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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Jan 03. 2017

직업전환의 파도타기

work desinger Jasmine

‘직업 전환’의 파도 타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난 5월 부터 저는 유럽계 HR 컨설팅 회사에서 파트타임 컨설턴트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Career Transition consultant, 직업 전환이 필요한 고객을 돕는 일을 합니다. 지금까지 한달 동안 약 12명의 고객분들을 만났고, 그 분들의 새로운 커리어 전략을 짜는 일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국적도 다양해서 싱가폴, 필리핀,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 분들과 일을 했었네요. 1:1 개인 고객으로 한분 한분을 뵙긴 하지만, 컨설팅 수임료는 그분들의 지갑에서 지급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분들이 일하셨던 회사에서 지급이 되지요. 회사가 너그러워(?) 직원들의 커리어를 도와주어 참 좋겠지만, 제가 만나는 고객은 모두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인해서 ‘회사에서 잘리게 된’ 분들입니다. M&A, 다운사이징, 부서 통폐합, 아웃소싱.. 이유도 가지각색이고, 배경도 모두 다양합니다. 은행, 반도체, IT, 소비재도 있고요.


첫 세션에서 제 소개를 하면서 앞으로 도와드릴 방향과 프로세스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이 모든 과정이 너무 억울해서 견딜 수 없다며 ‘어떻게 회사가 나에게 이럴 수 있냐’ 우는 분들도 계시고, 담담하게 어떤 부분을 도와달라고 논리적으로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이렇게 인생의 한 골목길 끝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모르는 분들을 일주일에 몇번씩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알게된 여러가지 교훈들. 그 분들께 컨설팅을 하면서 알게 된 몇가지 팁을 오늘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1. (심리적) 구명 조끼를 꼭 입고 있기

배를 몰고 있는 선장(CEO)이 아무리 노력해도 태풍을 몰고올 날씨를 늘 100% 예측하는 것은 아니지요. 오는 태풍을 최대한 막아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태풍 자체가 없는 운항길은 없으니까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에 대한 자책보다는 ‘어떻게 하면 빨리 다시 일어날 수 있지?’ 방법을 간구하는 시각. 배(회사)를 타는 승객(직원)으로써,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것은 누가 입혀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라고 믿는 신념이 너무 필요한 것이지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떨지 않고 최대한 스스로 안전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이런 구명조끼를 입어보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보는 것, 아주 중요합니다.


2. 서핑 연습을 미리 해둘 것

채용시장의 트렌드도 많이 바뀌었고, 10년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회사들도 정말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일의 속성과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바뀔때, 어떤 것을 준비해두면 좋을까요? 바로 그런 속성을 가깝게 지켜보는 전문가들을 만나는 것이지요. 서핑 전문가 (헤드헌터, 컨설턴트, 채용담당자, 다른 회사의 직원등)를 만나서 어떻게 파도를 탈지, 미리 물어보고 연습하는 것입니다. 이런것을 저는 ‘시장 조사’라고 하는데요. 상황에 닥쳐서 연습을 하는 것 보다, 미리미리 자신의 편안한 속도에 맞춰 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현재 직업이 안정적이든 그렇지 않든, 적어도 6개월에 한번씩은 서핑을 타는 연습이 꼭 필요하다고 추천드리고 싶어요.


3. 썬가드, 썬크림은 필수!

햇볕에 타지 않도록 우리의 몸을 보호해주는 썬가드, 입고 계신가요? 파도를 탈때, 나의 피부를 지켜주는 썬크림은요? 썬가드는 이력서, 여러분의 썬크림은 바로 인터뷰 스킬입니다. 제가 이번 컨설팅 경험을 통해서 다시한번 깨닫게 된 것은, 직장경험과 이력서, 인터뷰 스킬은 절대로 정비례 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에서 10년, 15년 소위 ‘일만 하다가’ 갑자기 이력서를 쓰려고 할때, 어디서 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하게 느끼는 분들이 너무 많으셨어요. 일단 이력서가 엉망이니, 아무리 내노라 하는 좋은 뱅킹에 계신 분들이라도, 다시 재취업 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한꺼번에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인터뷰 스킬도 마찬가지이고요. 스스로를 정리해서 이야기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스킬은 꼭 인터뷰 상황에서만 필요하지 않으니 스스로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주기적으로 점검하시는게 중요합니다. 그러니 서핑 전문가를 만날때 썬가드를 입고 오지 않거나, 썬크림 조차도 바르고 오지 않으면 아니됩니다!


이번주 주말에는요 여러분,

본인의 이력서를 열어서 한번 살펴보세요.
거울을 보시면서 자기소개를 약 5분간 해보세요.
가고 싶은 회사의 채용 담당자가 앞에 있다 생각하시고 자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비젼 이런 것들을 쭉 한번 둘러보세요. 나는 얼마나 (재능적으로, 일적으로) 매력적인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어제 한 선배 컨설턴트가 제게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나온 사람들 중의 일부는, 회사에 잔존하게 된 사람들 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승승장구 한다고요. 나중에 그 사람들은, 자신의 커리어 중에서 그렇게 회사를 떠나게된 사건을 가장 ‘의미있고 잘된 사건’으로 정의한다고요. 그러니, 파도에 쓸려 넘어져도 일어나는 방법만 알면 오늘 물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것이 늘 힘들고 안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겠지요.


누구는 살기 위해 헤엄치는 저 바다에, 누구는 휴가로 기꺼이 힘을 들여 서핑을 하는 사람도 분명 있으니까요. 빠질 것인가, 배울 것인가. 결국, 우리의 선택일 것이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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