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odian Grace Choi
전국적으로 코로나 19 확진자가 가속화되면서, 지난주부터 쭈욱 재택근무 중입니다. 재택근무라고 해도, 모든 일들이 스톱된 상태에서 특별히 급히 할 일도 없으니 몇 주 전에 시작한 유튜브 영상(그레이스의 일로와 https://www.youtube.com/channel/UCX243SrGhhzSbHKCVz0sszQ, 플리즈 구독 ^^)을 한두 개 찍거나, 글을 쓰거나… 마음은 불안하고 심란한데 특별히 몸은 바쁘지 않으니 심리적으로는 심히 괴로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지요.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는 것은 너무도 괴롭습니다. 확진자 수가 늘었다는 내용이 괴로운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을 두고 서로를 미워하는 사람들.. 탓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뉴스를 뚫고 제 귓속에 박히는 듯합니다.
화가 나고, 괴롭고, 원망스러운 것은 매 한 가지가 아닐까요? 저 역시 상반기 진행 예정인 모든 프로젝트가 사라지며, 저를 포함한 팀에게는 무급휴가를 (2월에만 진행하려고 했는데 언제까지 그래야 하나… 불확실해졌네요) 말 그대로 손가락만 빨아야 할 지경인데 어디 하소연할 곳은 없고 속으로 그 답답함을 잠재우고 있답니다.
어쩌겠습니까? 세상이 이리 돌아가는 것을 제 뜻과 의지로 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 시간을 버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왕 이렇게 주어진 시간이라면, 최대한 잘 버틸 수밖에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살면서 참 잉여 짓을 많이 했던 때는 대학생 때였습니다. 중간고사든 기말고사든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한동안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늘 시도했던 의식이 있었는데, 그동안 못 본 것들을 몰아 보는 것이었지요. 주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쭈욱 1박 2일 동안 밤낮없이 보내 끝냈었고, 안녕 프란체스카, 프렌즈.. 뭐 그런 시트콤도 시작과 끝을 내면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취업을 하고 조금 나이를 먹고는 마땅히 휴가 장소를 찾기 못했을 때는 하루키의 음침한 책이나, 각종 추리소설, 만화책을 쌓아두고 시간을 보내곤 했지요. 온몸이 욱신거릴 정도로 불편한 자세로 몇 날 며칠 폐인처럼 책과 만화책을 보았지만 돌이켜보면 별생각 없이 그렇게 시간을 보내었던 때가 좋았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저에게 그런 폐인 생활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이 창살 없는 감옥에서 오랜만에 읽고 싶었던 책을 마구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소설책에는 손 이 가지 않고, 소설가가 쓴 에세이에 손이 가더라고요. 아주 오래전에 함께 사는 누군가가 사둔 책인 것 같은데, 저는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간간히 있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샐러드를 좋아한 사자),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집(보다)가 눈에 띄었습니다.
소설가가 쓴 일상 이야기는 정말이지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뭔 가모르게 우울하고 다크 다크 한 느낌이 가득하지만, 작가의 일상은 담백하고 유쾌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김영하 작가의 빠른 문체와 시원한 생각이 담긴 관점이 담긴 세상도 지금의 세상을 이렇게 저렇게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끔 했습니다.
저는 영화나 드라마도 좋아하지만, 힘든 일이 있거나 괴로운 일이 있을 때는 잘 보지 않는 편입니다. 그 세계로 들어가 있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지만, 막상 영화나 드라마가 끝난 후에 만나는 현실의 고독감이 훨씬 크게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책은 좀 다릅니다. 책은 중간중간에 나를 호흡하게 합니다. 잠시 쉬어가며 생각도 하고, 현실의 고민을 가져와 풀어보려고 하는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자연스럽게 제공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좀 더 머리가 맑아지고 생각이 정리되는 개운함을 맛보지요.
어렵고 힘들고, 괴롭고, 그렇다고 딱히 할 것이 없을 때일수록 책을 봅시다!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
By Wodian
Grac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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