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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May 20. 2024

베트남 경제는 살아나고 있다는데 왜 호찌민市는 아직도.

베트남 지역별 경제성장 현황

 베트남은 세계 불황속에서도 주변국들에 비해 양호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기사들을 볼 때마다, '난 베트남에 살고 있지 않는 것인가?'라며 의아해하면서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2023년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5.05% 정부목표에는 못 미쳤지만 그래도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은 4,300억 불, 1인당 국민소득은 전년 대비 3.88% 상승한 4,284불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은 이미 진정국면에 들었고 경제는 회복되고 있다는 객관적 지표들이다. 그런데 왜 체감되는 것은 보릿고개와 같은 상황일까? 혹시 '사회주의 국가라서 정부에서 통계를 조작 발표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거시경제는 발전하고 있지만, 물가가 소득보다 높게 증가하여 인민들의 소비력 자체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등등의 많은 고민을 하였다. KNG Mall 주변에 사람들은 줄어드는 것 같은데, 인근 도로에 새로 식당들이 들어서면서 소비력이 분산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면서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이곳 Phu My 지역에 있는 한국 기업들의 주재원들의 상황을 들어보면 구조조정으로 귀국하는 경우도 많고, 특히 인근 省인 빈증이나 동나이의 경우 많은 기업들이 매각을 위해 부동산에 내놓은 경우도 있고, 이미 캄보디아나 버어마 등으로 이동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듣곤 한다.  

 직장생활을 할 당시, 주요 성별, 도시별 GDP나 소비구매력, FDI(외국인 직접투자) 규모 등을 분기/연도별로 정리해 보고하곤 기억이 떠올랐다. 호찌민시가 경제 규모나 소비력 등이 가장 큰 도시이고, 바리아 붕따우省이 가장 총생산이 가장 높은 곳이라는 등. 하노이와 하이퐁은 5대 도시 중에서 가장 발전이 느린 곳이었다. 호찌민시, 빈증성, 동나이성, 바리아 붕다우성을 위시한 남부 산업이 베트남 경제를 이끈다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갑자기 내가 여기서 느끼는 불경기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베트남 통계청의 사이트를 들어가 성별 도시별 경제 지표를 살펴보려 하였지만, 2023년 발간이 최근의 것이었고 자료도 2022년도에 그쳤다. 결국 내가 불경기를 체감하는 것의 원인을 알려 주지 못하는 것이다. 

 

  단신들을 찾아보다가 원인을 찾았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몇 가지의 내용들을 정리하자면,

  1. 베트남 통계총국(GSO)에서 2023년 3분기 전국 근로자의 1인당 평균 임금 소득이 발표되었는데, 710만 동(291달러)으로 전분기대비 2.1% 증가한 수치이다. 지역별로는 하노이시의 1인당 평균소득이 전국 1위를 유지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지역별로는 하노이시가 전분기대비 9.7% 증가한 990만 동(405달러)으로 가장 높았으며, 호찌민시 930만 동(381달러, 0.6% 증가), 동나이성(Dong Nai) 870만 동(356달러, 1.8% 증가), 타이응웬성(Thai Nguyen) 730만 동(299달러, 15.5% 증가) 등이었다. 반면 박닌성(Bac Ninh)은 32만 8000동(13.5달러) 감소했다. 

  권역별로는 하노이를 위시한 북부, 홍강삼각주(Hong 紅江) 근로자의 평균 임금소득 증가율이 6% 이상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남동부 근로자의 임금소득 증가율은 2.2%로 둔화됐다. 남동부권역은 3분기 경제활동인구 실업률이 3.0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권역별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소득 수준은 고용상황을 뚜렷하게 반영했다. 호찌민•빈즈엉성(Binh Duong)•동나이성 등의 남동부 경제권역은 최근 산업부진에 따라 전체 근로자의 70%가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형태 변경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반면, 북부권역은 남동부에 비해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했고, 전자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이 확대되기도 했다. 이 중 눈에 띄는 점은 2023년 초, 베트남 남부 빈즈엉성의 1인당 소득이 하노이를 앞질렀었는데, 제조업 부진의 영향으로 3분기에는 소득 상위지역에서 아예 누락되었다는 사실이다. 

 베트남 통계청이 '2022년 전국 거주&생활 수준 조사'를 통해 발표한 지역과 가구별 경제 지표들을 보면  1인당 국민 소득은 전년도 대비 11.1% 증가했다. 월소득 기준 평균 467만 동으로 늘어났다. 통계청의 이번 발표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도시별 소득 수준이다. 소득 1위 도시는 수도 하노이와 최대 경제 도시인 호찌민을 제치고 빈증시가 'No.1 소득 도시'로 확인되었는데 빈증시의 1인당 월 소득은 평균 807만 동으로 드러났다.

