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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성 보존의 법칙’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복잡성 보존의 법칙이란 아마존과 야후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 최고책임자로 일했던 래리 테슬러가 주장한 법칙인데요.
“ 어떠한 일을 수행할 때 더이상 줄일 수 없는 필수적인 복잡성이 정해져 있으며 사용에 있어서 이 법칙은 복잡함을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이다.”
예를들어 운전자가 조작할 것이 적어질수록 기계 내부는 복잡해지고, 스마트폰도 단순해 보이지만 엄청난 기능과 화면뒤의 복잡성을 껴앉고 있지요.. 반면에 생산자가 별 생각없이 복잡하게 만들어 낸 것의 수고로움은 소비자가 그대로 경험해야 한다는 것과도 같은 뜻입니다. 결국 어떤 일이든 세상일은 그리 단순하지 않고, 어느정도의 복잡성은 내재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푸념하듯 세상에 쉬운일은 없다고 종종 이야기 하는데, 세상의 이치인가 봅니다 )
즉 외관상의 단순함이나 고객이 느끼는 편리함은 생산자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들이느냐에 비례하게 된다는 뜻인데,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의 거의 대부분의 일도 이 법칙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음.. 예전 직장 상사의 방에는 잭슨폴록의 그림과 키스 헤링의 그림이 동시에 걸려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야기를 주고 받던 도중 그분이 추구하는 일에 대한 원칙이 잭슨폴록처럼 생각하고 키스헤링처럼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전 그당시 신입이어서 무슨 뜻인지 오롯이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떠올려보니 복잡성 보존의 법칙을 멋들어지게 표현하셨던 것 같아요.
아마도 무언가를 할 때 깊은 생각없이 쉽게 처리되는 일들은 내 손을 떠나 언젠가 다른사람의 손에서 복잡함, 불편함을 주게 되는 경험을 해 보셨을텐데요. (전 많네요.. 생각해보니)
아주 쉬운 예로 고객사나 업무 담당자에게 이메일하나를 보내더라도 보내는 사람이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꼼꼼하고 핵심적으로 말끔하게 정리해서 보낸다면 수신자의 이해도를 훨씬 높이게 되어 업무 진행이 순조롭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는, 수신자가 여러번 확인이 필요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도 ‘복잡성 보전의 법칙’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대충하자는 이기적인 마음에 복잡성을 타인에게 물론 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러고 싶은때가 있잖아요.. 대충)
사업을 하는 경우라면 소비자를 잃게 되고,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경우라면 신뢰를 잃게 되겠지요.
중요한 것은 이 복잡성 자체를 인정하고, 복잡성을 감수해내는 과정을 즐기는 것입니다. 해야할 일이고,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이 일과, 연관된 사람들에게 더 가치있는 영향을 줄 수 있을까?의 질문으로 능동적으로 다가간다면 그 ‘수고로움’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전문성’으로 진화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