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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Nov 26. 2024

한국 망태 아저씨와 베트남 Ông Kẹ 이야기

아이들에 가장 무서운 존재의 실체

 전통적인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공교롭게도 밤을 활동해서는 안 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에게도 밤에 밖에 나가는 것을 금지하는 관습이 있었다. 또한 이를 지도와 교육의 목적으로 망태 아저씨와 Ông Kẹ 와 같은 상상 속 인물을 만들어 냈다.  


 한국과 베트남은 모두 오래된 전통 속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교정하고 바람직한 습관을 심어주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 전했다. 이 중에서도 한국의 망태 아저씨와 베트남의 Ông Kẹ는 각각 독특한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대표적인 캐릭터들이다. 두 이야기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살펴봄으로써 두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해 보고자 한다.


 한국의 망태 아저씨 이야기

 망태 아저씨는 짚으로 엮은 큰 망태를 등에 메고 다니며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망태에 넣어간다는 전설적인 캐릭터이다. "계속 울면 망태 아저씨가 너를 잡아간다"며 부모가 아이들의 울음을 멈추거나 행동을 교정할 때 활용되었는데, 이는 농촌 사회에서 위험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말을 잘 들어야 안전하다는 교훈을 주는 데 사용된 사례로, 망태라는 도구는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용적인 물건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 실감 나게 다가갔다.

망태 아저씨 상상 이미지

 베트남의 께 할아버지(Ông Kẹ) 이야기

 Ông Kẹ는 한국의 망태 아저씨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베트남의 가상의 캐릭터이다. Ông Kẹ는 어두운 밤에 나타나는 유령과 연관되며, 특히 북부 베트남에서는 논밭이나 숲속에서 활동하는 악령으로 상상되었다. 반면 남부 베트남에서는 아이들이 겁을 먹지 않도록 좀 더 가벼운 존재로 그려지기도 했다. 베트남 전통 사회에서 아이들이 밤에 위험한 장소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로써, 나쁜 행동을 하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부모들은 "Ông Kẹ가 너를 데리러 온다"라고 겁을 주며 아이들의 행동을 교정하려 했다. 께 할아버지(Ông Kẹ)는 정해진 외형이 없고 부모의 상상력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되며, 주로 어두운 밤이나 유령과 연결되기도 한다. 

께 할아버지 상상 이미지

 두 이야기는 모두 아이들에게 겁을 주어 잘못된 행동을 멈추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망태 아저씨와 Ông Kẹ 모두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아이들에게 실감 나게 전달된 것이다. 


 한국과 베트남 모두 농촌을 기반으로 한 사회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위험한 행동을 예방하고 사회적 규범을 지키게 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망태 아저씨는 망태라는 구체적인 물건을 매개로 아이들에게 실감 나게 전달되었지만, Ông Kẹ는 구체적인 도구나 외형 없이 상상 속의 존재로 묘사된다. 망태 아저씨는 특정 행동을 하지 않으면 데려간다는 직접적인 경고를 주는 반면, Ông Kẹ는 밤이나 어두운 곳의 위험을 상징하는 존재로 간접적인 공포감을 조성했다. 이런 특정, 불특정의 차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농촌아이들이 익숙했던 짚과 관련되어 주로 농촌에서만 전해진 반면, 베트남의 Ông Kẹ는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전해졌으며, 보다 초자연적인 요소를 강조하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망태 아저씨나 Ông Kẹ 같은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신, 긍정적이고 공감 기반의 훈육 방식이 강조되고 있는데, 망태 아저씨와 Ông Kẹ 이야기는 단순히 아이들을 겁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안전과 규범을 지키는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한 전통적인 지혜의 산물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왜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유독 밤이 위험한 시간으로 여겨졌을까요? 야생 동물의 위험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초자연적 믿음이 작용했을까?' 다음에는 전통적인 두 나라에 있어 밤이 갖는 의미에 대해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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