 빈증시가 수도 하노이, 호찌민시보다 월소득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하노이와 호찌민시 월소득인 630만~640만 동 수준 보다 20% 이상 높은 수준이며, 가장 소득이 낮은 도시의 무려 4배 수준의 소득으로 '경제도시 빈증'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코로나 이후  소비 심리 위축 여파로 1 인당 월평균 소비액이  '3% 이상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소비 위축이 대도시 거주자 중심으로 더 두드러지는 현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빈증에 이은 도시별 소득 순위는 하노이 1인당 월 소득은 642만 동, 호찌민은 639만 동으로 확인 됐으며, 동나이, 하이퐁, 박닌 등이 소득이 높은 도시로 그 뒤를 이었다. [ 출처 : 베트남 코리아 타임즈, 주니의 '베트남 일상을 그리다' 블로그 참조 및 일부 재인용 ]

 명확해졌다. 현재 베트남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지역은 남부지역이 아니라, 북부 지역이라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침체, 특히 소비의 침체는 의류, 섬유, 봉제 등의 수요를 끌어내렸다. 이에 가장 타격을 받은 지역이 빈증과 동나이 성 등의 공단들인 것이다. 이 지역은 주료 신발, 섬유, 의류, 봉제 등의 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세계 유수기업으로부터 OEM 형식의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 납품하였는데 해외기업들의 주문이 떨어지자 공장이 돌아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빈증시의 도시별 소득순위 변동이 이를 확실히 반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왜 중부와 북부는 건실한가? 중부의 다낭, 후에 지역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에서 무비자 기간을 대폭 확대하고, 관광홍보 및 여행 패키지 상품 지원 등을 통해 서비스 산업의 부흥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상, 2023년도 1분기에 베트남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69만여 명으로 이중 한국인이 81만 938만 명으로 전체 30%가량으로 1위다. 베트남항공은 현재 한국~베트남 주 112회 운항으로 2023년 운항 횟수는 2019년 대비 100% 회복된 상태며 베트남항공의 올해 1분기 한국시장 점유율은 18%로 이는 2019년 대비 5% 증가한 수치라고 발표하였다.  누엔 후이 덕 베트남항공 한국지사장은 "베트남항공은 다낭, 나짱, 푸꾸옥 등 아름다운 해변 휴양지로 가는 정기 편과 전세기를 더 많이 운항할 수 있도록 한국 파트너사와 협력하겠다"며 "시장 수요가 좋다면 인천~다낭 노선에 추가 공급 및 부산~ 다낭 노선에 신규 취항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밝힌 바 있다.   [ 트래블 데일리 2023.5.21일 자 기사 일부 정리 발췌 ] 

 북부에는 삼성이 우뚝 서 있다.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40여㎞를 가면 베트남 수출경제의 심장으로 불리는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이 나온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1 공장과 2 공장이 있는  곳이다. 아침 출근시간대면 근로자 17만 명이 탄 900여 대의 버스가 시내 전체를 오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이는 하노이에 있는 모든 시내버스보다도 많은 숫자다. 삼성전자는 2008년 박닌성에 스마트폰 1 공장을 지은 데 이어 2013년 인접한 타이응우옌성에 2 공장을 세웠다. 이곳에만 10만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한다. 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관계사와 협력사 300여 개 사까지 합치면 이곳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무려 17만 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이승준 부장은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 1, 2 공장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수출 50%를 담당한다"며 "기본적인 모델부터 플립폰, 폴더블폰 등 최신폰까지 모두 이곳에서 생산된다"라고 설명했다. [ 파이낸셜 뉴스, 2023.12.26일 자 기사 일부 발췌 정리 ] 

 

 베트남의 발전축이 남부에서 북부로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모르고 있는데, 베트남 인민들이 어떻게 알고 있을까? 그저 몸으로 체감하고 있을 뿐이리라. 주변에 지인이 공장에서 잘려 백수가 되었고, 내 월급이 오르지 않고 야근, 휴일 수당 등이 줄어들어 급여 봉투가 얇아졌을 뿐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지속되는 과정으로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내 지갑이 얇아졌을 뿐, 외식 한 번 덜하고 입을 옷 한 벌 덜 사면 그뿐이다. 불편할 뿐, 어려움을 심하게 느끼지도 못한다. 먹고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으니. 

 그래도 참 신기한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베트남 어디서건 변화된 것을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도로와 주차장 위의 자동차들이다. 국가 전체의 경제가 살아나고, 세계정세도 안정화된다면 곧 남부지역도 원래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새벽 이슬비를 만들어 주고 떠난 푸미의 아침 하늘
새벽비를 듬뿍 맞고 생기가 살아난 화단의 식물들

 5월 중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엔 아파트의 창 틈으로 이슬비가 바람을 타고 들어왔다. 남부에도 이제 생기가 돋아나려나!! 


영어 버전

Vietnam's economy is reviving (brunch.co.kr)


베트남어 버전

Kinh tế Việt Nam đang hồi sinh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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