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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 넘으면 대장인 척, 주인인 척 하지 말자

by 한정호

한때는 나도 누군가의 선배였고, 팀장 소리를 들었고, 어깨에 힘 좀 주고 살았다. 회의 시간엔 목소리를 높였고, 후배가 무슨 말만 하면 정리해주는 척, 가르쳐주는 척도 많이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긴다. 50이 넘고 나니 느껴진다. 이제는 대장도 아니고, 주인도 아니다. 직장에서는 후배가 더 유능하고, 집에서는 자식이 더 똑똑하다. 이제는 누굴 시킬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내가 배워야 할 시점이다.


예전엔 ‘내가 해봤다’, ‘내가 다 겪어봤다’는 말이 통했지만, 지금은 그런 말이 꼰대 인증으로 들리는 시대다. 현장에선 경험보다 속도가 중요하고, 직원들에겐 연륜보다 태도가 중요하다.


이제는 숙여야 한다. 겸손해지고, 조용히 응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굳이 앞에 나서지 않아도, 가만히 있어도 빛나는 사람이 되자. 말 대신 행동으로, 지시 대신 배려로.


인생 후반전에서는 잘 나가는 척보다는 조용히 지켜주는 게 멋이다.

어설픈 대장놀음, 주인 코스프레는 이제 그만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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