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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Aug 05. 2024

베트남이 더 시원하다?

서울은 현재 찜통

 매주 월요일 아침, 어머님과 통화를 한다. 아버님은 건강하신지, 집안에 별 일을 없는 지를 한 주에 한 번 확인하는 것이다. 인터넷 기사에서 한국이 요즘 찜통더위하는 글을 보고 상황이 어떠신지를 여쭈어 보니, 요즘은 찜통이라 밖에 나가실 엄두가 나지 않으신다고 하신다. 베트남은 어떠냐고? 여기도 이렇게 더운데 베트남은 오죽하겠냐며 도리어 내 걱정을 하신다. 

 

 여기는 이제 비가 오는 우기가 되어서 살만하다고 말씀을 드리니, 못 미더워하시는 눈치이다. 일부러 걱정하지 않게 인사치레로 하는 답변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사실 매일 한 두 차례 내리는 소나기는 외국인이 나로서는 축복과도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저녁시간 때에 맞혀 비가 쏟아지기라도 하면 '오늘 손님들이 많이 떨어지겠구나'라는 아쉬움이 남기야 하지만 정말 비가 오기라도 하면 난 바로 매장을 뛰어나가 비바람을 맞곤 한다. 지난봄 건기의 마지막에 얼마나 땀을 흘리고 힘들어했던가!  

폭우에 바로 도로는 침수가 되기도 한다.

 현지인들은 이 비가 싫은 모양이다. 집에 돌아갈 때를 걱정하고 수없이 겪었던 오토바이 수리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옷도 제대로 멋을 부릴 수도 없고, 물건도 마음껏 담고 이동하기도 어렵고, 특히나 아이들을 둘 이상 데리고 이동하려면 불편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난 얄밉게도 고맙기만 하다. 요사이 잠을 자다가 일어나 에어컨을 끄기도 한다. 그만큼 저녁, 아침 공기가 선선해진 것이다. 그 비 덕분에.


 내 생각만 하고 현지인들 앞에서 비가 오는 것이 좋다고만 환호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려 주는 비 덕분에 베트남 현지인들도 건강을 유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정말 1년 내내 건기로 비가 오지 않는 기후라면 정말 버티기 힘들 것 같다. 

뜨거운 햇살에 인기척이 보이질 않는다
더위에 지친 것인지 즐기는 것인지... 도로 위에 드러누운 강아지들

 눈치 보이지 않게 비를 즐기고 감사하면서 하루를 보내 본다. 지금은 태양볕이 뜨거워 나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먹구름이 몰려오고 비바람이 불어 이 공기를 식혀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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