과 의무감도 평등하게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무리한 바람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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