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에게 무차별 보복을 가한 아침 출근길

애정 표현의 실수를 보복으로 대응한 아빠의 미안함이 남은 날

by 한정호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보스는 내 가슴 위로 달려들었다. 턱과 코를 살짝 깨무는 시늉으로 "일어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오늘은 좀 더 자고 싶었지만 덕분에 아침을 좀 더 일찍 만든다는 마음으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그런데 그 기분은 바로 사라져 버렸다. 상진이 학원 선생님에게서 도착한 메시지 하나에, 기분이 하루 종일 뒤틀릴 것 같은 예감이었다.


그런 마음 탓이었을까?

보스가 밤새 마루 위에 늘어놓은 온갖 흔적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너저분해 보였다. 괜스레 녀석을 향해 "왜 이렇게 어지럽혔어!" 하고 짜증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일어서려는 순간, 보스가 내 허리와 등을 타고 뛰어올라 내 목 주변을 할퀴었다. 며칠 전부터 발톱을 갈고 있는 걸 느끼긴 했지만, 결국 그 무기로 아빠를 공격한 것이다.

물론, 이 녀석의 마음은 알고 있다. "아빠, 나 두고 가지 마요!" 애교를 떠는 몸짓이었겠지. 할퀴려고 한 동작이 아니라 내게 안아달라고 달려든 것이었으리라. 하지만 오늘 아침, 그 몸짓은 내게 공격으로 다가왔다. 목 주변에 칼자국처럼 그어진 상처에서 붉은 핏물이 스며나왔다.

결심이 섰다. '적의 원점을 타격하리라.'


아무 말 없이 화장실로 들어가, 조용히 좌변기에 앉았다. 잠시 뒤, 발소리를 살피며 다가오는 보스.

‘아… 아직 아빠가 나가지 않았구나’ 하고 확인하러 온 듯했다. 그 순간을 기다렸다. 욕실 문을 쾅 닫고, 그대로 샴푸를 보스의 등에 쏟아부었다.

'보복인데 무슨 온수야!'

온수기도 틀지 않았다. 찬물 샤워. 물세례는 무자비하게 퍼부어졌다.

보스는 고양이 같지 않은 고양이다. 찬물에도 잠잠히 버티더니, 샤워가 끝나자 그제야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2차 보복 작전, 무기 제거.

보스의 온몸을 목욕 타월로 칭칭 감싸고, 공격에 사용된 앞발을 끄집어냈다. 하나하나, 발톱을 제거해 나갔다. 그 작은 몸은 격하게 저항했지만, 오늘 내게 자비는 없었다.

물폭탄에 무기 탈취까지 당한 보스는 젖은 몸으로 마루 한 켠에 주저앉아,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현관문을 열었지만, 녀석은 나오지도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다.


주방 직원에게 닭고기를 조금 삶아 달라고 부탁했다. 오늘 저녁엔 보스를 좀 달래야겠다. 애정에서 비롯된 실수였는데 무차별 보복을 가한 아빠로서, 지금은 미안한 마음이 남는다. 따뜻한 저녁 한 끼와 함께 조용히 사과하고, 보스 옆에서 같이 잠을 청해보려 한다.

"보스야, 내일 아침엔 다시 아빠한테 달려들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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