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재는 바보 – 겸손을 배우는 이야기
한 나라의 임금이 신하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이렇게 명했다.
“이 나라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를 데려오라.”
각 신하들은 저마다 “이 자가 제일 바보입니다”라며, 다양한 사람들을 데려왔다. 그 중 한 신하는 늙은 노인을 데려오며 이렇게 말했다.
“폐하, 이 자는 그림 속 코끼리를 잰답니다. 바닥에 그려진 가짜 코끼리를 자로 재고 있으니, 이보다 더 어리석은 자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궁중에는 웃음이 터졌고, 왕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 순간, 그 노인은 고개를 들고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그를 보십시오. 그는 저 그림 속 코끼리를 향해, 진짜 활을 쏘고 있지 않습니까?”
갑작스러운 지적에 궁중은 조용해졌고, 왕은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어리석은 이는, 가짜를 보고 진짜처럼 행동하는 자일지도 모르겠군.”
이 이야기는 베트남 초등학교 고학년 교과서에 실린 대표적인 우화 중 하나다.
그저 남을 조롱하거나 웃기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남을 비웃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교과서에서는 이 이야기와 함께 이런 속담도 함께 소개된다.
“Cười người chớ vội cười lâu, cười người hôm trước, hôm sau người cười.”
(남을 너무 오래 비웃지 마라. 오늘 네가 웃어도, 내일은 네가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이 우화를 읽으며 떠오른 생각이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타인을 평가하고 조롱하는가?
누군가를 향해 ‘왜 저렇게밖에 못 하지?’라고 생각할 때, 혹시 나도 가짜 코끼리를 향해 활을 쏘고 있지는 않을까?
겸손이란, 내 무지를 아는 데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우화는 오늘도 우리에게 묵직한 거울 하나를 들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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