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이해하는 6가지 키워드 : 교육부터 경제까지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현재 한국의 70~80년대처럼 빠른 성장과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인이 베트남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면서 깜짝 놀라는 부분이 있다. "이건 한국 못지않는데?"라고 느낄 정도로 베트남 사람들이 강점을 보이는 6가지를 살펴보자.
1. 뜨거운 교육열
베트남은 부모들의 교육열이 상당히 높다. 베트남 가정에서는 자녀 교육이 최우선이며, 학업 성취도가 가족의 성공과 직결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학원이나 개인 교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며, 특히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많다. 국제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에서 베트남 학생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또한, 영어 교육에도 관심이 높아 젊은 세대일수록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숙소 엘리베이터에서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의 대부분은 나를 보고 자녀들에게 "영어로 인사해봐, 말해봐"라며 외국어를 시켜보곤 한다, 영어로 몇 마디 대화를 한 아이와 부모가 어께를 으쓱하는 모습이 이뻐 보이기까지 한다.
한국의 70~80년대와 유사하게 학업 경쟁이 치열하며, 특히 수학과 과학 교육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베트남에서 가난한 가정 출신의 학생이 학업 성적으로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해외 유학을 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호치민과 하노이의 명문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며 입시를 준비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2. 건강관리와 생활 습관
베트남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한다. 대표적인 예가 식습관이다. 베트남 음식은 신선한 채소와 허브를 많이 활용하며, 기름진 음식보다 담백한 요리가 많다. 쌀국수(퍼), 분보 후에 같은 국물 요리도 국물을 끝까지 마시기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는다.
또한, 베트남 사람들은 걷거나 운동하는 습관이 강하다. 아침 일찍 공원에 나가보면 단체로 모여 배드민턴이나 체조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의 70~80년대에도 채소 중심의 식단과 높은 신체 활동량 덕분에 비만율이 낮았다. 베트남에서는 노인들이 아침마다 공원에서 운동을 하거나 젊은 층이 헬스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통적인 허브와 자연 요법을 활용해 건강을 관리하는 문화도 남아 있다.
3. 높은 경제 성장률
최근 몇 년간 베트남 경제는 연평균 6~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70~80년대 압축 성장기와 유사하다. 베트남은 젊은 인구 비율이 높고(평균 연령 32세), 해외 투자가 활발하며, IT·제조업·서비스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과 창업 열풍이 불면서 젊은이들이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커피숍, 음식점,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며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청년들이 많다.
한국의 70~80년대 압축 성장기처럼 산업화와 외국인 투자 유입이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노이나 호치민 같은 대도시에서는 IT 스타트업이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베트남 출신 CEO들이 세계적인 기업을 설립하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4. 강한 종교적 신념
베트남은 불교, 가톨릭, 도교, 전통 신앙 등이 공존하는 나라로, 종교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불교 사원이나 성당들이 많고, 기도를 하거나 종교의식을 치르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는 사찰과 성당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조상 숭배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가정마다 조상 제사를 지내며 가문의 전통을 유지한다. 이는 한국의 전통적인 제사 문화와도 닮아 있다.
: 위의 사진은 우리 매장 주방장의 집에서 시댁이 아닌 친정 제사상을 차린 모습이다. 집안은 불교인 듯한데, 주방장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매일 새벽 성당에 가서 미사를 마치고 일을 시작하러 매장에 오고 있는 현실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이는 한국의 유교적 전통과 조상 숭배 문화와 유사하며, 종교적 신념이 강한 점에서 비슷하다. 베트남에서는 집 안에 작은 제단을 마련해 조상을 기리는 가정이 많으며, 주요 명절에는 가족들이 모여 제사를 지낸다. 또한, 불교 행사나 성당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5. 유연한 경제 감각
베트남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한 가지 일에만 얽매이지 않고,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거나 여러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회사에 다니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주말에 카페나 작은 노점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처음에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한다고 구박을 주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지만, 하루의 삶을 보다 적극적이고 알차게 살아가는 모습에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절약하는 습관이 한국의 과거와 유사하다. 적은 금액이라도 모아두는 문화가 있으며, 가족 단위의 공동 경제 활동(부모와 자녀가 함께 투자하는 형태)도 활발하다. 이는 한국의 80년대 ‘티끌 모아 태산’ 저축 정신과 비슷하며, 투잡·창업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는 소규모 자영업이 발달했으며, 특히 온라인 마켓을 통해 추가 수입을 얻는 젊은 층이 많다.
6. 빠른 트렌드 적응력
베트남 사람들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수용 속도가 매우 빠르다. 소셜미디어(TikTok, Facebook, Instagram) 활용이 활발하며, 최신 기술이나 제품이 나오면 금방 확산된다. 특히, 온라인 쇼핑과 디지털 결제 시스템이 빠르게 자리 잡았으며, QR코드 결제나 전자지갑(ZaloPay, MoMo 등) 사용률이 높다. 또한, 한류(K-POP, 한국 드라마)나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이는 한국의 90년대 IMF 이후 IT 강국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닮아 보인다. SNS를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가 활성화되어 있으며,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도전 정신과 강한 생활력을 가진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 건강관리, 경제 성장, 경제 감각, 트렌드 적응력까지, 이 모든 것이 한국의 과거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앞으로 베트남이 얼마나 더 발전할지 기대되며, 한국도 이런 모습을 잃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