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대중화를 위한 변신?
요즘 개그맨 윤성호 뉴진 스님의 유명세가 뜨겁다. 귓가에 들릴 듯 말 듯한 바람소리를 그네 삼아 울리는 풍경소리가 있는 조그마한 사찰을 떠올리게 하는 한국의 산사와는 너무나도 다르다. 뉴진스님의 첫 등장부터 마치 남의 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난 내 갈 길을 간다는 식으로 몸을 불사르는 나이트장 분위기여서 몇 번을 동영상을 돌렸다가 최근에야 끝까지 한 번 보게 되었다. 무엇 때문에 저렇게들 난리인가 싶어서.
"부처 핸썸!" "이 또한 지나가리" "고통을 이겨내라 극락왕" "극락도 낙(樂)이다" 등등의 짧은 문구만으로도 무대를 저렇게 신나게 할 수 있구나라는 놀라움을 느꼈다.
조용한 산사가 좋아서. 바다와 냇물이 흐르는 자연과 밤의 하늘과 사찰의 엄숙함이 좋아 한국에 갈 때마다 가족들과 템플스테이를 가곤 했었는데 뉴진스님의 디제잉은 정말 색다른 느낌이다.
말레이시아의 위카시옹 의원은 뉴진스님의 공연이 매우 부적절하고, 불교계를 화나게 했다고 했다. 그리고 "불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 심어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한다고 주장하며 내무부 장관에게 말레이시아의 입국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고도 한다.
파격의 뉴진스님, 하지만 파격의 원조는 따로 있다? | 역사는 재밌다_24 (youtube.com)
최태성 역사 강사. 원효대사와 뉴진 스님을 설명하는 동영상
사실 대중이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부처님과 보살님들을 공부도 해보고, 그림을 짜깁기 하여 정리도 해 보았지만, 지금도 사찰에 가면 부처님 옆에 보시하고 계신 보살님이 누구시더라? 하며 되물어 보곤 한다. 우리 같은 중생들이 부처님들 하나하나, 보살님들 한 분 한 분 다 외워 무엇하겠는가? 아미타불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관세음보살님께 현세에서의 행복을 기원할 수 있으면 되지 않겠는가?
일전에 법륜스님의 우문현답 동영상에서 한 할머니가 "부모님 제사를 지내는 관계로 부처님께 제를 지내는 것이 늦어졌는데 부처님이 화를 내시지 않을까요?"라고 물었고, 스님이 "보살님이 우리 부처님을 너무 우습게 아신다. 부처님이 자기 제사가 늦었다고 삐지겠어요?"라고 하시며 두 분이 티격태격하시는 것을 보면서 배꼽을 잡은 적이 있다.
내가 관세음보살님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아미타불께 현세의 복을 기원했다고 두 분이 내 관할 아니라고, 저 보살이 주소를 잘못짚었네라고 하시며 '나 몰라라' 하실까? 어차피 종교도 부처도 다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어느 부처님이 좋아서 그 사찰을 찾아가서 템플스테이를 한 것도 아니고, 그저 그곳이 문화재도 있고, 사찰과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겠다는 내 생각 때문에 그리로 발길이 옮겨진 것일 뿐이리라.
말레이시아에서 뉴진스님의 입국을 저지시켜 달라는 내용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스님들은 불교 잘 아시니 수행하시면서 가만히 계세요'
'관세음보살, 지장보살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중생들에게 불교 소개하는데 무슨 형식이 필요합니까?'
'불교 교리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요... 그저 이 또한 지나갈 것을요. 스님도요'라고.
뉴진 스님. 그냥 신나서 좋은 스님이다. 부처님 한 번 더 생각나게 해 줘서 고마운 스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