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ny Apr 07. 2020

스마트스토어 개시 18일, 매출 천만원 달성!

반성과 소회

어제 일자로 천만원 돌파했습니다. 제조업에서 매출 천만원이면 우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를 도와 만들어낸 결과임을 생각하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제가 한 건 얼마 없습니다. 홈페이지랍시고 만들었지만 일 방문자는 두 자릿수도 많은 편입니다. 스마트스토어로 자사몰을 꾸릴 수 있게 도와드렸지만 제품 업로드부터 기존 고객들에게 연락드려 매출을 내기까지는 모두 아버지께서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를 돕겠다는 결정에는 "내가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따위 오만함도 섞여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딪혀보니 깨달았습니다. 얼마나 부족했는지.


1. 기술에 몰두하는 걸 경계하는 것과 기술을 무시하는 건 별개의 얘기입니다.


기술 도메인에 있으며 테크에만 빠지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수없이 봐왔습니다. 연구자를 비롯해 엔지니어들은 왜 올려야하는지도 모른 채 스펙의 퍼포먼스를 개선하는 데만 목을 맵니다. 반도체 강자 중 하나였던 엘피다는 수율을 올리는데 집착해 정작 중요한 효율을 놓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고객이 배제된 기술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것들에 질려 전공을 살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무시하는 건 또다른 문제입니다. 기술만을 찬양하는 문제이지만 근본과도 같은 기술을, 기술자를 천시하는 기업 역시 말로가 뻔합니다.

도메인에 대한 경험과 내공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직접 부딪혀봐야 알 수 있더군요. 진행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혀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우리 제품의 강점이 무엇인지, 한계는 무엇이며 그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는 확보되어 있는지 등. 정확하게 알지 못하니 설득하는데 한계가 생깁니다. 숫자 놀음만으로는 안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역설적으로 제품의 전부를 꿰고 있어야 오히려 기술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애플의 상세페이지를 보면 그 어디에도 어떤 기술을 썼고 그 원리가 무엇인지 자세하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고객이 그 모든 걸 이해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애플이 기술을 등한시할까요?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상세페이지 귀퉁이에 적힌 그 한마디를 위해 자신의 모든 커리어를 걸고 일합니다.

기술자가 대우 받지 못하는 기업은 답이 없습니다. 이공계를 택하며 느꼈던 결핍이었는데 어느샌가 똑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 역시 경계해야 합니다.


2. 그렇기에 마케팅은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술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습니다. 기술을 천시하는 것과 경계하는 건 엄연히 다른 입장입니다. 경계하는 입장은 여전히 견지해야 합니다. 요즘 재밌게 읽고 있는 <프라이싱>에서는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지불용의가격으로 이어지는 단 하나의 근본적 동인은 바로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다.


핵심은 기술이 아닌 소통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가치로 환산될 수 없습니다.

이어서 저자는 무형 이익, 2차 효과에 대해 얘기합니다. 공급자 입장에서 주장하는 기술, 성능이 제품이 갖는 1차 효과라 한다면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실질적 효과가 2차 효과입니다. 에어컨 회사가 우리 제품이 타 제품보다 2배 빨리 18도에 도달한다고 주장하는 게 1차 효과면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편리함, 쾌적함이 2차 효과입니다. 그렇게 얻는 이득이 무형 이익이죠.


우리 제품의 경우라면 곡면 페이스로 골프공을 타격 순간부터 구르게 하는 게 1차 효과라면 그로 인해 골퍼들이 홀컵에 공을 쉽게 넣고 짜릿함을 느끼는 게 2차 효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실질적인 가치는 1차 효과가 아닌 2차 효과에 해당합니다. 오로지 지각된 가치만이 내가 내고 싶은 돈의 가격을 결정합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서 브랜딩, 마케팅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렵습니다. 요근래 더더욱 느끼는 바입니다. 말만 많았던 제가 실천까지 하려니 죽을 맛이긴 합니다. 그래도 정진 또 정진하겠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topspinputter/products/4863616807



매거진의 이전글 상세페이지 완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