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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예술

울긋불긋한 하늘연 경연

by 한정호

오늘 호치민을 방문했을 때 느낀 조용한 연말 분위기와는 달리, 요즘 하늘은 마치 자연이 준비한 예술 작품처럼 눈부신 색감을 자랑하고 있다. 울긋불긋 물드는 일몰의 하늘을 보며 우리는 흔히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이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듯 하다. 일몰의 하늘이 왜 이렇게 다양한 색깔로 물드는지 살펴 보았다.


빛의 산란이 만드는 색의 향연

일몰의 하늘이 울긋불긋하게 물드는 가장 큰 이유는 태양빛의 산란(Scattering) 현상 때문이다. 태양빛은 여러 가지 색깔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빛들이 대기를 통과할 때 공기 중의 입자와 충돌하며 산란된다. 산란은 파장이 짧은 빛, 즉 파란색과 보라색이 먼저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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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태양이 머리 위에 떠 있어 빛이 짧은 거리를 통과하므로 파란색 빛이 주로 산란되어 우리가 푸른 하늘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일몰이 되면 태양은 지평선 가까이에 위치하게 되며, 빛이 대기 중에서 훨씬 더 긴 거리를 통과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짧은 파장의 빛은 모두 산란되고, 남아 있는 긴 파장의 빛인 붉은색과 주황색이 더 강하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대기의 조건이 만들어내는 차이

하늘의 색깔은 단순히 태양의 위치뿐만 아니라 대기의 조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공기 중의 먼지, 수증기,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을수록 더욱 강렬하고 다채로운 색깔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건조한 날씨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일몰의 색깔이 더욱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붕따우나 이곳 푸미처럼 고온다습한 지역에서는 수증기가 하늘의 색깔에 미묘한 변화를 주어 더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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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방법

연말 분위기가 썰렁하게 느껴질 때도,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오늘날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시간을 내어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푸미의 일몰 하늘이 어쩌면 내게 새로운 영감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따뜻한 커피를 들고 밖으로 나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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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41226_210851218.jpg 푸미의 일몰

이렇듯 일몰의 하늘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빛과 대기, 그리고 우리의 감각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예술 작품이다. 올 연말에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자연이 만들어내는 이 특별한 순간을 만끽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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