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아 붕따우 박물관 소형박물관이란 설명이 이해되는 곳
인터넷 정보에 따라 찾은 곳은 바리아-붕따우 박물관이다. 처음 소개된 문장은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담은 소형 종합 박물관'이라는 것이었다.
박딘에서 불과 몇 걸음 거리에 위치한 바리아붕따우 박물관(Bảo tàng Bà Rịa – Vũng Tàu)에 들어 서면서 웅장한 외관과 깔끔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입장료는 4만동, 상단한 기대를 안고 입장하였다.
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대형 동판의 그림을 보면서 이상한 감정의 실망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역사 박물관인데 마치 전쟁박물관을 방문한 듯한 전투장면이 새겨져 있는 것에 '혹시?'라는 불안감이 피어 오른다. 계단 저 위에 굽은 허리의 어르신이 계단을 오르는 모습에 '이 정도 높이라면 당연히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과 함께 다음 코스인 까오다이 사원의 예배의식을 보기 위해선 여기서 많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 앞선다.
대피시설의 계단을 오르는 기분으로 1층에 올랐다. 바리아붕따우의 자연사와 민속생활을 다루고 있다. 해양 생물의 표본들, 이 지역의 지형과 기후, 그리고 전통 어업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촌 마을의 생활상을 재현한 모형은 당시의 소박한 삶을 생생히 전달해 준다.
솔직히 특별한 감흥이 없다. 유물이 많이 전시된 것도 아니고 밀납인형들로 당시 생활상을 표현해 놓았을 뿐....
빠르게 둘러보곤 2층으로 다시 계단을 올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순간 느낀 감정은 '역시 군사, 전쟁박물관이었어!'라는 것이다. 장기간 지속된 전쟁 때문일까? 전쟁에 승리하여 포획한 무기들이 많아서일까? 베트남의 여느 박물관에 가도 무기 전시장을 방문한 듯한 경험이 떠올랐다.
한켠에 전시된 참파왕국의 동상이 박물관이라고 억지로 우기는 것 같다. 속 상하다. 지금보니 그 동상 사진마저 없다. 아마도 저장이 안 된 것이리라.
'3층은 포기하고 돌아갈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곳이니 무엇이 있는지 후닥 둘러보기로 하고 또 계단을 올랐다. 1975년부터 현재까지 바리아 붕따우 성의 발전 모습을 전시하고 있었다.
뭐랄까? 당서기장들의 사진들과 실적들을 전시한 곳. 베트남 행정기관의 복도를 보는 듯 하다. 그래도 언제든 써먹을 수 있는 호찌민 주석의 흉상 사진을 건졌다는 소박한 기쁨으로 나를 위로 했다.
붕따우가 석유를 시추하는 성이고, 베트남 남부에서 수출입을 담당하는 주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모형들을 보면서 이런 전시물이 1층에 있는 것이 관광객에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다시 올 생각은 전혀 없지만.
3층 전시관을 빠져나와 계단을 향해 도는 순간 자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실을 보게 되었다.
여기 전시된 유물들이 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왜 3층의 맨 위층 그리고 구석에 자리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호찌민시에 있는 역사박물관에서 베트남의 도자기에서 느낀 점이 생각나 조금 자세히 살펴보았다.
다시 한 번 나의 생각이 옳았음을 느낀다. '청동문화는 발달하고 대단한 기술이지만, 도자기 분야 만큼은 절대 고려, 조선의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까오다이 사원을 가져할 시간을 맞춰준 것은 감사하지만, 외관상 보이는 웅장함에 비해 내부 전시물과 전시 방법은 초라하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인터넷 정보에서 '소형 종합 박물관'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명확히 이해한 것 같다.
빵빵한 에어컨 바람을 맡기며 소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관광 명소로 방문하려는 분들이 있다면 차라리 그 입장료로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아이스커피를 즐기시라고 권하고 싶다.
� 유튜브 채널 [소통하며 공감하는 베트남 이야기]에 방문해보세요!
베트남의 현실, 문화, 사람들 이야기를 계속 전하고 있어요.
� https://www.youtube.com/@%ED%95%9C%EC%A0%95%ED%98%B8-v8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