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이탈리아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빙 둘러보던 경험 덕에, 바다도 다 같은 바다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렇기에 이탈리아의 바다가 궁금했다.
장화가 우뚝 밟고 있는 바다는 어떤 색을 하고 어떤 냄새를 풍기고 어떤 바람으로 호흡하고 있을까. 호기심을 배낭 삼아 메고 방문한 곳은 나폴리였다.
쨍한 햇빛을 뒤로 야자수 가로수가 우뚝 솟은 풍경,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알록달록한 건물들, 어둡고 좁은 골목 하늘과 그 위를 장식한 빨래들, 왠지 모르게 거친 냄새, 그러나 이따금 코를 자극하는 진한 커피 향...
나폴리를 걷다가 문득 가보지도 않은 여행지, 아바나를 떠올렸다.
고등학교 친구의 자취방에서 빔프로젝터로 여행 다큐멘터리를 본 뒤로 쿠바에 관한 첫인상이란 게 생겼다. 이후에는 또 다른 친구의 단기 선교지로, 헤밍웨이나 올드카, 냉전 등 여러 키워드가 얽히고설킨 곳으로 쿠바에 관한 스크랩을 머릿속으로 해나갔다. 전반적으로 거칠고 느리지만 알록달록한 인상이었다. 불편하지만 한 번쯤 동경할 만한 낭만을 닮은 스크랩이었다.
'아바나에서도 나폴리를 떠올릴 수 있을까.'
마라도나의 얼굴이 크게 인쇄된 나폴리 FC의 굿즈 가판대가 바닷바람에 휘청이는 걸 지켜보며 질문했다.
'비슷하다한들 방금 맛본 마르게리따(margherita) 같은 건 없겠지.'
3대 미항, 마피아의 도시, 폼페이 유적 등의 연관 키워드에 맛의 고장이라는 설명을 추가하고 싶다고 여행메이트에게 말을 건넸다. 항구 쪽으로 좀 더 걸어보자며 쿠바인지 이탈리아인지 모르는 곳의 지도를 조금씩 완성해 나갔다.
- 마르게리따(margherita): 토마토, 바질, 모짜렐라 치즈 토핑으로 맛을 내며, 이탈리아 국기 색을 상징하는 피자. 네이버 백과사전 피셜, 이탈리아 농무부가 지정한 나폴리의 3대 피자 가운데 하나로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