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크리스마스, 경제적 타격 여파
12월 25일 크리스마스. 한국에서는 연인,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날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반면, 베트남에서의 크리스마스는 다소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는 예년보다 한층 더 차분하고 썰렁해 보인다.
크리스마스, 베트남에서의 의미
베트남은 불교와 전통 신앙이 뿌리 깊은 국가이다. 그러나 약 7%의 인구가 천주교 신자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종교적 축제로 자리 잡았다. 호찌민시나 하노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대형 쇼핑몰과 성당 주변이 화려하게 장식되고, 젊은 층은 산타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으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외 지역, 특히 지방 소도시나 농촌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그저 또 다른 평범한 하루일 뿐이다.
올해의 경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약화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 침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가라앉히다
2024년 베트남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였으나, 세계 경제 둔화와 내부적인 구조적 문제로 인해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경제는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수요 감소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섬유, 전자제품, 신발 등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업률 증가와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크리스마스 장식이나 선물 구매는 필수가 아닌 선택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 역시 크리스마스를 활용한 프로모션이나 대규모 이벤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시와 지방의 격차
대도시에서는 여전히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일부 사람들을 볼 수 있지만, 지방에서는 아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적은 농촌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도시와 지방 간의 문화적, 경제적 격차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며
비록 베트남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한국처럼 화려하지 않고, 올해는 더욱 조용한 분위기이지만, 작은 변화 속에서도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성당을 찾아 기도하는 이들, 간단한 장식을 걸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 등은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화려한 연말 분위기보다는, 소박함 속에서 의미를 찾는 방법을 떠올리게 한다. 경제적 어려움과 변화의 시기에 맞닥뜨린 베트남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고 다시 활기를 찾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