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걱정의 구체화[걱정]

아직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나지도 않을 일

by 감정저장소

“앞자리애가 갑자기 나때리면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었어. 식판을 엎어야 되나 생각도 하고”

고등학교 때 급식실에서 밥을 먹는데 옆자리 친구가 고뇌에 빠진듯한 모습으로 밥 먹는 데에 집중을 못하고 있었다.
주위에 친구들이 하나둘 일어서자 그때서야 내게 했던 말이다.

그래서 내가 물어봤다.

“너 아는 애야?”
“아니”
“근데 널 왜 때려”
“혹시 모르잖아”

평소에 엉뚱하면서도 재밌기도 해서 같이 말도 안 돼 는 소리도 하며 자주 놀았는데,
이번 일은 유독 어이가 없었다.

가만히 앉아서 밥 먹던 친구는 무슨 죄를 지었다고.
한 번도 말 안 섞어 본 애가 밥 먹으면서 자기가 때릴까 봐 경계하며 밥 먹었다는 사실을 들으면 얼마나 황당해할까.

물론 우리끼린 장난인걸 알기에 같이 웃다가 끝났다.

그런데 나도 그런 비슷한 걱정을 해본 적이 있다.
“학교에 북한군이 쳐들어오면 어떡하지?”
나도 그 친구보고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닌 것 같다.

‘쓸데없는 걱정’
우리가 하루에 하는 쓸데없는 걱정은 셀 수가 없을 것 같다.

무언가에 집중하지 않는 한,
자연스레 생각이 딴 길로 새다가 걱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아직 안 일어난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 상황에 납득을 하게 되어 조만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걱정이 점차 고도화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걱정들의 90%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처럼,
그 걱정을 한 시간들은 비효율적으로 보내게 될 수 있다.

정말 필요한 걱정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걱정들은 나의 생활에 지장을 가게 할 만큼 중요하진 않을 것이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논리적인 상황을 가정하여 걱정을 구체화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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