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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생기면 나 몰라라!!

사과나 반성없는 모습의 정체는 무엇일까?

by 한정호

10시 10분전, 주방 직원이 출근시간이 되기 전에 고객이 매장안으로 들어왔다. 10시가 되어야 주방장이 도착할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7인분의 음식을 주문받았다. 손님이 있다고, 주문한 음식이 있다고 언제쯤 도착하냐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10시가 지났는데도 주방장이 오질 않는다. 전화를 몇 번이고 걸었는데 받지를 않는다.

내 전화가 무서워 전화를 받지 않고 오토바이 악셀을 밟고 있으리라. 곧 도착하겠지. 20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언제쯤 도착하는지를 알려 줘야, 많이 늦어지면 고객에게 죄송하지만 오늘 아침엔 요리를 해 드릴 수 없겠다고 말씀드리고 사과라도 드릴텐데... 홀에 있는 직원에게 나 대신 전화를 해보라 하니 '운전 중이라 전화를 안 받는 것 같다'며 태평하게 자리에 앉아 자기 핸드폰을 보고 있다. '내 일도 아니고, 내 문제도 아닌데 뭐!'라는 표정이다.

고객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연거푸 드리고 음료를 제공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더 불안한 건 이 작자가 늦게라도 올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10시 30분이 되어서야 주방장의 오토바이가 보인다. 나를 무서운 듯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죄송하다는 말은 입에서 나오질 않는다. 내가 "메시지를 주던지, 전화를 받았어야지"라고 말을 했지만, 우선은 고객의 주문이 먼저여서 주문하신 요리를 주문하였다.

만약 왜 늦었는지, 왜 전화를 안 받았는지를 물었다면 분명 이런 저런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면서 내 귀와 속만 더럽힐 것이 분명하다.


많이 겪어 본 일이다. 잘못한 일이 있으면 처음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문제를 추궁하면 이런 저런 핑계가 마치 '자기로 인해 문제가 생긴 것 보다 더 잘한 것'이라는 정도에 다다른다.

문제는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숨기고 본다는 것이다. 먼저 보고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없는 듯 하다. 이 사람들에게 우선은 피해보는게 최선인 것이다. 무사히 모르게 넘어가면 다행이고, 문제가 드러나면 그 때 '나 몰라라' 버티면 그만이다.

조용히 문제를 지적하고 차근차근 설명을 하면 그 때는 마치 잘못을 죄다 이해하고 다시는 안 할 것처럼 상쾌하게 대답해 놓곤 그 때 뿐이다. 다음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대로이다.


고객님들의 반응이 그저 감사하고 놀라울 뿐이다. 음식을 요리하는데 30분을 기다린 것도 아니고 자신들도 주방 직원이 오는 것을 30분이나 기다리면서도 당연하다는 듯 요리를 받아 대금을 지불하고는 직장으로 떠난다. 베트남에선 이런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 양.


오늘 아침 손님이 만약 한국분이였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 하는 것 만으로 등골이 오싹해진다. 한 편으론 한국 손님들도 "여긴 베트남인데요..." "사장님 이해합니다. 저희 공장에도 그런 직원들 때문에 ..."라며 위로를 해 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마음이 불편한 건 매 번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분 말대로 '말 안 듣는 사람은 자르면 되지!'가 통할 정도로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이 문제인 현실이 슬프다.


좋은 대처법이나 의견이 있으시면 답변 주시면 감사히 검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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