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범죄 저지른 한국인들은 어떻게?

그 수와 유형, 그리고 외국인의 수감생활

by 한정호

2024년, 외교부가 발표한 재외국민 사건·사고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른 한국인은 총 3,255명이다.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누군가는 단순한 실수로, 누군가는 의도적인 불법행위로 현지 법망에 걸린다. 그렇다면 그중 베트남에서 발생한 한국인 범죄는 얼마나 될까?


1. 베트남 내 한국인 범죄자 수는?

공식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베트남 내에서 형사사건에 연루된 한국인은 해마다 약 100여 명 내외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해외 범죄자의 3% 내외에 해당하는 숫자다. 외교부, 주베트남한국대사관, 현지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한국인의 베트남 장기 체류가 늘면서 사건‧사고의 빈도도 소폭 증가했다. 2023년 기준으로 보면, 베트남에서 체포되거나 조사를 받은 한국인은 약 110명으로 파악되며, 그중 상당수는 구속 수사 또는 기소까지 이어졌다. 다만 실제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사람은 그보다 적다.


2. 주된 범죄 유형은?

가. 마약 관련 범죄 : 가장 엄격하게 처벌되는 범죄로, 실제로 몇몇 한국인들이 마약류 반입, 흡입, 유통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베트남은 마약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며, 일정량 이상 소지 시 사형까지도 가능하다.

나. 폭행 및 성범죄 : 주로 유흥업소에서 발생하는 시비 끝의 폭행이나 음주 관련 사건이 많다. 성범죄는 현지 여성이나 동남아 타국 출신 여성과 관련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며, 처벌 수위가 한국과 달리 매우 단호한 편이다.

다. 불법 체류 및 노동 관련 법 위반 : 유학생 비자나 관광비자로 입국한 후, 무단으로 체류하거나 불법 영업에 관여한 경우도 많다. 특히 마사지숍, 온라인 도박 중개 등에 연루된 사례들이 보고된다.

라. 사기 및 경제 범죄 : 주로 교민사회 내부에서 금전거래나 투자사기, 임금 체불, 렌트카 분쟁 등으로 발생하며, 민형사 병합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3. 베트남에서의 수감 생활은?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베트남에서 범죄로 인해 체포되면, 먼저 구금(구치소) 상태에서 조사를 받는다. 이후 기소 여부가 결정되며, 법원 판결 후 수감된다. 외국인의 경우 다음과 같은 특수성이 있다.

- 통역 제공 : 공식 조사 및 재판 시 통역이 제공되지만, 수사 단계에서 전문 통역이 항상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

- 생활 환경 : 수감시설은 일반적으로 베트남 현지인과 동일하게 적용되며, 위생, 음식, 의료 등에서 열악하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한국인들은 음식이나 위생 문제, 문화적 고립감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 영사 조력 : 구속 직후 한국 대사관 또는 총영사관에 통보되며, 영사 면담과 필요한 법률 안내가 제공된다. 하지만 법률대리인 선임은 본인의 책임이며, 외교부의 역할은 조언 및 모니터링에 한정된다.

- 가석방 및 송환 : 가벼운 범죄에 한해 형기의 일정 부분을 마친 후 가석방이 가능하지만, 중범죄는 엄격하게 적용된다. 양국 간 수형자 이송 협정이 없는 경우, 형기를 모두 베트남에서 복역해야 한다.


4. 외국인 전용 수감시설

베트남에는 외국인 수감자를 따로 수용하는 교도소가 일부 존재하는데, 특히 호찌민시 인근 동나이성(Dong Nai Province)에 위치한 ‘쑤언록(Xuân Lộc) 교도소’가 대표적이다. 남부 베트남에서 외국인 범죄자들이 수감되는 주요 시설로 알려져 있다. 호찌민시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다.

호찌민 인근 외국인 전용 수감시설, 그곳의 실상은?

베트남은 외국인 수형자의 경우 언어, 문화, 안전상의 이유로 지역 교도소 대신 일정 수 이상의 외국인이 수감 중인 곳으로 집중 배치하는 경향이 있다. 쑤언록 교도소는 그러한 목적에 맞게 “외국인 수감자 전담 구역”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한국의 청송교도소나 여주교도소에 특정 범주의 수형자를 집중 수용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곳에는 한국인을 포함해 중국, 나이지리아, 러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수감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수감자의 생활은 어떨까?

- 언어 장벽 : 기본적으로 영어 통역이 제공되지만, 수형자 중 상당수는 영어 소통조차 어려워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통역이 제한적이기에 수형자들 간의 갈등도 적지 않다.

- 격리 아닌 공동 수용 : 국적별로 완전히 구분되지는 않는다. 문화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치에 주의는 기울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단체 생활이다.

- 식사와 위생 : 베트남식 식사가 기본이며, 영사나 가족이 간헐적으로 보내주는 음식, 위생용품 등으로 보충한다. 고추장이나 라면, 치약 같은 단순한 물품도 수감자에겐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 면회 및 서신 : 한국 대사관의 영사 면담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며, 가족의 면회는 허용되나 절차가 복잡하고 대개 베트남 현지인을 통한 접근이 요구된다. 편지와 책, 사진 등을 받을 수 있으나 검열을 거친다.

- 노역 여부 : 중범죄자 또는 장기 수형자의 경우 일정 수준의 노동이 부과되기도 한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안전상의 이유로 강제노역은 드물며, 대신 교정 프로그램이나 종교 활동이 허용된다.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사회주의 법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마약과 성범죄, 외국인의 불법 경제활동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 ‘관광지’라는 인식만으로 안이한 행동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게 된다. 해외에서의 일탈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 이미지와도 직결된다.

해외에 나가 있다면, 특히 베트남처럼 외국인에 대한 감시가 엄격한 국가에 체류 중이라면, 그 어떤 실수도 ‘관대하게 넘어가주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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