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파워와 지위가 높은 나라의 여성
베트남은 ‘음기의 나라’라는 말을 하곤 한다. 여성의 파워도 세고 지위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2004년 베트남롯데리아에서 근무하던 당시, 현지 파트너 중에는 마담 Van이란 분이 있었는데, 그녀는 베트남의 항미전쟁 당시 스나이퍼로 활약했었다고 한다. 호치민시에 있는 5성급 호텔의 사장이기도 한 그녀는 공산당과의 친분으로 비즈니스에서 컨설턴트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었다. 항미전쟁 당시 북베트남(현재 집권 공산당)군의 전사자만 44만 ~ 110만 명, 부상자도 6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여성이 베트남 경제적 주체로 우뚝 선 것이다. 기업 오너들 중에는 여성 CEO를 상당수 볼 수 있다. 특히 개발과 관련하여 정부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 심심치 않게 여성이 나타나 중재를 하곤 한다. 전쟁 후 공산당을 등에 업고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다.
2022년 현재 국회의원 총 인원 496명 중 여성위원은 133명으로 전체의 26.8%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16년에는 응웬티킴응언 여성의원이 베트남 최초로 여성 국회의장에 선출되기도 하였다. 베트남에서 여성은 남녀평등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주의의 이념과 더불어 항미전쟁중에 발생한 남성 인구의 급감으로 인한 경제주체로서의 전환이 맞물려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며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하겠다.
가정에서의 여성의 파워나 지위는 어떨까? 주택구입이나 주요 자산의 관리 그리고 자녀의 양육이나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결정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이해가 되는 부분은 베트남의 생산활동층은 남녀가 모두 직장생활을 한다. 즉 자산형성에 있어서도 여성이 담당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교적 관습에서 한국인이 생각하는 남존여비 사상은 베트남에선 발견하기 어렵다. 단순 성(性)에 있어서는 남아와 남성을 선호하지만, 그것이 생활에서 반영되어 수직관계를 형성하어 있지 않다. 베트남 특성 중의 하나는 수평적 관계 구조가 여기서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