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변주곡

"호호호"하고 웃지 않는 산타, 영화 <크리스마스 연대기>를 보고

by 프로이데 전주현

산타클로스 이야기만큼 전 세계의 호응을 얻고 있는 이야기도 없지 않을까. 물론 크리스마스의 기원과 메시지를 논하려면 예수님을 빼놓을 수는 없지만, 크리스마스 문화를 이야기할 때는 산타클로스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정도로 산타클로스는 연말 최고의 아이콘인 셈이다. 코카콜라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그야말로 눈덩이 효과를 거치며 폭죽을 톼 하고 터뜨린 거랄까.

하지만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은연중에 '산타클로스는 정형화된 인물 유형, 뻔한 이미지의 소유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실패하지 않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들(이를테면, 교훈을 담은 긍정의 기운, 날렵한 움직임과 대비되는 퉁퉁한 체격)을 두루 갖추고 있긴 하지만 산타클로스에게 더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초등학교 4-5학년 정도에 산타의 정체를 알게 된 그 이후로 더더욱.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단정 지음(일종의 편견 혹은 낮은 기대감)'이 오히려 산타클로스 이야기에 쉽게 몰입하게 해 주었다.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를 조금 비튼 것일 뿐인데 그렇게 새롭게 들릴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마스 연대기라는 영화는 훌륭한 오락 영화였다. 가족들과 거실에 모여 앉아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기엔 제격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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