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odian Grace
지난 1년 동안, 세상은 참 많이 바뀌었고 우리의 평범한 일상도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네요. 코로나로 인한 일상도 일상이지만 그 어떤 시기보다 경제지표의 변화도 두드러집니다. 집값, 주식 폭등 등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는 불안한 미래에 재산을 늘리고 어떻게든 잘살아 보려고 하는 조바심과 그로 인한 악순환이 뒤섞어 혼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따뜻하고 평온함을 떠올려야 하는 ‘집’이라는 이미지는 가지지 못한 자에겐 ‘벼락 거지’가 된 같은 박탈감을, 가진 자에게는 ‘죄인’이 된 듯한 불편함을 가지게 하는 참으로 묘한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모은 현금자산을 주식통장으로 옮겨 그나마 지닌 재산을 높여보려고 애쓰지만, 매일 오르고 내리는 ‘장’에 감정도 덩달아 오르락내리락하며 불안감에 현재에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며 일상의 기쁨을 잊은 사람들도 제 주변엔 많답니다.
이런 혼돈의 시대에,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생각을 정말 진지하게 하루에도 여러 번 하곤 하는데요.
얼마 전 올해 102세이신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교수님의 인터뷰를 기사(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073764?cds=news_edit)를 봤어요. 솔직히 요즘 신문 기사로 접하는 내용이 하나같이 심란한데 그분의 이야기로 마치 흐리고 지저분했던 눈앞의 창이 깨끗하게 청소된 듯한 개운한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은 김형석 교수님의 행복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 드리고 싶었어요.
그는 한 세기를 넘게 살아 보며 사람들을 바라보니, 세상에는 아무리 행복해지고 싶어도 행복해지기 힘든 사람들이 있는데 크게는 두 부류라고 합니다.
첫 번째는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정신적 가치를 안다는 것은 소위 ‘만족’을 아는 사람인데요. 성숙한 사고와 삶에 대한 성찰을 가졌다면 욕구를 조절하거나 적당히 절제할 수 있습니다. 돈과 권력, 명예욕은 기본적으로 소유욕인데, 이것은 가질수록 더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픈 속성을 가지고 있으니 만약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돈과 권력을 가지게 된다고 해도 ‘만족’을 할 수 없으니 행복한 삶과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이기주의자입니다. 이기주의자는 자신만을 위해 삽니다. 인격은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선한 가치인데, 이기주의자는 인격을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인격의 크기가 결국 자기 그릇의 크기이니, 그 그릇에 행복을 담을 수 있는데 이기주의자는 그릇이 작기에 담을 수 있는 행복도 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정신적 가치를 모르고 사는 사람, 자기만 아는 사람은.. 행복해지고 싶어도 행복해지기 힘들다는 노교수님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자화상을 부끄럽지만 담담하게 그려볼 수 있게 돕고, 삶에 대한 존중과 공감을 품는 품격 있는 삶을 살아가라는 가르침을 주시네요.
행복하자. 행복하자.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들으며
Be Wodian
Grace Choi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