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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l 03. 2024

사랑은 받아 본 사람이 준다고.

사랑하는 연습 많이 하세요

 어제저녁 형님의 가족들이 매장을 찾아 주셨다. 간단히 계란말이 안주삼아 맥주 한 잔을 하며 형님의 자식들 이야기가 나왔다. 작은 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살고 있는데 큰 언니는 어렸을 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것이 아쉽다고 하는 것이었다. 


 갑자기 어머님 생각이 난다. 

 이미 다 커서 결혼이 하고 아이도 있던 내게 "사랑은 받아 본 사람이 또 사랑을 해 줄 수 있는 것인데 나는 어려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 너한테 제대로 해주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그래도 사랑한다. 정호야"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생하다. 어머니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돌아가셔서 새엄마 밑에서 자랐고, 7남매의 장녀로 온갖 집안일을 도맡아 하신 삶이셨다. 

 아침에 전화로 안부인사를 드리는데 "정호야 허리 아픈 건 다 나았나? 혼자 거기서 그러지 말고 정리하고 들어 온나"라며 울먹이신다. 나를 낳을 때 '천하를 다 얻은 것 같았다'라고 말씀하시던 분이니 얼마나 걱정이 되실까? 어머니의 사랑이 또 한 번 그대로 느껴졌다. "보고 싶어요. 엄마..."라고 말씀드리니 "온나" 한 말씀하시고는 바로 "끊자"하시며 전화기를 내려놓으셨다. 


 사랑을 제대로 받아 보지 못했다고 하시는 어머니로부터 난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고 자랐고, 지금도 그래도 받고 살고 있다. 

 아이들과 통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나누면서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아빠가 우리 재현이 제일 사랑하는 거 알지?"

 "아빠가 우리 상진이 제일 사랑하는 거 알지?"


 '그렇게 사랑을 많이 받고, 사랑받으며 살고 있는 나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사랑을 제대로 주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에 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배운 대로 살아야 하는데...

 그래도 마음만은 '우리 가족들 제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거 알죠?' 

 

 오늘도 사랑하는 연습 하면서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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